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대소집단 활동(게임)

규칙이 있는 활동

by 별리

대소집단활동 시간은 초등학교의 수업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학교에 과목별 수업시간이 있듯이 유치원에는 대소집단활동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수업)이 진행된다.


정해진 자리에 앉는 것과 선택하는 것


아이들이 매트 위에 모두 모여 앉아 있다. 키가 작은 아이들이 앞쪽에 키가 큰 아이들은 뒤쪽에 앉는다. 신장과 성향을 고려해 자리를 배정해 주었고 자기 자리를 알고 있는 아이들은 정해진 자리에 앉아 나를 기다린다.

한 번은 아이들의 자율성을 우선해 앉고 싶은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때는

"희주야! 안 보이잖아"

"선생님 민식이가 불편하게 해요"라는 말들을 들어야만 했다. 불편함을 느끼는 아이들이 생겼고, 분쟁이 빈번했다. 결국 다시 정해진 자리에 앉도록 지도할 수밖에 없었다. 계획한 수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급하게 원래의 자리로 아이들을 돌려보내는 방법을 택했지만 늘 두 가지의 생각이 격돌을 하고 있다.

모든 아이들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눈 맞출 수 있는 있는 자리여야 공평하게 수업을 해나갈 수 있기 때문에 교사의 재량으로 자리를 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첫 번째 생각! 놀이 중심, 유아 중심의 유아교육을 생각한다면 분쟁이 있더라도 아이들 스스로가 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 번째 생각의 격돌이다. 이 부분이 늘 고민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직도 여기에 대한 답은 내리지 못한 상태이다.


대소집단 활동을 위해 모였어요

대소집단 활동의 문을 열다


"OO반 친구들 다 모였나요?" 나의 물음에 우렁찬 대답이 메아리쳐 되돌아온다.

"네!!"

그리고 가장 먼저 인사를 나눈다.

간단하게 "배꼽손 인사~ 선생님 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하기도 하고 "안녕~안녕~ 선생님, 안녕~안녕~ 친구들. 오늘 다시 반나 반갑습니다. 안녕 안녕 안~녕"이라며 노래 형식의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인사를 나눈 다음에는 오늘의 날짜, 요일, 날씨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도 간단하게 말로 할 수 있지만 노래를 동반한 손유희를 할 때가 많다. 손을 움직이는 간단한 동작과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날짜와 요일, 날씨를 알아보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 손유희에 충분히 익숙해져 있어, 즐겁게 따라 한다. 미리 집에서 오늘의 날짜, 날씨를 알고 온 아이들은 유독 더 큰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렇게 대소집단활동을 알리는 오프닝이 잘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오늘의 대소집단활동이 시작된다.


활동 전 필요한 것은 동기유발!


여러 가지 대소집단 활동 중에서도 오늘은 게임 활동이 주 무대이다. 게임은 재미있지만 특히 규칙이 많고, 게임에 참여하기까지 내 순서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많은 인내심이 요구되는 활동이라 생각된다. 게임을 하기 전 아이들의 동기를 유발해야 한다. 이것이 유아중심 교육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수수께끼를 준비했다.

"봄에 볼 수 있는 곤충이에요"

“윙~하며 날아다니지요"

“뾰족한 침을 가지고 있어요"

몇 가지의 힌트만으로도 아이들은 쉽게 수수께끼의 정답을 맞혔다.

"벌!", "벌이요!"

"맞아요. 벌이예요. 우리가 어제는 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신체표현을 해보았는데 오늘은 우리가 벌이 되어 게임을 해볼 거예요"

아이들은 환호한다.

"야호~ 신난다!", "재미있겠다"

그리고 게임에 필요한 여러 자료들을 소개한다. 내가 준비한 게임 방법 말고도 아이들이 이 자료들로 어떻게 게임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

오늘의 게임자료는 꿀벌 머리띠, 벽돌 블록, 꿀통, 꽃 모양 종이, 칠판이다.

“이 자료들로 어떤 게임을 할 수 있을까?” 나의 물음에 지환이가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모든 아이들이 한꺼번에 이야기를 하게 되면 활동 진행이 어렵기에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경우 먼저 손을 들 수 있도록 했고, 보통 아이들은 나의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한 팔을 번쩍 들어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 낼 준비를 한다.

그런데 오늘은 지환이만 손을 들었다.

“지환이가 말해볼까?” 그리고 지환이는 마치 정답을 말하듯 “머리띠를 쓰고 달려가서 꽃을 가지고 빨리 오는 거예요!!” 한다.

눈치도 빠르고 인지적으로도 꽤 빠른 편에 속하는 지환이다. 지환이의 말을 힌트 삼아 옆에 앉아 있던 새빛이도 외친다. “맞아요! 꿀벌이니까 꽃에는 꿀이 있으니까 꽃을 가져오는 거예요”

두 명의 아이를 시작으로 나머지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손을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내가 한 아이를 지목하기도 전에

“벽돌 블록은 세워놔요!”

“아니야 벽돌 블록은 들고 달리는 거야”

“꿀벌 흉내를 내요!”등등 의 말들이 쏟아지고 교실은 금세 왁자지껄해진다.


말하기와 경청하기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수 다섯 번 시~작” 아이들을 집중시키기 위한 방법은 많다. 그중 숫자 박수로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다시 활동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차분해진 아이들에게 한 사람씩 이야기를 하고 친구가 이야기할 때, 왜 그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야 하는지 를 설명해 준다. 이 과정은 대소집단 활동을 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만큼 아이들이 지키기 어려워하는 약속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가 한꺼번에 다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맞아요 무슨 말인지 들리지 않겠죠. 손을 들면 손을 든 친구 중에서 선생님이 이야기해보라고 한 친구 먼저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리고 친구가 이야기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 그래 잘 알고 있구나! 친구가 하는 말에 귀를 쫑긋 하고 들어주는 거예요. 할 수 있나요?”


“네네 선생님”

아이들의 힘찬 대답을 다음으로 다시 게임 방법을 정해 본다.


게임의 순서


다양한 아이들의 의견을 듣고 어떤 의견대로 하면 좋을지 다수결의 원칙을 적용했다.

꿀벌 머리띠를 쓰고 벽돌 블록으로 만든 길 위를 밟고 지나가 칠판에 붙여놓은 꽃 모양 종이를 떼어 꿀통에 담아 다시 돌아오는 게임을 생각했는데, 여기에 아이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져 벽돌 블록 위를 밟아 가는 것이 아니라 블록을 세워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뛰어 넘어가는 방식으로 게임 방법을 정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게임 방법이 선정되면, 팀을 나누고 본격적인 게임을 하게 된다.


팀을 나눌 때부터 아이들은 같은 편이 되고 싶은 친구가 있음을 자신도 모르게 티를 낸다.

현서가 상자에서 초록색 공을 뽑아 초록팀이 되었다. 이미 초록팀이 된 시우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에이~싫은데"

현서가 이 말을 듣는다면 기분이 어떨지 아직 다섯 살인 시우는 알지 못한다. 다행인 것은 현서도 시우의 말을 듣지 못했다. 5살 유아가 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여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

팀 대로 나누어 앉은 아이들. 각 팀의 한 사람씩 나와 출발선에 서서 게임을 기다린다. 빨간 팀의 첫 선수인 수아가 먼저 출발선 앞에 서자 같은 팀인 윤우가 “수아야 잘해~!”라며 외친다.

수아는 고개를 다부지게 끄덕이고 꿀벌 머리띠를 착용한 뒤 꿀통을 꼭 쥔다.

열심히 게임을 하는 아이들

그리고 '삑-'하는 호루라기 소리에 따라 각 팀의 선수들은 빠르게 움직인다. 팀원들의 응원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진다.

첫 게임의 승자는 수아!

“수아가 먼저 꽃을 따고 들어왔네요? 빨간 팀 1점!”

나는 점수판에 1점을 표시하는 하트 스티커 한 개를 붙인다. 실망한 표정의 초록팀 하준이 . 그러나 점수 부여는 이게 끝이 아니다.

“초록팀 하준이는 약속대로 벽돌 블록을 무너뜨리지 않고 점프를 잘했지요? 그래서 초록팀도 1점!”

초록팀 점수판에도 하트 스티커 한 개가 붙었다.

게임에서 빨리, 먼저 하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 규칙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한 일 임을 알려주는 방법인 것이다. 각 팀의 점수판에 하트 스티커가 한 개씩 붙을 때마다 아이들은 환호한다.

점수판

게임은 순서대로 진행되고 있다.

자기 차례를 기다리기 힘든 민식이는 자신이 앉은자리에서 벌러덩 뒤로 눕기도 하고, 엎드리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옆에 앉은 라은이는

"선생님 민식이 좀 보세요"한다.

민식이가 바르게 자리에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릴 수 있도록 몇 차례 지도하다 보면 이내 민식이의 차례가 된다. 그리고 민식이는 열정적으로 게임에 참여한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규칙을 지키지 않는 또는 선생님 말을 듣지 않는 아이로 보일 수 있지만, 내 눈에는 그저 귀여운 아이이다.

12월 생으로 아직 어리기도 하지만 실제 활동할 때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어떤 교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을까.


16명의 아이들이 한 번씩 게임에 참여했다. 게임 후에는 몇 아이들이 "선생님 또 하고 싶어요", "한 번 더해요"라고 요구할 때가 많다. 사실 아이들은 자신의 차례에 게임을 하기 위해 열심히 응원했고, 인내를 가지고 기다렸을 것이다.

그런데 한. 번. 만 게임을 하는 것은 실망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오늘은 조금 더 융통성을 발휘하기로 했다.

"그럼 한 번씩 더 게임을 해보도록 할까요?"

나의 물음에 아이들은 "와"하며 함성을 지르기도 하고, 일어나서 폴짝폴짝 뛰기도 했다.

두 번째로 게임을 할 때는 벽돌 블록 위에 벽돌 블록을 한 개를 더 쌓아 두 개의 벽돌 블록을 뛰어넘어 보기로 했다. 게임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하기보다 아이들과 의견을 나누어 게임 방법을 변형시키면 아이들의 재미와 몰입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게임은 시작되었고, 처음처럼 16명의 아이들이 모두 참여 한 뒤에 게임은 끝이 났다.


게임 활동 뒤에는 승자와 패자가 나뉘게 되지만 5살 아이들에게는 최대한 무승부를 만들어 모두가 승자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졌을 때의 감정을 느끼고 이를 극복하는 경험도 아이들에게 필요하지만 오늘의 게임은 무승부!

기분 좋게 게임이 마무리되었다. 게임 방법과 규칙을 아이들과 함께 정했듯이 게임 마무리도 아이들과 함께 한다. 사용한 벽돌 블록을 제자리에 정리하고 꿀벌 머리띠와 꿀통도 나에게 가지고 오는 아이들. 활동 후에 선생님을 도와 정리를 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학기 초에 비해 많이 성장했음을 다시금 느낀다.

그리고 나는 다음 일과를 또 한 번 알린다. "OO반 우리 이제 바깥놀이 갈 준비 하자~"

아이들의 놀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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