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좋아하는 유치원 바깥놀이

야호! 바깥놀이 시간이다!

by 별리

꼭 필요한 바깥놀이 시간


자유놀이시간과 비슷하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간이 바로 바깥놀이 시간이다.

유치원에 있는 실외 놀이터에서 놀이를 하기도 하고 유치원 주변으로 산책을 나가기도 하면서 아이들과 바깥활동을 한다.

바깥놀이는 우천, 미세먼지, 황사 등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하루에 한 시간 이상씩 바깥놀이를 해야 한다는 교육과정의 지침에 따라 실제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따를 때가 많다. 상황에 따라 바깥놀이를 가지 못할 때에는 유치원 내에 실내 놀이공간에서 대체 활동을 하고 있다.

바깥 놀이터, 외부라는 공간은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왜 그럴까?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아이들은 행복함과 즐거움을 느끼고 이는 곧 긍정적 정서를 만들어내 아이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다. 때로는 넘어져 다치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자신의 신체를 조절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흙, 돌멩이, 나뭇잎, 나뭇가지 등 자연물을 사용해 놀이하며 자연과 가까워지고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다.

굳이 바깥놀이의 좋은 점들을 생각해 내지 않아도 잠시 우리의 어린 시적을 떠올려 본다면 바깥놀이가 아이들에게 필수적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친구들과 서로 잡고 잡히며 놀이했던 기억, 모래로 소꿉놀이를 했던 기억,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곤충 채집 등등. 바깥에서 한 다양한 놀이들은 재미있었고 그 재미는 어릴 때만 누릴 수 있던 보석 같은 기억이 되어 있다. 가장 재미있었던 어린 시절의 바깥놀이는 어렸기 때문에 가능했고, 이를 통해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 성인이 된 지금 이러한 놀이를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 되었다. 하지만 바깥놀이가 아이들에게 주는 그 재미와 행복은 짐작할 수 있다. 나의 어린 시절이 그러했기에..

때문에, 오늘도 아이들과 바깥 놀이터에 나가기로 한다.


바깥 놀이터에 나가기까지


"바깥 놀이 가기 전에 화장실 한 번씩 꼭 다녀오세요"

바깥놀이 도중 화장실에 다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 다시 실내로 들어와야 하고 아이와 화장실에 가는 동안 다른 아이들은 실외에 그대로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바깥놀이를 나가기 전, 필수적으로 화장실에 다녀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화장실에 다녀온 아이들은 자신의 장 앞으로 가 겉옷을 꺼내 입는다. 옷을 미리 잘 접어 두었기 때문에 옷을 꺼내 입는 것은 아이들에게 식은 죽 먹기이다. 그러나 5살 아이들에게 지퍼를 올리는 것, 단추를 채우는 것은 아직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선생님 이거 올려주세요" 지환이가 다가와 말한다.

지퍼를 그냥 올려줄 수도 있지만, 올려줌과 동시에 지퍼 올리는 방법을 이야기해주었다. 옷을 다 입은 지환이는 "아직 다 배우지 못해서 그런 거예요! 배우면 혼자 할 수 있어요"라며 웃음을 보인다.


아이들 중에는 집에서 선크림이나 모기퇴치제를 가져오는 아이도 있다. 엄마와 바깥놀이를 나가기 전에 선크림 바르는 것을 약속했을 아이들은 옷을 다 입고 스스로 선크림을 바른다.

이때 나 또한 준비할 것들이 있다. 아이들의 놀이 모습을 담아줄 카메라, 아이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호루라기 등을 챙긴다.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옷을 잘 입었는지 확인한다. 준비가 모두 끝났다.

"OO반~ 우리 이제 바깥놀이 나가 볼 까요?"

"네!!"


바깥놀이를 나갈 때는 짝꿍을 정해 두 명씩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한 시야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짝꿍의 손을 잡고 이동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빨리 바깥놀이를 가고 싶은 아이들은 짝꿍의 손을 잡고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줄 서기를 한다.


짝꿍 손 잡고 나갈 준비 완료!

마치 내가 대장 인양 맨 앞에 서서, 두 명씩 손을 잡은 작은 제군들과 출동하는 기분이다.

아이들은 기대감에 차있고 위풍당당하며, 한 없이 즐겁다.

바깥놀이를 나가려면 아직 한 가지 관문이 더 남아 있다. 바로 신발을 신는 것.

16명의 모든 아이들이 현관에 우르르 몰려나와 신발을 신지 않는다. 앞에 줄 선 아이들부터 4명씩 현관에서 자신의 신발을 찾아 신고 신발을 다 신고 나서는 나머지 친구들을 기다린다.

단체로 활동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을 잘 듣는 경우가 많다. 빨리 바깥놀이를 가고 싶어서 일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선생님 신발 다 신었어요!!" 마지막에 신발을 신었던 민식이까지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이제 정말 바깥으로 나간다.


술래가 두 명이어도 괜찮아요


햇살이 비추고 조금은 찬 듯한 바람이 불고 있다. 아이들도 나도 바깥놀이를 나오니 기분이 한 결 좋아짐을 느낀다. 놀이터에 도착해 자유놀이가 시작된다. 물론 안전규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시작된 자유놀이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몇 명의 아이들은 벌써 술래를 정해 놀이하고 있다.

술래가 뒤돌아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칠 동안 다른 아이들은 빠르게 술래를 향해 전진한다.

술래가 아이들을 잡으러 달릴 때 잡히지 않기 위해 빠르게 도망가면서도 잡힌 아이가 술래가 되진 않는다. 아직 이 놀이의 규칙을 정확히 모르는 5살 아이들은 그저 잡고 잡히는 것이 재미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술래가 되길 원한다. 소수만이 하는 특별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일까.

결국 하고 싶은 사람이 다음 술래가 되었다.


"나 술래 안 해봤어. 내가 할래"

"나도 술래 같이해" 이번에는 술래가 두 명인 모양이다.


난 술래는 한 명 만 해야 한다거나 술래가 잡는 사람이 다음번 술래가 되어야 한다는 정확한 놀이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우리끼리의 방법대로 놀이하는 아이들이 순수해 보이고 예뻐 보여서만은 아니다.

친구와 함께 놀이하며 아이들은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내고 찾아낸다. 이는 오랜 교육 경험에서 나온 나의 생각이다.

하고 싶은 사람이 술래를 돌아가면서 하다가 한 명, 두 명 또는 세명이 술래가 돼 보기도 하다가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놀이를 하던 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아이들은 그 원인을 궁금해하고 놀이에 규칙을 더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술래의 숫자가 많아졌을 경우 술래가 도망 다니는 아이를 쉽게 잡게 되고, 놀이는 금방 끝난다. 그러면 아이들은 생각할 것이다.

"술래가 너무 많아"

술래는 자연스럽게 한 명이 되고, 아이들은 더 재미난 놀이 방법을 찾아 서로의 머리를 맞대게 될 것이다.


모래만 있어도 다양하게 놀 수 있어요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윤재가 삽을 들고 흙을 퍼낸다.

"웅덩이를 만들 거야!!" 윤재의 혼잣말에는 대단한 결의가 느껴진다.

한참 동안 흙을 퍼낸 자리에는 깊은 골이 생겼다. 그것을 본 새빛이는 "와! 나도 같이 하자"라며 윤재의 놀이에 일원으로 참여했다.

둘은 흙을 조금 더 파더니 물이 필요하다며 나를 찾아왔고, 나는 아이들이 원한대로 양동이에 물을 담아 만들어진 웅덩이에 물을 넣어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환호했다.

"와!!"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물은 금세 모래로 흡수되어 부은 만큼의 물은 남아있지 않고 아주 적은 양의 물만이 남아있게 되었다. 아이들이 실망할까 봐 물을 더 떠 오려고 했지만 예상외로 아이들은 아쉬워하지 않았다.

"물이 사라졌다"윤재가 말한다.

"사라졌다! 흙이 젖어버렸어" 새빛이가 맞장구를 친다.

"만져보자!!"윤재는 물에 젖은 흙 위에 손바닥을 대어 꾹 누른다.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다.

이번에 새빛이가 젖은 흙을 뭉쳐 동그란 모양을 만들더니 외친다.

"우왓 이건 똥이다!!"

새빛이의 외침을 들은 몇 아이들이 달려오기 시작한다.

"어디? 어디??"

'똥'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는 5살 아이들이다.


물웅덩이를 만들고 싶었던 아이들의 놀이는 어느새 젖은 흙 위에 손바닥, 발바닥을 찍거나 젖은 흙을 뭉쳐 모양을 만드는 놀이로 탈바꿈하였다. 내가 바로 물을 떠 와 물에 부어 버렸다면 이렇게 재미난 놀이로의 전개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이의 반응을 살펴보고 기다렸더니 아이들은 놀이를 만들어 냈고, 그 놀이에 푹 빠져 바깥놀이 시간의 대부분을 보낸 것이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놀이하는 아이들을 발견할 때면, 고정관념 없는 아이들에게 놀이하는 방법을 배워야겠단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이들의 놀이는 성인이 생각하는 놀이보다 창의적이고 기발하다.


바깥놀이는 즐거워

놀이터의 필수 기구, 복합 놀이대


윤우는 복합 놀이대에 올라가 반복적으로 미끄럼틀 타기를 좋아한다. 오늘도 바깥놀이가 시작되자마자 윤우가 달려간 곳은 복합 놀이대였고, 지금도 계단을 올라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 뒤 나와 눈을 맞추며 "헤-"하고 웃음을 보인다.

평소 교실에서는 색종이 접기나 그림 그리기 등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는 차분한 활동을 좋아하는 마른 체격의 여자아이 윤우. 하지만 바깥 놀이터에서의 윤우는 굉장히 활발하고 적극적이다. 이런 아이의 적극성을 발현되는 것을 보면 바깥놀이의 힘을 새삼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윤우가 이번엔 지환이와 함께 놀이를 시작했다. 지환이와 같이 반복적으로 미끄럼틀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하나에서 둘이 된 미끄럼 타기는 보다 다양한 시도들이 가능하다. 둘은 기차처럼 허리를 잡고 앉아 미끄럼틀을 타기도 하고, 먼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 사람이 아래에서 기다리다가 뒤늦게 내려온 사람의 손바닥을 마주쳐주기도 한다.

"하이파이브!" 아이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진다.


라은이는 복합놀이대 위쪽에 자리 잡은 흔들 다리 위를 거침없이 달려간다. 그 뒤를 따라가는 시우!

"나는 아이쿠! 금연맨이다!!!"

보아하니 시우가 아이쿠 역할을 맡은 것 같다. 라은이는 아이쿠를 못살게 구는 악당 역할이겠지?

아이쿠는 안전교육을 할 때 유용하게 활용되는 유아 대상 애니메이션이다. 활동 중 보았던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은 아이들에게 해보고 싶은 하나의 역할이 되고, 놀이로써 나타날 때가 많다.

"아이쿠! 날 잡아봐라!" 라은이는 시우를 피해 더 빨리 복합놀이대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넓은 공터가 아닌 복합놀이대 위에서는 아이들이 더 쉽게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한번 더 안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라은아 시우야 달릴 때 조심하자!"

"네!" 아이들은 대답하지만, 여전히 다리는 빠르게 움직인다.


복합놀이대는 놀이터에 고정적으로 정형화되어있고,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구분되어 있는 등 아이들의 행동을 제약할 때가 많다. 동네 놀이터나 공원에 있는 놀이터만 가도 복합놀이대 앞에는 안내문 또는 경고문이 붙어있다.

'경사로로 올라가면 위험하오니 계단을 이용해주세요'

'손잡이를 잡고 이용하세요'라고 말이다.

안전을 위해 당연히 지켜야 하는 규칙이지만, 나는 가끔 아이들의 청개구리 같은 복합 놀이대 사용을 못 본 척할 때가 있다. 한번, 아니 두 번쯤은 아이가 생각한 방법대로 기구를 이용해보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물론 다치지 않는 선에서 아이를 잘 지켜봐야 하지만 아이의 자유를 허용해 주었을 때, 아이들의 성취감은 굉장히 높아진다. 나만의 방법으로 새로운 것을 도전했을 때 얻는 성취감. 이를 위해 조금의 허용은 괜찮지 않을까.

때론 나의 허용에 아이들이 다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배움이 찾아온다. 어떻게 하면 다치지 않고 놀 수 있는지 스스로가 발견하는 것이다.


바깥놀이의 마무리


바깥놀이도 어느새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다. 놀이 마무리 5분에서 10분 전에 미리 예고를 한다.

"이제 놀이 시간 10분 남았어요~ 조금만 더 놀고 정리합시다"

마지막 남은 시간 동안 아이들은 더욱 전력을 다해 놀이를 한다. 마치 처음 놀이를 시작할 때처럼 말이다.

"놀이시간 얼마 안 남았대! 빨리 놀자!" 다급한 현서의 목소리가 울린다.


놀이 시간 뒤에 항상 따라오는 시간은 바로 정리시간. 양동이, 모양 찍기 틀, 삽, 그릇 등 사용한 모래 놀잇감들을 정해진 자리에 넣고 나면 바깥 놀이터 정리는 금방 끝나는 편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몸에 묻어 있을 모래들을 털어낸다. 마무리 체조를 하면서 혹은 노래에 맞춰 몸에 있는 모래들을 탈탈 털고 나면 이제 교실로 갈 준비가 끝난다.

현관으로 들어와 신발을 제자리에 정리하고 교실로 이동한다. 교실에 도착하면 겉옷을 정리하고 손을 씻으러 간다. 이때에도 아이들에게 말해줄 것이 있다. 긴팔 옷을 입었을 때는 소매를 걷을 수 있도록 말해주고 꼭 비누를 사용하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

특히 비누 사용은 아이들이 까먹는 경우가 많다. 대충 물에만 손을 헹굴 때가 많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먼지들과 작은 모래들을 모두 제거하기 위해서 비누 사용을 알려주는 것이다.


서우는 손을 씻을 때 손바닥, 손등, 손가락 사이사이를 꼼꼼하게 잘 씻는 아이이다. 손 씻는 방법에 제시된 대로, 정석대로 손을 씻는 아이. 손 씻기 뿐만 아니라 볼일을 보고 옷을 다시 올려 입는 것도 꼼꼼하게 입는다. 보통은 내복을 바지 안으로 넣어 입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서우는 내복마저 겉으로 보이지 않게 안으로 잘 넣어 입는다.

오늘도 바깥놀이 후 화장실에서 손을 잘 씻은 서우! 가장 늦게 화장실에서 나왔지만 서우의 손은 매끈매끈하다.

손을 씻고 온 아이들은 16명의 모든 반 친구들이 나올 때까지 물을 마시기도 하고 그림책을 보면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나는 16명이 모두 적절한 휴식을 취할 때까지 기다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배고프다~", “선생님 밥 먹으러 언제 가요?"라는 물음이 들려온다.

실컷 놀았으니 배가 고플 시간이 된 것이다.

시간은 어느새 12시를 향해가고 있다. 점심식사를 하러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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