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으로 우회해서 IPO를 도와주는 SPAC
올해 바이트와 함께 하신 많은 분들은 IPO와 관련된 뉴스를 많이 접하셨을 것 같습니다.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부터 최근에는 에어비앤비 등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많은 기업들의 상장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뜨거웠던 IPO 뉴스 속, SPAC이라는 단어들이 간혹 보였던 적이 있습니다. SPAC, 무엇일까요?
SPAC은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자로, 기업인수목적회사라고 합니다. SPAC은 이름 그대로 기업 인수만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SPAC이 운영되는 과정을 알면 이해가 쉬운데, SPAC을 설립하면 SPAC은 바로 상장을 해야 하고, 이후 합병할 후보 회사를 선정하게 됩니다. 후보 회사를 인수합병하게 되면 후보 회사는 자동으로 IPO가 된 상태가 되겠죠? 즉, SPAC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미리 상장해두고, 아직 상장 안 된 후보 회사를 합병해 우회적으로 IPO를 한 것처럼 효과를 누리는 것입니다.
SPAC에 합병되는 회사 입장에서는 IPO를 하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하지만 SPAC에 인수합병 된다면 기준을 피해 SPAC의 일부로 취급되며 주식이 발행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IPO 기준을 넘기 힘들지만 성장성을 인정받은 회사들이 대체로 후보 회사가 되며, SPAC은 아직 규모는 작지만 유니콘이 될 기업을 골라 합병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유독 SPAC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230개 정도의 신규 SPAC이 생겨났는데, 이는 그냥 IPO를 한 기업 수보다 많은 수입니다. 또한 빌 애크먼 같은 유명 투자자들이 대규모 SPAC을 상장시키며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현재 124개의 SPAC이 비상장기업과의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중 70개 정도의 SPAC은 이미 인수합병을 완료해 주식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핫한 전기차 분야의 소규모 기업들을 인수하는 SPAC이 많은 추세입니다.
SPAC은 하나의 펀드와 비슷한 느낌의 투자상품이기도 합니다. 아직 인수합병을 실시하지 않은 SPAC에 투자하면 나중에 어떤 회사와 인수합병을 하는지, 향후 어떻게 운영을 하는지에 따라 수익이 나기 때문인데요. 아직 SPAC 투자는 유명하진 않지만 점점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투자 상품으로써 SPAC은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요. 첫 번째가 안전성입니다. SPAC에 투자했는데 만약 SPAC이 인수합병에 실패하고 회사를 접는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원금과 함께 이자까지 돌려줍니다. 실패해도 잃는 돈 없는 안전한 투자입니다. 대신 SPAC은 아직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량이 적습니다. (어려운 말로, 유동성이 적다고 합니다.) 또한 SPAC 투자는 안전성이 높은 대신 수익성은 그렇게 높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수소 트럭계의 테슬라라고 불렸지만 제대로 된 생산이 없어 사기꾼 취급을 받고 있는 뜨거운 감자, 니콜라가 SPAC을 통해 상장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니콜라는 수소 트럭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단 한 대의 트럭도 생산하지 못했는데, 벡토IQ라는 SPAC과 합병을 통해 나스닥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원래라면 매출도, 생산량도 기준에 못 미쳐 IPO가 불가능하지만, SPAC을 활용해 상장에 성공한 것이죠.
최근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향후 SPAC 상장을 목표로 SVF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서 SPAC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SVF 인베스트먼트는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전망입니다. SVF 인베스트먼트는 통신,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 IT 기업을 후보 회사로 찾는 중이라고 밝혀졌습니다. 특히 소프트뱅크의 경우, SPAC을 통해 자기 자본을 사용하지 않고 투자자들의 자금을 조달해 초기 스타트업이나 우량기업에 투자하게 됩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 안목을 이용해 자기 돈 안 들이고 투자사를 확보하는 전략이라 앞으로 소프트뱅크의 SPAC이 어떤 성과를 낼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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