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인 압박감이 느껴질 때
나는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25살, 처음 발현된 증상은 귀에서 삐 소리와 함께
앞이 흐릿해지고 속이 울렁거리며 곧 쓰러질 것만 같은 느낌과 함께 온몸에 오한과 식은땀이 가득했다.
피곤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던 그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내과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아 신경안정제를 복용했었다.
마음의 병인지라 내 마인드를 바꾸면 나아질 거라는 생각에 약을 제때 챙겨 먹지 않았고 일을 그만두며 그 증상은 사라지게 되었다.
34살, 작년부터 이 증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고 강한 압박감이 들 때 특히 지하철 내에서 종종 일어나곤 했다. 전처럼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방치하며 지내다가 심해지는 듯하여
똑같이 내과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했었다.
사실 나는 정신의학과에 진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인데도 불구하고 정신과 이력이 있을 시 보험의 불이익 이라던지 사람들의 시선, 나 자신이 정신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틀 전, 나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와 회사일에 대한
압박감 그리고 나의 미래.
여러 관계들로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였다.
지하철에 타고 한 4 정거장 지났을 쯤부터 증상이 시작됐다. 다음역을 가는 내내 주저앉아 기어나가듯이 다음역에서 내렸다. 이런 경우로 연차를 낸 적이 많았기에 이번만큼은 일에 피해를 끼치지 말자는 마음에 잠시 쉬다가 다시 탑승을 했지만
다음역에서 또 내려야 했다.
과호흡증상이 와서 온몸이 떨리고 어질 하여 주저앉아있었는데 시민분들이 와서 괜찮냐며 역무원 분들을 불러주었다. 내가 대체 왜 이럴까.
마음이 미어져서 눈물이 나니 더욱 어지러웠다
결국 구급대원 분들까지 와서
나는 정신과로 이송됐고 진료를 받게 되었다.
난생처음 구급차를 탄 거였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과 지금 나의 처지가 왜 이렇게 한심하고 나약하게 느껴지던지.. 시민분들과 역무원분들께 죄송하다고 말을 하고 내가 괜한 민폐를 끼친 건 아닐까.
정신과에 앉아서 진료를 기다리는데
절차 때문에 멀찍이 서계시던
구급대원 분이 우는 나에게 와서 말을 걸었다
“왜 울어요. 일이 많이 힘들어요?
하고 싶던 일이 아니었어요?
괜찮아요 괜찮아. “
내 무릎을 툭툭 치며
말해주는 그 단어 하나하나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몇 가지 검사를 진행하고
진료를 보는데 선생님께서는
내 검사지를 보시고
공황장애를 방치하고 제때 치료하지 못해
더욱 심한 상태라고 하셨다.
정신과를 다들 적대시하지만 꾸준히 치료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내가 공황장애라는 것이
이제야 정말로 실감이 들고
마음속으로 인정을 하게 됐다.
‘아 내가 지금 마음이 많이 아프구나.’
어쩌면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까.
나는 아직도 제자리걸음일까.
나아진 줄 알았는데 좌절감이 들었다.
정신과 검사지에서
“나는 행복하다”
라는 항목에서 나는 왜 그렇게 눈물이 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