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3일 금요일
남편 핸드폰으로 놀고 있다.
어쩌다 오늘 하루 남편과 핸드폰을 바꿔서 생활하게 되었다. 남편은 내 핸드폰을 가지고 출근했고, 나는 집에서 남편 핸드폰으로 SNS도 하고, 유튜브도 보면서 놀고 있다. 그런데 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겠네. 남편도 그러니까 본인 휴대폰에 내 지문 인식을 등록해두고 출근했겠디. (물론 서로의 사생활과 상대방 지인의 사생활을 지켜주기 위해 메신저는 절대 건드리지 않고 있다.)
남편과 내가 둘 다 서로에게 해파리 같아서 넘나 투명하다는 건 연애할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뭔가... 휴대폰이 다른 사람 손에 하루 종일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다는 게 좀 웃기다. 그리고 마음이 편해서 좋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어디선가 읽은 글을 가슴 깊이 새기고 그걸 지키면서 살고 있다. '살면서 상대방에게 비밀로 해야 하는 일은 그냥 만들지 않는 게 좋다'는 말이었는데, 실천해보니 정말 그렇다. 좋다.
해파리의 삶은 평화롭고 자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