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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뒤에 책, 나를 위한 작은 선물

SNS끊고 서점 입성! 나를 위한 책 한 권 ,나에게도 감사한 시간

by byspirit

고맙습니다, 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원태연 에세이

사흘 동안 SNS를 끊고 지냈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세상과 거리를 두고 나니 까슬했던 마음이 차분해졌다. "복잡미묘한 감정의 기복은 내 탓이 아니야"라고.


그런데 오늘 만난 (시인으로 등단한)학생 덕분에 다시, 일상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목적지는 롯데시네마 (씨네북)CLNEBOOK.

책을 한 권 집어 들었다. 표지를 손끝으로 천천히 쓸어보며 생각했다.

‘나도 나에게도 고마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누군가를 위해 애쓰며 살아왔지만,

정작 나 자신을 돌보는 데는 서툴렀다.


이제 막 첫 장을 펼쳤다. 쏜살같이 지나간 30분이었다.

책장을 넘길수록 문장 속에 흠뻑 스며들었다.

한 단어, 한 문장이 마음 깊은 곳에 닿아 묵직한 감정을 일으킨다.


와....196개의 목차도, 저자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도 솔직담백하다.


-------나에게 보내는

----------편지

태양이 폭팔하면 지구에서는 그걸 8분 후에나 알 수 있대. 빛이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거든. 그 8분 동안 세상은 멀쩡하고 활기차고 평화롭겠지......나는 남한테는 감사도 사과도 잘하지만 나한테는 감사도 사과도

인색한 덜떨어진 인간이잖아. P47


원태연이라는 이름과 시인은 익숙했지만, 그의 작품을 깊이 읽어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원태연 시인에 대해 검색해보니, 그는 생각보다 대중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흥미롭게도 오늘 만난 김용선 학생 역시 같은 책을 소장하고 있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원태연 시인의 시와 작품들을 회전목마를 타듯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한 바퀴씩 깊이 탐험해보기로 했다. 읽고, 또 읽고, 문장 속을 거닐테니까.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시인으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작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책 속에서 출판사 계약부터 글을 쓰는 과정까지,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직관적으로펼쳐진다는 점이었다.


그 과정 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음도 잠시,

책을 읽는 동안, ‘맞아, 내가 원했던 건 바로 이거였어.’ 하고.

2025년에는 나 자신에게 더 잘하고 싶다.


그래,어쩌면 책을 읽는다는 건, 새삼 잊고 있던 나를 다시 찾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감사하게도 책 한 권을 손에 넣었을 뿐인데, 내 안에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두 팔을 벌려 스스로를 안아주고 응원하며, 고마움을 표현하는 한 해가 되길.

내 마음이기에 기꺼이 더 아껴주고 사랑해 주기로 다짐한다.


<고맙습니다, 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책과의 만남, 그리고 오늘의 기록.

언젠가 나도, 나만의 단단한 언어로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남을 문장을 남길 수 있기를.



------목소리의

-------형태


말은 씨가 된다. 그리고 사람의 감정은 아주 작은 일에도 엄청나게 큰 파도를 친다.

우리는,누군가 자신의 비루함과 취약함 그리고 나약함을 지적하면 순식간에 절망에

빠진 비난을 독약처럼 마시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한다. 나약한 나 자신을 어루만질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의 손길을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은 씨가 된다. 그리고 씨가 된 그말은,듣는 사람의 귀가 아닌 마음속에 뿌리를 내린다.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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