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칼 베르니케 Sep 06. 2017

수준 이하의 기독교언론 과학 섹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상태가 심각하다


요즘 박성진 중기벤처부 장관 후보자의 창조과학회 이사 역임 이력 때문에 과학계가 시끌시끌하다. 관련하여 기독교 언론(기독일보)의 과학 섹션을 찾아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아주 심각하다. 10년도 더 이전에 과학적으로 틀린 것으로 판명되어 이미 반증이 끝난 주장을 창조과학회가 아직도 반증되지 않았다고 우기는 블로그 포스팅을 당당하게 2017년 7월 기사로 올리고 있다. 그것도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조차 없고 선언적 말장난뿐인 글들을 검증도 없이 퍼다가 명색이 언론사라는 곳에서 정식 기사로 내고 있다. 예를 들면, 소위 "과학" 기사라고 "인간과 침팬지의 DNA는 1%만 다르다고?"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해당 기사 내용 중 다음 인용문을 (꾹 참고) 읽어보기 바란다.

(인용시작)

"인간의 염색체는 23쌍이고 침팬지의 염색체는 24쌍이다
혹자는 인간의 2번 염색체와 침팬지의 12번,13번 염색체가 비슷한 것을 발견하고 공통조상의 12,13번 염색체가 2번으로 합쳐졌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합쳐진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할 것이다
염색체 끝에 있는 텔로미어가 결합을 했다는 증거라는데 오히려 텔로미어의 역할은 마치 골무처럼 결합을 방지하는 것이다
모든 염색체에는 한개의 센트로미어를 가지고 있는데 두 개의 염색체가 결합되었다면 텔로미어가 2개이고 센트로미어도 2개가 있다
문제는 2개의 텔로미어와 2개의 센트로미어는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들은 퇴화되었다고 주장하며 비활성화된 것을 찾아보지만 이것도 발견하기 어렵다"

(인용끝)

소위 dicentric chromosome 이라고 하는, 염색체 접합의 흔적이 있는 염색체가 생기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인간과 침팬지의 차이를 알려주는 경우 말고도 식물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고, 또 배양된 인간 세포주에서도 발생한다. 이 경우 세포분열시의 안정성을 위해 한쪽 centromere는 후성유전 또는 deletion에 의해 불활성화된다. 이걸 "발견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2005년 지적설계론 관련 '키츠밀러 vs 도버 교육청 재판'에서 명백하게 반증되어 폐기된 주장인데 창조과학이라는 사이비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이걸 아직도 들고 나오고 있다. (이런 식으로 무려 12년 묵은걸 이제 밝혀진 새로운 사실인양 제시하는 것은, 정말로 뭘 모르는게 아니라면 거짓말로 사기치는 것 외에는 생각하기 어렵지 않나?)


게다가 게놈의 염기서열 "숫자가 다르다"는걸 핑계로 유전자 염기서열이 훨씬 많은 차이가 난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microsatellite 또는 genetic duplication 등의 반복서열이나 유전자 중복 등의 많은 요소들을 일단 의도적으로 무시하고서 자신들이 원하는 주장을 우기기 위해 말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


1) Origin of human chromosome 2: an ancestral telomere-telomere fusion.

[http://www.pnas.org/content/88/20/9051.short] (1991년 PNAS 논문)


2) Generation and annotation of the DNA sequences of human chromosomes 2 and 4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34/n7034/abs/nature03466.html] (2005년 Nature 논문. 2번 염색체의 게놈상의 접합 위치와 두 번째의 센트로미어 위치를 매우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본문 중) "Chromosome 2 is unique to the human lineage of evolution, having emerged as a result of head-to-head fusion of two acrocentric chromosomes that remained separate in other primates. The precise fusion site has been located in 2q13–2q14.1 (ref. 2; hg16:114455823–114455838), where our analysis confirmed the presence of multiple subtelomeric duplications to chromosomes 1, 5, 8, 9, 10, 12, 19, 21 and 22 (Fig. 3; Supplementary Fig. 3a, region A). During the formation of human chromosome 2, one of the two centromeres became inactivated (2q21, which corresponds to the centromere from chimp chromosome 13) and the centromeric structure quickly deterioriated42. A search of genome sequence for the presence of vestigial centromere and pericentromeric sequences identified a 2.6-Mb region in 2q21.1–2q21.2 that is enriched for pericentromeric duplications to chromosomes 1, 7, 9, 10, 13, 14, 15, 18, 21 and 22 as well as a variety of centromeric satellite repeat sequence motifs (HSAT5, GSATII, ACRO1). The degree of sequence identity of the interchromosomal duplications (< 98%) suggests that these pericentromeric segmental duplications existed before the formation of this chromosome. Within this 2.6-Mb interval, we identified a relatively large tract of satellite sequence (three tracts totalling 31,198 bp of alpha-satellite sequence over 36,696 bp), which likely demarcates the position of the ancestral centromere (Supplementary Fig. 3a, region B). These data raise the possibility that ancestral telomeres and ancestral centromeres that have disappeared over the course of mammalian chromosomal evolution might be marked by the presence of an abundance of residual pericentromeric and subtelomeric duplications."


3) Centromere Destiny in Dicentric Chromosomes: New Insights from the Evolution of Human Chromosome 2 Ancestral Centromeric Region.

[https://www.ncbi.nlm.nih.gov/pubmed/2833334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