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간 형평성을 위한 주가 조정, 권리락이란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주가가 엄청 낮게 출발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아마 깜짝 놀라겠죠?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합리적인 이유로요. 바로 권리락이 그 이유인데요. 주주 간 형평성을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권리락이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권리락을 이해하기 전에 주식에는 여러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배당권 외에도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여러 권리를 가지고 있는 거죠. 권리락은 이렇게 주식에 포함되어 있는 권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권리락이란 유상증자나 무상증자 시 신주 배정일 이후 주가가 조정되는 것을 말합니다. 신주 배정일 이전에 주식을 산 주주들에게는 신주인수권이 포함되어있지만 이후에 주식을 산 주주들에게는 신주인수권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저렴한 가격에 주가를 책정해주는 것이죠.
조금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A 회사가 유상증자를 발표하고, 이번 주 금요일을 신주 배정일로 정했습니다. 즉, 이번 주 금요일 전에 A 회사 주식을 샀다면 이후 증자되는 주식을 살 권리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음 주부터 A 회사의 주식을 사면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는 갖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번 주에 주식을 산 사람과 다음 주에 주식을 산 사람이 가진 주식 간에는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에 차이가 있겠죠? 이 권리의 차이를 주가에 반영한 것이 권리락입니다. 즉, 다음 주에 A 회사의 주식을 산 사람에게는 이후 유상증자로 발행될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가 없기 때문에 주가를 낮춰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권리락과 비슷한 개념으로 배당락이 있는데요.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주식보다 배당을 못 받는 주식의 가격을 싸게 하는 것입니다. 권리락은 유, 무상 증자와 관련이 있고 배당락은 배당금과 관련이 있지만 둘은 거의 비슷한 원리입니다. 권리락과 배당락을 합쳐 권배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권리락이 발생하면 기존 주주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가지고 있던 주식의 가격이 떨어집니다. 보통 권리락은 유상증자로 늘어나는 주식 물량에 비례해 주가가 하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가지고 있던 주식에 마이너스가 찍혀도 전혀 당황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격만 낮아진 것이지 실제 가치는 그대로이며, 이후 유상증자로 늘어나는 주식을 추가로 사면 되기 때문입니다.
권리락이 발생한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은 갑자기 권리락이 발생한 주식의 가격이 싸다는 착각을 할 수 있습니다. 주식이 갑자기 저렴해졌기 때문에 착각하고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도 있죠. 확정적이진 않지만 많은 경우에 권리락이 발생하고 사람들이 주식을 많이 사들여 주가가 오히려 더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이후 권리락이 가장 최근 사례인데요.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로 인해 1월 25일 대한항공의 주가에 권리락이 발생했습니다. 그 전 거래일인 1월 22일 대한항공의 종가는 35000원 정도였으나 1월 25일 권리락이 발생하고 대한항공의 시가는 28000원이었습니다. 권리락으로 인해 7000원 정도 주가가 떨어지고 시작했죠. 그러나 대한항공에 대한 기대감과 권리락 효과가 더해져 대한항공의 주가는 급등하는 모양새입니다.
작년 말부터 바이오 업계에서는 무상 증자가 많이 이루어졌는데요. 무상 증자로 인한 권리락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럼에도 여러 바이오 업체들의 주가는 권리락 이후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일반적으로 무상 증자는 유상 증자보다 더욱 호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주 배정일 이후 주주 간 형평성을 위해 주가를 낮게 책정하는 권리락이지만, 최근 여러 사례를 보면 권리락 이후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모습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권리락 자체가 주가에 호재로 작용된다기보다는 증자를 한 기업들의 특성에 기반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권리락이 있었던 주식에 투자할 때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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