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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May 24. 2021

11개월 차 아기의 성장 1

놀라운 발전

함께 하는 것이 즐거운 아기들 


갈등 상황이 발생하긴 하지만 둘은 같은 공간에서 놀이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뺐지 않고 각자 놀잇감을 가지고 놀 때도 많은 아기들.


이준이가 그림책을 꺼낸다. 이현이도 옆에서 새로운 그림책을 꺼낸다. 서로 그림책을 꺼내다가 바닥에 널려진 그림책을 열어보며 논다.

병풍으로 터널을 만들어주면 멀리 있다가도 잽싸게 기어 온다. 이현이는 터널 안에 들어와 바로 고개를 돌리고 따라오는 이준이를 확인하며 웃는다. 마치 "이준아 빨리 와"라고 말하는 것 같은 환한 미소이다.

이준이와 이현
함께노는 아기들


아무것도 잡지 않고 잠깐 선다.


이현이의 서기 능력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물론 처음에는 잡아야 할 무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말이다. 생후 343일째에 5초를 시작으로 11개월 후반까지 조금씩 늘어난 잡지 않고 서는 시간들. 현재는 대략 1분 남짓 혼자 서있을 수 있는 것 같다.

 넘어질 것 같으면 양팔을 벌려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돌 스튜디오 촬영 중에 잡지 않고 선 이현
잡고 서 있는 이준이 발


한 두 발자국 앞으로 갈 수 있다.


 잡지 않고 서는 것이 조금씩 가능해지면서 앞으로 한 발자국 혹은 두 발자국 발을 뗀 이현이.

정말 우연히 두 발자국 이상 '다다다' 앞으로 오다 '쿵' 넘어진 적도 있는데 이때는 서있다가 넘어진 과정 중에 생긴 우연한 에피소드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걸음마 보조기를 밀며 앞으로 이동한다.


 10개월 아기들은 걸음마 보조기를 무릎으로 기어가며 미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11개월에 들어서 드디어 제 용도를 다 하고 있는 걸음마 보조기.

이준이와 이현이의 대근육 발달 정도에 따라서 차이가 나긴 하지만 보조기를 밀며 앞으로 걷는 모습을  점점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방향 전환은 도움이 필수.

걸음마 보조기를 밀고 가는 이현
걸음마 보조기를 밀고 가는 이준, 이현

어른의 손을 잡고 앞으로 이동할 수 있다.


사실 걸음마 보조기보다 아기를 마주 본 상태에서 양손을 각각 잡고 "걸음마 하자", "걸음마~걸음마"하고 걸어주는 것이 아기들의 걷기 발달에 보다 도움이 된다. 작고 작은 손을 잡아주고 함께 움직이면서 아기의 정서발달과 애착형성까지 더불어 따라오니 걸음마 보조기보다 좋을 수밖에 없고.


이현이는 이렇게 걸음마를 하면 꽤 앞으로 잘 걸어오는 편이고 이준이는 아직 까치발을 들 때가 많다.

걸음마

뒤로 이동할 수 있다.


앉아서 엉덩이를 뒤로 밀며 이동하거나, 엎드려서 팔의 힘을 사용해 뒤로 이동할 수 있는 아기들.

항상 아기들의 '앞으로'의 이동만 눈여겨보았는데, 뒤로도 이동하는 아기들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사실 이 기록을 쓰고 있는 11개월 이전부터 '뒤로 이동'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내가 관찰한 시점이 11개월이고. 하지만 이행동이 빈번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기들에게 '뒤로 이동'은 아직 어렵고 익숙하지 않은 신체 움직임 이리라.


보행기를 타고 앞으로 이동한다.


 보행기를 처음 탄 시기는 생후 8개월, 부산여행을 갔을 때이다. 보행기를 며칠 대여했었고 이때 처음 보행기를 접한 아기들. 보행기의 경험은 매우 짧았기에 뒤로만 이동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집에 보행기를 들인 11개월 초반.

 

 보행기를 비치해 놓을 생각이 없었다가 우연히 받게 되어 들이게 되었으며 이제 막 서서 앞으로 가기를 시도하는 아기들에게 보행기는 걸어서 이동하는 간접 경험을 제공해 주었다.


 생후 340일을 전후로 이준이와 이현이 모두 보행기를 앞으로, 뒤로, 옆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다니기 시작했다.

보행기 탄 이준

무릎을 꿇고 다양한 행동을 한다.


무릎 꿇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해진 아기들.

무릎 꿇고 몸 흔들며 앞으로 이동하기, 무릎 꿇고 엉덩인 든 체 손뼉 치기, 무릎 꿇고 엉덩이 들었다가 내렸다 반복하기, 한쪽 무릎 굽히고 한쪽 무릎은 세워서 앉기 등등.


 특히 무릎을 꿇고 있을 때 신나는 동요가 나오면 이현이는 '엉덩이 들썩들썩'과 '무릎으로 앞으로 가기'를 신나게 한다. 마치 콤보세트 처럼 한 번에 나오는 이 행동들.

자유로운 무릎 움직임
무릎으로 폴짝

여기저기 상처가 생긴다. 특히 멍.


 아기들의 대근육 움직임은 활발하다. 부드럽지 못한 움직임이 그림자처럼 함께 하지만 하루하루 성장의 기름이 발라지듯 아기들의 움직임은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그리고 상처라고 하는 성장의 흔적이 남는다.

움직임이 다양해지는 만큼 생겨가는 성장의 흔적들.


 아기가 넘어지는 것을 목격하고 바로 그 순간 상처를 발견할 때도 있지만, 아기를 목욕시키면서, 혹은 옷을 갈아 입히면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상처들을 볼 때가 더 많다.

 그리고 멍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위치는 다리일 때가 많고. 12개월에 가까워지면서는 얼굴에도 멍이 자주 들고 있다. 특히 얼굴은 가장 많이 보이는 곳이라 상처가 나면 더 속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상처를 막기 위해 아기의 활발한 움직임을 가두지 않는다. 위험한 것은 닿지 않게 해 둔 적당한 모험과 안전이 겸비한 공간을 제공한다. 아기는 넘어지고 다치며 신체 조절력을 길러나가고, 위험하고 위험하지 않은 것들은 구분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잠깐 매달릴 수 있다.


 놀이터에 갔을 때의 일이다. 아직 아기들이 놀이터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기구를 타는 건 어려운 일. 그나마 가능한 놀이기구가 앉아서 몸의 반동을 이용해 움직이는 기구이다. 이 기구도 그냥 앉아만 있는 것만 가능.


 이현이를 앉히고 뒤에서 잡고 있다가 잠깐 손을 놓았다. 이현이가 몸을 조금 움직이니 엉덩이가 앞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몸 전체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이현이를 빠르게 잡으려 했지만 이현이가 잡고 있던 봉을 스스로 꼭 잡고 있어 그럴 필요가 사라졌다.

단 몇 초에 불과하긴 했으나 이현이는 봉에 매달려 있었고, 나는 바로 이현이를 잡아 내려주었다.

철봉 매달리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는데, 10퍼센트 철봉 매달리기를 성공한 이현이.

순간의 기록


다양한 손동작을 할 수 있다.


 아기가 손으로 다양한 동작을 하기 시작한 건 모방이 가능해지면서부터일 것이다.

집을 나서기 전 아기에게 손을 흔들며 "빠이 빠이" 하던 남편. 그리고 이를 봐온 아기들이 어느 순간 남편과 같이 손을 흔들어 '빠이 빠이'를 해주기 시작했다. 사실 초반에는 정확한 손 흔들기 동작보다는 손을 좌우로 반복해 돌리는 동작과 유사했다. 일명 '반짝반짝' 동작.


아기가 이동작을 할 때 <작은 별> 노래를 불러주면서 같이 손을 움직였고, 이후 아기는 <작은 별> 노래가 나오면 팔을 위로 뻗어 보였는데 마치 손을 움직일 준비자세 같았다.


'반짝반짝'동작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놀잇감을 잡아 이 동작을 하기도 했다. 마치 놀잇감을 자세히 관찰하듯 말이다.


생후 11개월 후반이 되면서부터 '반짝반짝'동작 이외에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빠이 빠이'도 동작이 정확해졌으며, 손을 쥐었다 펴는 '잼잼'동작도 잘하게 되었다. 이준이의 '잼잼'은 손바닥이 위로 향한 상태에서 손을 쥐었다 펴는데 마치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동작 같아서 이준이가 잼잼을 할 때마다 "컴온"하며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기들의 손동작 하나하나가 웃음을 만들고 재미와 감동을 주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

이준이의 잼잼

손가락으로 사물을 가리킨다.


 생후 347일째, 그림책을 보다가 오른쪽 검지 손가락으로 그림의 한 부분을 가리킨 이현이. 작은 손가락 한 개의 출연은 귀여움의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알고 싶은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을 만큼 성장한 아기의 발달에 대한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날 이후로 이현이의 작은 검지 손가락은 어디 서든 출연했다. 창문 밖을 가리키면서, 블록을 가리키면서 등등.

이준이의 작은 검지 손가락은 11개월 후반에서 12개월로 넘어가던 시점에 조금씩 얼굴을 내밀었다.

손가락으로 쿡

손가락으로 버튼을 정확히 누른다.


 이전부터도 놀잇감이나 사운드북의 버튼을 누르는 것이 가능했으나 11개월 아기들은 이 행동을 보다 '정확하게'한다. 그리고 버튼처럼 생긴 무언가를 발견하면 눌러보려는 시도를 한다.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새로운 놀잇감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는 아기들.

누르면 소리가 나거나 불빛이 나오는 것을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습득했으리라.

인지발달과 함께 날이 갈수록 정교 해지는 소근육 발달로 아기는 버튼을 정확하게 눌러 소리를 듣는다.


 자동차를 잡고 앞뒤로 움직일 수 있다.


 손가락으로 바퀴를 움직이며 놀던 아기들의 관심이 '굴러가는 놀잇감 움직이기'로 확장되었다. 이제 자동차 전체를 손으로 잡고 바닥 위에 굴리기 시작한 것이다. (생후 354일) 앞으로, 뒤로 자동차를 움직이며 가지고 노는 아기들. 기존에 있던 자동차 이외에 다른 자동차를 추가로 구입하게 된 것도 이 시점이다. 새로운 자동차 놀잇감은 뒤로 여러 번 당긴 뒤 놓았을 때 앞으로 '쭉' 빠르게 가는 자동차.


 자동차를 뒤로 반복해 움직인 뒤 의도적으로 놓는 것은 아직 어렵지만, 우연히 뒤로 움직인 자동차를 놓았다가 자동차의 빠른 움직임을 본 아기들은 이 자동차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가 빠르게 질주하지 않아도 한 손으로 자동차를 잡고 나머지 한 손은 바닥을 짚은 뒤 기어 다니면서 놀이하기도 하고, 자동차를 바구니 안에 넣었다 빼기도 하면서 다양한 놀이를 한다.

자동차 움직이기

입으로 불어 놀잇감의 소리를 낼 수 있다.


입으로 불면 소리를 낼 수 있는 놀잇감이 있다. 우리 집에는 나팔과 호루라기가 그것인데, 그동안 이 놀잇감들은 소리를 숨긴 체 만지는 놀잇감의 역할만 해왔다.

그러나 11개월에 들어선 아기들은 입으로 '후' 바람을 불어 나팔과 호루라기의 소리를 만들어 냈다. (이현 생후 340일, 이준 생후 346일)

 

불기!

처음 우연히 나팔을 입에 물었다가 "뿌"소리를 낸 이현이. 이 소리에 "와!" 하며 박수를 쳤는데 이현이는 어색한 듯 귀여운 미소로 회답했다.

그리고 한동안은 나팔을  분 뒤 성인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나팔을 불어 소리를 냈다고 알리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칭찬의 말과 함께 박수를 쳐주었고 이현이는 환하게 웃었다.


 이준이는 처음 나팔을 불곤 소리가 신기했는지 연달아 나팔을 불었다. 이현이가 먼저 나팔을 불었으나 연속해 부는 것이 가능했던 건 이준이. "뿌", "뿌" 나팔을 불 때마다 포동포동한 볼살이 더 포동 하게 올라갔다 내려갔고, 나팔은 아기들의 귀여움을 향상하는 놀잇감이 되었다.


호루라기 부는 아기들

그리고 11개월 초반에는 나팔을 잘 불 수 있게 방향을 잡아주어야 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나팔을 부는 입구를 정확하게 입에 댈 수 있도록 방향을 바꿔 잡는 것도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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