여름 방학 시작하자마자 ‘인천 가볼 만한 곳’을 검색하다가 발견한 4성급 호텔 숙박료 25% 할인.
바로 예약하고 뜬금없이 삼 남매와 차이나타운 여행을 가기로 했다.
삼 남매는 맛집과 카페 찾아가는 것을 좋아했지만, 인천 여행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라 더욱 특별했다. 바쁜 엄마를 만나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못 가봤으니 미안하고 고마운 내 마음을 담을 계획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짐을 챙긴 후, 연식이 오래된 차를 타고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엄마, 오빠들이랑 같이 가는 건 처음이라서 기분이 너무 좋아.”
“그렇지? 혹독한 사춘기를 후폭풍처럼 지났으니까. 처음으로 같이 여행도 가고, 엄마도 기분이 좋다. 현민이는 기분이 어때?”
“기숙사에 있다가 나오니까 자유롭고, 마음이 편해.”
“현서는?”
“나는 낚시하고 싶은데..... 인천 바닷가 갈 수 있어?”
“낚시? 음,,, 너는 고3이니까 혼자 갈 수 있지?....”
“앗... 뭐야... 알겠어. 그럼, 난 탕수육 대자로 시켜줘.”
“그래, 계산은 엄마가 할 테니까, 결제는 네가 해.”
둘째가 크게 웃었다. 막둥이는 ‘엄마는 너무 똑똑하다’면서 더 크게 웃었다. 우리는 설레는 마음을 나누었다. 차이나타운의 눈에 띄는 붉은 등불과 전통적인 건축물들이 우리를 반겼다. 먼저, 유명한 딤섬 가게로 향했다. 작은 찻집에서 삼 남매는 다양한 딤섬을 맛보았다. 새우 딤섬, 돼지고기만두, 그리고 다양한 채소로 만든 딤섬들.
각각의 맛이 너무도 훌륭해서 모두 연신 감탄을 했다. 특히 막내는 처음 먹어보는 맛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점심 식사 후, 우리는 차이나타운의 여러 상점들을 둘러보았다. 길거리에는 과일 탕후루, 전통 한약재, 예쁜 자개 공예품, 기념품들이 가득했다. 첫째는 한약재 상점에서 다양한 약초를 구경하며 이것저것 질문을 했다. 둘째는 예쁜 자개 공예품에 눈길을 뗄 수 없었다.
막내는 기념품 가게에서 중국 전통 액세서리를 고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삼 남매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갑자기 내린 비로 습도가 높아 더 이상 걷기 힘들었다.
오후 15시, 하버파크호텔에 도착해 체크인하고 잠시 에어컨을 틀어 놓고 여유롭게 누워 더위를 식혔다. 1시간 뒤에 차이나타운으로 향해 걸어갔다.
우리는 차이나타운의 역사와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박물관을 방문했다. 박물관에서는 차이나타운의 역사와 이민자들의 삶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삼 남매는 오래된 사진과 기록물들을 통해 그들의 어려웠던 여정에 감동을 받았다.
근처의 개항장거리 갤러리카페 ‘서니구락부’로 향했다.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소품이 한눈에 보였다. 막내와 나는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빠른 걸음보다는 바른걸음이 중요하고, 사치 있는 삶보다는 가치 있는 삶이 중요하다.”
감성 가득한 문구가 눈에 띄었다. 정말 맞는 말이었다. 나는 남에게 보이는 삶보다 나 스스로 떳떳할 수 있는, 가치 있고 당당한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오후에는 차이나타운의 다양한 포토존을 둘러보았다. ‘중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연극 공연과 중국풍 정원의 원형 문, 그리고 인천 여행 코스로 빼놓을 수 없는 ‘리고 황제의 계단’까지.
위쪽으로 올라가면 인천 자유공원이 나오고, 왼쪽으로 걷다 보면 삼국지 벽화가 있는 곳이 나왔다.
밤이 되자 목조 거리를 걸으며 야경을 즐겼다. 태풍이 앞을 지나갈 것처럼 바람이 불었지만, 차이나타운의 밝은 등불들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졌다. 삼 남매는 이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소중한 추억을 마음 한켠에 담았다.
서로 다른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삼남매였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한중문화관,인천개항박물관, 대불호텔전시관, 한국근대문학관, 인천아트플랫폼 등 호텔에 머물며 1박 2일로 여행하기 너무 좋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돌아오는 길, 삼 남매는 다음 여행을 계획하며 다시 한번 가족여행을 떠날 날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