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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영어를 계속 놓지 못할까

영어에 빠지다.

by 다가온


나는 서른 중반,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내가 스스로 느끼는 나의 내적 갈등은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영어로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초등학생, 중학생을 가르칠 정도의 기본 실력은 갖고 있지만 현재까지 영어로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말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여전히 영어를 공부하고 있고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서 한 번 적어보려고 한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 나는 방과 후 수업으로 영어 공부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다. 시간을 거슬러 생각해 보니 무려 25년 전일이다. 그때 A, B, C 배우는 게 너무나도 재미있었고 4학년이 될 무렵 나의 어머니는 내가 영어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채시고 집 근처 가까운 학원을 등록해 주셨다. 그때 눈동자가 파랗고 키가 매우 큰 캐나다 원어민 선생님을 나는 정말 좋아했다. 멋있기도 하고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나에게 건네는 "Hi, How are you?"가 지금 생각해 보면 크게 다가왔던 거 같다. 그 이후로부터 나는 영어라는 언어에 관심을 좀 더 갖게 되고 나도 영어로 말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애석하게도 나는 영어 학원을 다녔지만 파닉스와 발음 기호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영어를 접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영어로 스피킹을 너무나 잘하고 싶었고 외국인처럼 멋지게 발음을 구사하고 싶어서 영어로 된 테이프를 반복해서 듣고 따라 하고 모르는 단어는 한국어로 받아 적으면서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당시에는 학교 교과서나 학원 교재들도 대부분 미국식 발음으로 되어있어서 r발음이 나오는 문장이 나오면 특히나 혀를 굴리면서 엄청나게 노력했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알게 된 미국인 친구로부터 나는 "다른 한국인들과 비교해서 너는 영어발음이 좋은 편이야"라는 칭찬을 들은 적이 있다. 나름의 자부심도 있지만 스스로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며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리고 영어를 처음 배우는 마음으로 돌아가서 파닉스와 발음 기호를 정확히 배우고 내가 못 읽는 단어가 전혀 없도록 실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어휘를 접하게 되면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 하고 사전을 찾아보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완벽을 바라기 보다 점점 완성되어 가는 내 영어실력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싶다. 외국인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소통도 자주 하고 실제로 만나서 언어교환도 하면서 내 영어가 더 늘기를 늘 바라지만 아직도 성장하는 중이고 감사하게도 요즘에는 Chat GPT 가 있어서 내가 헷갈리는 영어표현이나 문장들을 AI에게 물어보면 단어의 뉘앙스 차이나 표현들도 너무 빠르게 구체적으로 잘 알려주기 때문에 유용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 나는 영어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도 보람을 매우 느끼고 있고 특히나 새로운 단어를 접하고 내가 직접 영어로 말해보았을 때 짜릿함과 재미를 느낀다. 결과적으로 나는 영어라는 것을 단순히 모국어가 아닌 다른 하나의 언어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일상 속에서 내가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도구로 그리고 취미의 수단으로 즐겁게 배워보려고 한다. 나는 그동안 영어학원, 관광통역안내원, 영어키즈카페 등 다양한 영어관련된 일을 해오면서 영어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기에 지금도 영어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아마 20~30년 후에도 여전히 영어공부를 즐기고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이 시리즈는 영어를 배운 나의 마음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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