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보다 빠른 몸

2018년 4월 4일 수요일

by 김별


R을 만들고 있다.


인터넷에서 웨딩 가렌더를 샀는데 R이 1개밖에 없다. 아 뭐야 나 저스트 메리드, 하고 싶은데 그럼 R이 2개 필요한데! 이 사람들이 왜 이런 상품을 파는 거얏! 이게 뭐야 A부터 Z까지 딱 하나씩만 보내주면 어떻게 해! 하며 화를 내다가 문득 싸해져서 내가 구입한 페이지에 다시 가서 자세히 보니 역시... 내가 잘못한 거였다.


판매자가 아니라 내 손가락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분명 상세 페이지에 네가 원하는 알파벳이 부족하면 추가 주문을 해야 한다고 쓰여있는데, 그냥 예시 이미지만 보고 결제 버튼을 클릭한 내 불찰이다. 따쉬....


당장 이번 주 일요일이 결혼식인데 이제 와서 다시 주문하면 그날까지 못 받을 것도 같고, 딱 R 1개만 더 필요한 건데 돈도 아까워서 직접 만들기로 결심! 비슷한 재질의 종이를 구해서 R을 똑같이 오려내고, 아크릴 물감으로 다른 알파벳들과 같은 색을 만들어서 손 덜덜 떨며 채색 중이다.


언제 나는 이것 때문에 에피소드가 넘친다. 생각보다 빠른 행동. 머리보다 빠른 몸뚱이. 야하~

근데 오래간만에 붓 들고 물감 들고 설치니까 살짝 재밌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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