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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May 27. 2021

11개월 차아기의 성장 2

할 수 있는 놀이들의 증가

조금씩 과감한 신체 움직임을 시도한다.


 볼풀장 안에 볼풀공을 가득 넣어 방 한쪽에 마련해 두었다. 그리고 아기들은 점프를 한 듯 몸을 내던져 볼풀장안으로 들어간다.

처음에는 볼풀장에 배를 대고 조금씩 움직여 들어가던 아기들이 좀 더 쉬운 방법을 찾은 건지, 아니면 재미를 추구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볼풀장안으로 과감히 들어가 놀았고, 즐거워하기 시작했다.

볼풀장 안에서

다양한 자세로 휴식을 취한다.


놀이하다가도 혼자 휴식을 취하는 아기들.

어느 날 이현이가 바닥에 엎드려 발등으로 바닥을 반복해 두드리고 있었다. 상체는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다리만 조금씩 움직이며 한쪽만 응시하고 있던 아기. 이현이는 그 자세로 잠시 쉬고 있던 것이다. 정말 짧은 쉼을 취한 뒤엔 다시 신나게 놀기 시작했고.


이준이는 가만히 앉아서 쉴 때가 많다. 놀이를 하다가 그 자세로 멈춰 무언가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손가락 한 개로 하는 행동이 늘어났다.


 아기가 손으로 할 수 있는 놀이와 행동들은 매번 많아지고 있다. 특히 11개월에는 손가락 한 개로 사물을 가리키는 것을 시작으로, 손가락 한 개의 놀이 행동들이 나타났다.


 이현이가 오른손 검지 손가락 한 개로 그림책 속 팝업을 펼쳤다. 피아노의 건반 누르기, 볼풀공 굴리기, 촉감책 만지기, 버튼 누르기 등도 가능.

손가락 하나로
손, 손가락


사고를 요구하는 놀이가 가능하다.


 타워에 공을 넣으면 '데구루루' 위에서 아래까지 내려가는 놀잇감이 있다. 타워 꼭대기에 원숭이가 있어 단순히 원숭이 타워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타워에 공을 넣는 놀이가 가능해졌다. (이현이 생후 338일, 이준 생후 341일)


타워의 길 위에 공을 넣으면 공이 굴러 내려간다는 것을 인지했다는 사실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현이는 공을 넣고 공이 아래로 내려가 바닥으로 굴러가면 다시 공을 잡아 타워에 넣었고, 이준이는 보다 정확히 공을 넣고 싶어 했다. 타워 꼭대기에 있는 원숭이는 입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어 그 구멍에 공을 넣을 수 있는데 이준이는 바로 원숭이 입에 공을 넣으려고 시도했고, 성공했다.

타워에 공 넣기_이준
타워에 공 넣기_이현

 모양 끼우기가 일부 가능하다.


 원기둥을 끼워 넣을 수 있는 네모 블록이 있다(네모 블록 가운데에 원기둥이 들어가도록 구멍이 뚫려 있음).

처음에는 아기의 손을 잡고 함께 원기둥을 잡아, 기둥이 들어맞는 네모 블록에 끼워주었는데, 이젠 혼자서 이 놀이를 할 수 있는 아기들.


물론, 한 번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11개월 초반에는, 원기둥을 잡은 손의 각도가 맞지 않아 원기둥을 끼우지 못하기 일쑤였고 각도가 맞다한들 조준을 잘하지 못할 때도 많았다. 시행착오 중, 우연히 원기둥을 끼워 맞추면 우리는 박수를 쳐주었고, 아기는 좋아했다.


 11개월 후반,  원기둥이 구멍에 맞춰지지 않을 때, 원기둥을 다른 손으로 옮겨 잡는 등의 방법으로 각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쉽게 원기둥은 제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원기둥 끼우기

아기들이 원기둥 끼우기를 잘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도형 상자를 제시했다.

여러 가지 모양이 있고 그 모양들과 맞는 구멍에 모양을 넣을 수 있는 원목 도형 상자. 그러나 아기들은 이를 어려워했다. 그나마 동그라미 넣기는 우연히 성공했지만 말이다.


 바로 여기에 모양 끼우기의 일부가 가능하다고 쓴 이유가 있다. 원기둥, 동그라미 모양만 끼우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 원기둥은 모양이 단순하고 각이 져있지 않아 구멍에 조금만 맞아도 끼우기가 쉽다.

그러나 사각형, 삼각형, 별 모양은 어떠한가. 아기들의 소근육 조절력과 인지의 수준을 보다 더 요구한다.

지금 아기들은 도형 상자에 맞지 않는 모양들을 끼우려고 시도하거나, 부딪혀보며 열심히 놀이하고 있다. 조금 더 크면 다양한 모양들도 제 집을 찾아 "쏙"들어가는 날이 올 것이다.


바구니에서 넣고 빼는 것을 반복하며 놀이한다. (한두 번의 정리 경험관 연결하기)


 바구니나 통에서 놀잇감을 빼내는 것, '우르르' 쏟아내는 것은 아기들에게 쉬운 놀이 중 하나. 거기에 '넣기'가 가능해졌다. 노란색 솜 공을 바구니에 넣은 이준이. 그리고 솜 공이 바구니의 바닥에 닿자마자 다시 꺼낸다. 이준이의 손에 쥐어진 솜 공은 바구니 속을 나왔다 들어갔다 하며 어질어질.

하루가 다르게 아기들의 이 놀이는 반복되었고, 생후 359일에는 바구니에 솜 공 넣기가 매우 자연스럽게 쉬운 행동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그리고 새로운 놀이 행동도 추가.

'바구니에 공 넣기- 빼기'에서 '바구니에 공 넣기-흔들기-빼기'로


 넣고 꺼내는 놀이가 가능해졌기에 이 행동은 일상에서도 자연스레 출연했다. 기저귀함에서 기저귀를 꺼낸 이준이. "이준아 기저귀 주세요" 말해보았다. 그리고 이준이는 다시 기저귀 함에 손을 넣어 기저귀를 꺼내 나에게 건넸다. 귀여운 행동 하나 더 추가요.

서랍을 열어 옷을 꺼낸 이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에는 아기들 옷이 한가득.


 놀잇감을 한 공간 안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은 정리의 시작과도 연결해 볼 수 있다. 꺼내 놀던 놀잇감을 원래의 자리에 넣을 수 있는 정리.

블록이 들어있던 바구니를 가지고 와 "여기에 쏙 넣어볼까?" 하며 블록을 건넸고 이현이는 그 블록을 잡아 바구니 안에 넣었다.

그리고 "와! 이현이가 블록을 쏙 넣었네?", "블록이 집으로 갔다~", "이현이가 정리도 할 수 있구나" 등의 말로 정리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물론 모든 블록을 바구니에 다 넣으며 완벽한 정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한 개, 두 개면 충분하다.


자기만의 놀이 방법으로 놀이한다.


 아기들의 놀이를 가만히 관찰하다가 아기들 나름의 놀이 방법이 있음을 발견했다.

한 번은 이준이가 모양 블록을 잡고 바닥에 부딪힌뒤, 옆에 있던 톱니바퀴를 손가락으로 쳐서 빠르게 굴렸다. 그리고 또다시 모양 블록을 잡고 부딪혔다. 다음은? 톱니바퀴 치기.

이 두 가지 놀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놀이하는 것이 아닌가. 한 가지 놀이만 반복하던 아기가 두 가지 놀이를 왔다 갔다 하며 놀이하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큰북(놀잇감)과 작은북(북 모양 그림책)을 가지고도 놀이하던 이준이.

큰 북은 북채로 두드려 '둥둥둥'소리를 내고, 작은북은 오돌토돌한 부분을 채로 긁어서 '드르륵'소리를 냈다. '둥둥둥'과 '드르륵' 두 가지 소리를 번갈아 들렸고, 이 패턴은 유지되었다. 큰북은 두드리기만 작은북은 긁기만. 이날 이준이만의 놀이 방법은 이러했던 것이다.


이현이도 마찬가지이다. 자기만의 새로운 놀이 방법을 발견하고 그 놀이를 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무언가 얼굴을 가릴 수 있는 놀잇감이 있으면 얼굴을 가리고 "아아" 소리를 내며 노는 이현이. 누가 먼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이현이는 자신만의 '얼굴 가리고 소리 내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칭찬을 받으면 좋아한다. (올바른 칭찬 방법)


나팔 불기, 모양 맞추기, 타워에 공 넣어 굴리기, 바구니에 물건 넣기 등 아기가 새로운 행동을 했을 때마다 우리는 박수와 함께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으며 아기는 우리의 반응에 만족한 듯 똑같이 박수를 치거나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칭찬을 받았던 행동을 한 뒤 바로 성인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박수를 쳐달라는 것이다.

 웃어 달라는 것이다.


 귀여워라.


아기의 행동을 놓쳐 박수를 쳐주지 못하면 아기는 혼자서 박수를 치기도 하고, 우리를 응시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행동은 이현이가 보다 강하다. 이준이는 딱히 반응을 보여주지 않아도 자신이 성공한 행동을 가만히 반복할 때가 많다. 마치 연습을 하듯 말이다.


일반적으로 칭찬해주면 좋아하는 것은 당연. 하지만 그 칭찬에 대한 지속적인 반응 요구는 두 아기가 달랐다.


하지만 성인들이 해주어야 하는 칭찬은 같아야 한다. 같은 말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가 모두 적절한 칭찬을 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와 우리 이현이 대단하다", "이준이 멋지다"라는 등의 칭찬은 적절하지 않다. 아기가 훗날 커서 이러한 칭찬을 반복해서 듣는다면 오히려 부담감을 가지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호하는 등 과도한 칭찬은 아기가 계속 그 과함을 요구하게 만든다. 어느 날 환호하지 않고 "잘했어"한마디로 끝나는 칭찬을 들으면 아이는 그 말을 칭찬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이준이가 블록을 쌓았네, 잘했다", "와! 이현이가 혼자서 공을 굴렸구나"라며 아기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말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평소보다는 조금 높은 톤의 목소리, 미소, 작은 감탄사가 함께 하면 좋다.


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하다.


 아기는 하고 싶은 놀이, 하고자 하는 행동을 꼭 하고자 한다. 고집이 더 강해졌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생각이 명확해졌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준이가 원숭이 타워에 빨간색 공을 넣고 있다. 놀이 중 빨간 공이 멀리 굴러가버려, 근처에 있던 하늘색 공을 건넨 적이 있는데 이준이는 이를 잡지 않고 굴러간 빨간 공을 가지고 와 놀았다.  


싫음의 표현 방법으로 등장한 행동은?


 한참 이유식을 먹던 도중 갑자기 표정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린 이현이. 더 이상 먹기 싫다는 표현인가 싶었지만 확실하지 않아 한 번 더 권유했다. 그러자 이현이는 "으"하며 고개를 좌우로 번갈아 움직이는 것이 아닌다.

완강한 싫음의 표현. 그리고 그 표현방법 중 하나인 '도리도리'가 등장.

하지만 이 표현방법은 빈번하지 않았고, 이준이는 아직 보여주지 않았다.

11개월에 나타났지만 이 이후에 보다 많이 출현할 것 같은 싫음의 '도리도리'이다.


행동을 모방한다.


바닥에 있는 먼지를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일명 '돌돌이' 우리가 이 돌돌이의 손잡이를 잡고 바닥에 굴리는 모습을 아기는 많이 보아왔다. 그리고 아기들도 성인들처럼 돌돌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기가 돌돌이의 긴 손잡이를 잡고 바닥에 굴릴 때 "이준이 청소하네~ 청소"라며 행동을 이야기해주었다.

아기가 바닥에 있는 무언가를 제거하고자 돌돌이를 굴리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놀이일 테지만, 아기의 행동을 말로 이야기해주는 것은 꼭 필요하다.

돌돌이 청소

일상생활에서의 행동을 모방할 뿐 아니라, 놀이행동도 곧잘 모방하는 아기들.

원형 블록을 바닥에 굴려주니 아기도 손에 쥐고 있던 원형 블록을 굴렸다.

놀잇감 전화기를 귀에 대고 "여보세요"라고 말하면, 아기도 전화기를 귀 근처에 가져다 댄다.


또한 아기들은 서로가 서로의 행동을 모방하기도 한다.

이현이가 코를 찡긋하는 표정을 지어, 이준이에게도 권해보았다. "이준이도 킁킁킁해볼까?" 하면서. 처음에는 이 표정을 하지 않던 이준이는 어느새 이 표정을 따라 하고 있었다.


알아듣고 행동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났다.


 9개월쯤부터 간단한 말들을 이해하던 아기들. 그 능력은 보다 발달했다.

특히 '주세요'의 의미를 알고 행동으로 실천하는데, 이 모습에 귀여움을 느껴 한동안 '주세요 놀이'를 실컷 했다.


아기가 손에 자동차를 쥐고 있다.

"주세요"하며 양손을 내밀면 아기는 손 위로 자동차를 건네준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하면 아기는 웃어준다.

아기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은 자동차뿐 아니라 공, 블록 등 다양한 것들이었으니 그에 따라 우리가 건네받는 놀잇감 종류도 다양해졌다.



자동차를 가리키며 "자동차 놀이할까?" 하고 물어보니 자동차를 꺼내서 잡기도 한 아기. 사실 이러한 말은 아기가 알아듣는 것 일 수도 있지만 내가 자동차를 가리킨 행동에 자동차를 발견해서 잡은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전의 일들을 기억하고 있다.


 아기의 행동을 통해 기억력의 발달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아기에게 북채를 주었다. 북채를 잡은 아기는 작은북을 꺼내 두드리기 시작. 북채로 북을 두드리며 놀았던 것을 기억한 것이다.

 분유를 타서 가져오는 곳이 부엌임을 알고 그쪽을 응시하며 기다린다.

기저귀가 있는 위치를 알고 가지고 온다.

서랍장에 옷이 들어있는 것을 알고 서랍장을 열어 옷을 꺼낸다.


'o', 'ㅂ', 'ㅁ'소리의 옹알이 


11개월 이준이가 내는 대표적인 옹알이 소리는 '에비, 에버, 에비비, 오브브, 어버, 어부' 등이며, 이현이는'무, 무-우, '이다.

아기들 만의 의미가 담긴 옹알이 소리와 함께 이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비슷한 말도 조금씩 한다.

예를 들어 손가락으로 여기저기 가리키면서 '이거 이거' 한다.

물이 튼 컵을 가리키며 '무'한다.

별 모양 블록을 보며 '벼' 한다. 한 번은 이준이가 별무늬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이현이가 별 무늬를 가리키더니 "벼"했다.


또한 그림책을 보면서, 창밖을 구경하면서 등 다양한 상황에서 옹알이를 하는 아기들이다.


감탄사를 보다 자주 한다.


 감탄사는 이준이 보다 이현이가 많이 하는 편인데, 긍정과 부정을 표현하는 감탄사가 명확히 구분된다.

아기 식탁의자에 앉아 가지고 놀던 뚜껑을 떨어뜨린 이현이. 뚜껑을 주워주자 "아!" 하는 감탄사로 기쁨을 표현했다.


가지고 놀던 비닐이 날아가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가자 "하" 한숨 쉬고 우리를 쳐다보기도 한 이현이. 이때 이현이의 눈은 "도와주세요"를 말하는 듯했다. 그리고 원하는 것이 해결되면 이현이의 트레이드 마크인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좋아하는 소리가 있다.


 일찍이 아기들은 좋아하는 소리가 있었다. 가령 뱃속에서부터 들었던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 비닐을 만졌을 때 나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 높은 음의 노랫소리 등.

11개월에는 보다 구체적인 소리에도 반응하며, 여러 가지 소리를 들었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에 박수를 치거나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


 다양한 집안 사물들의 소리를 들어 볼 수 있는 책을 통해 사물 소리들을 들려주었다. 그중에서도 이현이는 텔레비전에서 들리는 '랄라라'소리와 비누의 '뽀봉' 하는 소리에 즐거움을 느꼈다.

이준이는 동물 사운드북을 통해 동물의 울음소리를 가만히 들어보고 코끼리와 악어 소리에 입을 벌려 웃어 보였다.


소변을 본 뒤 기저귀를 만진다.


 소변을 보았을 때 느낌을 조금씩 아는 것 같은 아기들.

이현이가 기저귀만 차고 있을 때, 갑자기 손으로 기저귀를 잡더니 표정을 찡그렸다. 처음에는 뭐가 불편하가 싶어 기저귀를 확인해 보았는데, 소변을 많이 해서 묵직했으며 방금 소변을 보았음을 알리듯 따뜻했다. 생후 339일째의 일이다.

 이후 이준이도 기저귀를 잡을 때가 있었고, 확인해 보면 소변을 많이 한 상태였다.


그림책을 보는 집중도가 높아졌다.


 일찍이 그림책을 보여주어서 그런지 아기들은 그림책을 점점 더 잘 보고 있다. 그중 페이퍼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편.


 페이퍼 북은 아기가 잡고 넘기기에 날카로울 수도 있고 잘 찢어지기 때문에 직접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겨 보기는 힘들다. 때문에 나는 하루에 한 권-두 권 정도만 페이퍼북을 읽어주었으며, 아기의 집중이 멈추는 순간 굳이 많은 양의 페이퍼북을 다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11개월 아기들은 어느 정도 페이퍼북에 집중하며, 페이지도 넘길 수 있다.

물론 집중을 위해서는 다양한 책 읽기 기술이 요구되고,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면서 그 과정 중에 생기는 찢김은 반복해서 보수해 주어야 하지만 말이다.


그림책 보는 아기들


음식에 대한 선호가 분명해지고 있다.


 하루 세끼 이유식을 먹이기 시작하면서부터 음식을 잘 먹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이 생기고 있다.

특히 이현이는 후기 이유식인 진밥을 어느 순간  잘 먹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일지 찾아보면서 다른 종류의 진밥을 줘보기도 하고, 스스로 먹을 수 있게 수저와 그릇을 주기도 했지만 먹지 않은 이현이.


혹시나 하고 맨밥을 주었는데 이현이가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닌가. 입에서 느껴지는 진밥의 느낌이 싫었던 것이다. 이날을 계기로 이현이에게는 진밥이나 죽보다 흰밥에 국을 조금씩 주기 시작했다.


 이와 반대로 이준이는 진밥, 죽 형태의 음식을 잘 먹는다. 조금 씹어서 넘기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딱딱함이 느껴지는 것은 바로 뱉어버리는 이준이.

쌍둥이인데 둘은 입맛에서도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마신 물을 뱉어낼 수 있다.


 빨대컵으로 물을 마시고, 어느 순간 입에 머금은 물을 밖으로 뱉어낸 아기들.

처음에는 큰 의도 없이 실수로 물을 뱉은 것인데, 이후에는 물을 뱉는 방법을 알고 마치 장난처럼 이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매번은 아니지만, 물을 충분히 마신 다음 가끔씩 이 행동은 나타났다.


11개월에도 여전히 사건사고


 2021년 3월 10일 아기들 생후 339일째의 일이다.

두 아기가 가습기를 두드리고 밀며 놀다가 결국 가습기 안에 있던 물을 쏟았다. 나는 이를 발견하고 바닥의 물을 닦았다. 그 와중에 아기들은 엉금엉금 기어 남편의 서재로 이동했고, 옷도 젖었던 아기들은 복도에 물길을 만들어 놓았다.


어디선가 "엄마", "엄마엄마"하는 울음 섞인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를 따라가면 식탁 밑에 들어가 기둥 잡고 서있는 아기 발견. 이젠 키가 제법 커서 머리가 식탁 천장에 닿는데, 그게 불편했던 모양이다.


낮잠 시간. 이현이가 물고 있던 쪽쪽이가 사라졌다. 그리고 쪽쪽이를 발견 한 곳은 서랍장 안.

이현이가 서랍 문을 열어 쪽쪽이를 넣어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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