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꿍 놀이에서부터 시작된 우리의 굳건한 약속
내가 좋아서 내가 읽으려고 산 그림책이다.
매번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마다 울컥하다 눈물을 닦으니, 엄마 우는 것을 질색하는 아이들은 이제 읽어달라고도 안 하는 책이다.
오늘 책놀이교실 수업 중에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읽어주었는데 또다시 울컥하며 목이 매였다.
'아니,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조절이 그렇게도 안 되는 거야?' 라며 스스로 마음을 누르며
그러나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에 집중하며 열심히 읽어주었다.
밤잠을 설치는 것은 물론, 화장실도 편하게 못 가던 시절을 지나, 아이를 첫 등원시키며 눈물을 훔치던 그날 아침부터, 바로 지금까지, 그리고 언젠가 저 멀리로 아이를 떠나보낼 그날부터 아이의 빈 방에서 그동안의 모든 시간을 애타게 그리워할 바로 그날까지, 책 속 엄마의 시간 여행을 아이들과 함께 했다.
"선생님, 내가 어른이 되면 엄마는 할머니가 되는 거예요?"
"나는 이 사람처럼 엄마를 절대 떠나지 않을 거예요! 나는 엄마랑 계속 살 거예요!" 라며
한 아이가 울먹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들의 반응은 놀랍도록 똑같다.
"맞아, 엄마가 할머니가 되는 일도, 너희가 먼저 엄마를 떠나는 일도 모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그래도 엄마는 언제나 너를 기다리고 있으니 언제나 엄마와 너희는 다시 만날 수 있어.
조금 있다가 수업 후에 엄마가 너희를 데리러 오시는 것처럼!"
울먹였던 아이의 얼굴이 다시 환해진다.
맞다. 수많은 연습 끝에 우리는 헤어져도 결국에는 다시 만난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안다.
어쩌면 머리와 몸으로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익숙하리만큼 제각각 살아간다.
그럼에도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따뜻한 둥지를 마음에 품고 있는 것은 그 어떤 힘과 온기보다 강하다.
이것이 이 책이 나에게 주는 감동이고 울림이며 곧 나의 눈물 버튼이다.
나는 나의 아이들에게 그런 둥지인가? 지금부터 나도 그런 둥지가 되어주어야지, 그것이면 충분하다.
아, 나도 빨리 엄마 보러 가야겠다.
2024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