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의 발버둥
결혼하며 호주 이민 생활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이따금씩 외로움에 울부짖는 날이 있다.
아주 사소한 부스러기에서 피어오른 불씨는 결국 외로움으로 점화되어 활활 타오르곤 한다, 정확한 이유도, 특별한 해결책도 없는 이 감정은 지금 돌아보니 외로움이 맞다. 이 감정 안에서 나를 가장 슬프게 하는 것은, 지난 10년의 이민생활을 지나오며 "맥주 한잔하자!"라고 편하게 전화할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외로움은 반대말이 없다고 한다. 어쩌면 더 분명하게 말하자면 우리는 그것을 아직 찾지 못한 것이다. 외로움의 반대 편으로 열심히 달려가지만, 그보다 더 많은 때에는 외로움의 바람 속에서 휘청이며 방향을 잡아 꿋꿋이 걸어가는 우리만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연중행사와 같이 찾아오는 이 외로움의 감정을 이제는 하루 정도 깊이 앓고 털어버리는 나름의 노하우를 찾았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피해를 주지 않고도 혼자 다독이고 풀어가는 루틴을 내 나름 찾았으니, 그동안의 십 년이 허무하지만은 않다. 이렇게 또 나를 위로한다.
외로움을 달래줄 마음 맞는 친구 혹은 맥주 한잔 함께 걸칠 친구는 결국 못 찾았지만, 스스로 이 순간들을 이겨내며 십 년 전보다 조금은 더 단단해졌다고 위로한다. 모두가 그런 것 아니겠냐며, 어차피 우리 모두가 외로움의 반대편으로 달려가는 동일한 처지에 있는 것 아니겠냐며, 스스로 위로한다.
그리고 지금부터의 십 년을 생각한다. 이따금씩 등장할 이 처절한 외로움을 나는 또 어떻게 새롭게 살아낼 것이며 이겨낼 것인가. 이다음 십 년 뒤에 나는 얼마나 또 단단해져 있을 것인가.
202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