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껌 좀 그냥 먹으면 안 되겠니

2018년 3월 30일 금요일

by 김별


두 강아지들 사이에서 펜스 역할 중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치코랑 리타가 껌만 주면 보이는 패턴이 있다.

뚠뚠 돼지 숙녀 리타가 개껌을 막 크허허헉 사레 들려가면서 아득아득아다닥 미친 듯이 빨리 먹는다. 빨리 먹고 치코 것도 빼앗아 먹으려고. 그러면 치코는 불안해서 입에 문 껌을 먹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하고 안절부절거리면서 괜히 으르렁거린다.


그래서 내가 가운데 뙇 지키고 누워 리타가 치코 것을 못 빼앗아 먹게 해준다. 치코 몸에 내 몸이 조금 닿아 그의 심리를 더욱 안정시켜 주는 게 포인트. 그제야 치코는 양 손으로 껌을 잡고 아주 천천히 껌을 빨아먹는다. 겁나 오래. 천천히 즐기면서. 그럼 리타는 계속 치코를 보면서 부들부들거린다. 방금 자기가 다 먹은 건 잊은 것 같다.


껌 먹이려면 5분에서 10분 이상 가만히 앉아서 지켜봐 줘야 하는 건 별난 의식이다. 그래서 회사 다니고 바쁠 땐 껌을 주고 싶어도 참을 때가 있었다.


'유산균 껌 줘야 하는데, 시간이 없으니까...'

'치석제거 껌 줘야 하는데, 시간이 없으니까...'


하면서 말이다.

즐거워야 할 간식 타임이 너무 긴장과 감시 속에서 이뤄지는 것도 좀 그렇긴 하지만 이제 난 시간이 있으니까. 이렇게 라도 일단 먹일 수 있다는 게 다행이다.


아아 그래도 계속 이런 식은 아니지 않을까.
뭐 좋은 방법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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