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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 베르니케 Aug 16. 2017

[Q&A]창조론을 지지하는 과학자들도 많다던데?

"앨런 소칼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유튜브 영상의 댓글문답을 옮겨 보았다

지적 사기: 앨런 소칼 vs 포스트모더니즘의 과학지식 사회구성주의

위 영상에서 댓글로 나눈 대화를 여기 공유한다.


가만 보면 그런 사람들 꼭 있다. "인간 지성이 진화에 의해 나온 것이라면 항상 변화하는 불완전한 것이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 따라서 인간이 만들어낸 진화론이라는 과학 이론 역시도 믿을 수 없다." 앨빈 플란팅가 같은 철학자들이 이런 식으로 과학 지식의 상대성과 불완전성을 침소봉대한다.


그런데, 엄연히 현상적으로 존재하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불완전할지라도, 그로 인해 그 "사실"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되는가? 게다가 특정 사실을 불완전하게 알아냈다고 해서 그 불완전함으로 인해 전혀 생뚱맞게 인간의 상상력으로써 지어낸 지적설계론이나 창조론 따위의 "허위 사실"이 기존의 "사실"을 제치고 "새로운 사실(alternative fact)"가 될 수 있는가?
 

일반인과 전성기의 우사인 볼트가 백미터 달리기 경주를 할 때, 우사인 볼트가 달리다가 돌뿌리에 걸려 넘어져서 일반인이 이길 수도 있다는 확률이 영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이 경기에서 누가 이길 지는 알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맞는가, 아니면 "우사인 볼트가 이길 가능성이 압도적이다"라고 하는 것이 맞는가?


Q: "진화론도 믿어야 하는거 맞긴 맞잖아요 ㅋ 저도 늘 진화론이 증명이된거라 생각했는데 그거 반박하는 과학자들도 많던데요? 영상보니깐 꽤 설득력이있던데요.. 그리고 지적설계론이든 창조론이든 토론보면 기독교 쪽이 많이 이기던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케 생각하세요?"


A: ㅎㅎ 사실, 토론은 현장에서 말빨이 세면 장땡인거라 엄밀한 과학적 논증이나 제대로 된 논박이 어렵죠. 특히, 토론의 승패는 직후 청중들한테 얼마나 설득력있었는지를 판가름해서 나누는 것인데요, 자연세상은 일반인의 상식보다는 훨씬 복잡하게 돌아가거든요. 간단명료하고 명확하게 딱 떨어지는게 아니라 수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확률적인 사건과 통계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생명의 진화입니다.

그런데 지적설계론이나 창조론 신자들은 그 틈바구니를 '지적 설계자' 내지는 '신'으로 땜빵질합니다. 듣기에는 그게 단순 명료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하기 때문에 기본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그게 맞는 것처럼 들리게 마련이죠. 하지만 그건 "무지에의 호소"라는 비형식적 논리오류에 기반해요. 쉽게 말해서 치밀한 검증 과정을 거친 엄밀한 논증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건 누군가 만들어서 그렇다"는 통빡에 의한 게으른 논증에 불과하다는 거죠.

그러나 그건 과학자로서의 자세라면 실격입니다. 사이언스에서는 절대적으로 100% 신봉하는 것은 없어요. 작은 부분이라도 반드시 검증이 들어가고 사소한 부분이라도 반증이 되면서 계속적으로 업데이트됩니다.

반면, 지적설계론이나 창조론에서의 '설계자가 존재한다'는 전제는 절대로 검증되거나 수정될 수 없어요. 즉, 지적설계론과 창조론은 태생적으로 "과학"이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일종의 "신앙"으로서 존재하는 것은 몰라도 말이죠.^^

즉, 진화론은 "지식으로서 아는 것"인 반면에 지적설계론이나 창조론은 "신앙으로서 믿는 것"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진화론에 대한 반증이요? 그것이 사실에 입각한 올바른 분석일 경우 충분히 통합니다. 현대의 진화론을 완벽하게 과학적으로 반증할 수 있다면 노벨상도 기대할 수 있겠죠. 그런데 그 반증을 "신앙"으로 하려드는건 그 신앙의 "근본 대상"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증명 불가능하기 때문에 말이 안됩니다. 그 존재 유무에 상관 없이요.

그리고 "과학자"라고 할지라도 본인 전공 이외의 분야에서는 그냥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에 불과합니다. 학사 석사 박사 받으면서 점점 다루는 분야가 좁아져요. 2017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소위 '창조과학'이라는 사이비과학을 가장 많이 믿는 이공계 박사들은 고체물리 박사들이랑 재료공학 박사들입니다. 생물 관련 전공 중에서도 식물생리학자나 의사들 같은 경우는 창조론 많이들 믿긴 합니다만, 세부전공으로 들어가자면 그들 역시 진화생물학에 대해서는 그냥 생물학과 학부 1학년때 일반생물학 끝자락에 생태학이랑 같이 한 달 남짓 배우는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창조론 믿는 과학자들" 중에 권위있는 진화생물학자나 천문학자가 과연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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