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범위한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pan-coronavirus)를 방어할 수 있는 백신을 설명하기 전에 우선 코로나바이러스의 계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과는 크게 letovirinae와 orthocoronavirinae라는 하위 그룹으로 나뉜다. 우리가 잘 아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대부분 orthocoronaviruses 그룹에 속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이 그룹만 다루겠다.
이름도 복잡한 계통(그룹)을 대충 쉽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집 고양이를 예로 들어보았다.
▶ Orthocoronavirus 과(familly)는 또 한번 4개의 속(genus)으로 또 나뉜다.
1. Alphacoronavirus : 사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포유동물을 감염시키며 박쥐에서 유래한것으로 추정
2. Betacoronavirus : MERS, SARS, SARS-Cov2와 같이 비교적 치명적인 감기 바이러스가 포함됨. 다른 포유류에서도 이 바이러스 그룹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대부분 박쥐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추정
3. Gammacoronavirus, Deltacoronavirus : 조류와 돼지에서 유래하며 종종 벨루가 고래도 감염시킨다고 알려져있음
* 같은 고양이과여도 비슷한 특징을 가진 동물들끼리는 (속)이라는 하위 분류로 또 한번 묶인다 - 고양이속(집고양이), 삵속(삵), 표범속(표범, 호랑이, 사자) - 이들 모두 같은 고양이과 동물이지만 덩치와 살상력에서 매우 차이가 있다 (물론 귀여운 외모와 골골이는 고양이과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 Betacoronavirus은 또 한번 다음 4개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1. Embecoviruses (계통 A) : 일부 약한 감기 바이러스
2. Sarbecoviruses (계통 B) : SARS, SARS-CoV-2 및 변이주
3. Merbecoviruses (계통 C) : 메르스바이러스
4. Nobecoviruses(계통 D), Hibecovirus (계통 E) : 박쥐에게서만 발견
이를 토대로 구상할 수 있는 백신은 다음과 같다 (유형 1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발단계에 있다고 한다)
- 유형 I 백신: 4가지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 모두(알파, 베타, 감마, 델타) 방어
- 유형 II 백신: 베타 코로나바이러스만 방어
- 유형 III 백신: 베타 코로나바이러스-사베코바이러스(계통 B)만 방어
- 유형 IV 백신: SARS-CoV-2(변이주 포함)와 같은 특정 사베코바이러스만 방어
유형 I 백신이 개발되면 아마 우리는 COVID-9999가 출현해도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유형 1이 아닌 좀 더 개발이 쉽고 효율적인 다른 유형을 선택하여 개발중이다.
WHY? 알파는 사람에게 약하게 지나가는 감기 정도, 델타/감마는 조류와 돼지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굳이 이들 동물까지 감염시키는 모든 바이러스를 방어하는데 돈과 기술을 투자하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사람에게 치명적인 베타코로나바이러스 그룹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침 획기적인 방어력을 가지는 범용 코로나백신 연구 사례가 최근 발표되었다.
지난 7월 5일 Science지에 실린 Caltech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유형의 범용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마우스와 원숭이에서 SARS-CoV-2 변이주를 포함한 다양한 SARS 유사 베타 코로나바이러스를 방어하였다고 한다. 이 백신은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 + 단백질 나노입자 구조에 부착된 다른 7개의 SARS 유사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구조(총 8개 구조)를 면역계에 제시하여 그 결과 광범위한 교차 반응을 나타내는 항체 생산을 유도하였다. 특히, 이 모자이크 나노입자 백신을 접종했을 때 동물 모델에서는 나노입자 백신에는 SARS-CoV (2002년 발생)의 구조는 표지되어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SARS-CoV로부터 동물을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Alexander Cohen박사는 "모자이크-8 나노입자로 백신을 접종한 동물은 연구팀이 평가한 거의 모든 SARS 유사 베타 코로나바이러스를 인식하는 항체를 유도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9일에는 BioNTech & 화이자가 올해 하반기에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의 임상 시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현재의 방식을 뛰어넘는 이들의 백신 기술에는 바이러스가 더욱 강력해질 경우에 대비하여 중증 질병을 예방하도록 설계된 T 세포 강화 백신과 많은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를 방어하는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바이러스 변이와 상관없이 광범위한 방어력을 보이는 백신 연구와 관련하여 점점 희망적인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다만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는 RNA 바이러스 자체가 가지는 돌연변이 특성도 중요하지만 사람-사람(또는 동물)간의 접촉 빈도가 많아질수록, 즉 우연히 발생한 변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풍부해질수록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다양한 방어기술을 연구하는것도 중요하지만 바이러스의 생존에 유리한 환경조건을 개선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해결책은 인구감소 인구분산...?)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평가중인 백신들은 베타코로나바이러스 (대부분 사베코바이러스) 그룹만 방어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대로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의 계통을 생각하면 우리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사람 뿐만 아니라 동물의 건강을 위한 연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이다.
[참고문헌]
https://www.caltech.edu/about/news/sars-coronavirus-variant-vaccine-bjorkman
https://www.science.org/content/blog-post/are-pan-coronavirus-vaccines-possi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