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중에서 어떤 게 마음에 드나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우리네 인생도 4계절이 있다.
황홀한 봄날도 있고 열받는 여름도 있다.
여름의 뒷마당엔 늘 가을이 웅크리고 있다.
언제나 좋은 것은 귀하고 귀한 것은 짧다.
봄과 가을의 길이가 짧듯이 인생도 그렇다.
봄날보다 겨울이 더 길고 좋은 날 보다 추운 날이 더 많다.
인생길이 매번 봄날이라면 누가 인생을 고해라고 했겠는가.
영아,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기, 중년기를 거치면 인생의 막장이 찾아온다.
무청 같던 시기가 지나면 누구나 푸른빛이 사그라든다.
푸른빛을 대체하는 색깔은 회색빛이다.
머리도 얼굴도 마음도 회색빛이 돌면 인생은 `허무`라는 글자를 껴안는다.
나는 이곳에서 `인생 그게 뭐라니?`라는 제목만으로도 벌써 44회째 글을 쓰고 있다.
인생이라는 광범위하면서도 막상 쪼개보면 다 거기서 거긴 우리네 생.
젊은 날은 풋풋했지만 가난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낫지만 몸과 마음이 푸석푸석하다.
청춘은 가난해서 슬펐고 지금은 쇠잔해서 슬프다.
특별할 것도 유별날 것도 없는 삶.
나 역시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심스럽게 생을 엮어왔다.
`살아보니 인생 별거 없더라.`
그 진부한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게 인생이더라.
찌그러지고 뭉개지면서도 파릇한 새살이 돋는 것이 인생이고,
당장 죽을 것 같아도 다시 희망의 등불을 찾아드는 게 인생이다.
절망과 좌절만 없다면 반드시 그 자리에 새 희망이 깃발을 꽂는다.
내가 그랬고 이웃이 그랬고 동네가 그랬고 나라가 그랬다.
일찌감치 나의 앙꼬가 되었던 독자들은 나의 인생길을 어느 정도 엿보았다.
그러나 최근 독자들은 100편이 넘는 글을 한꺼번에 다 읽어볼 순 없다.
책으로 엮어져 나온다면 몰라도.
한 편의 글을 읽고도 서둘러 나가야 할 입장이니까.
그래서 오늘은 지나간 글 중에서 그림이 들어갔던 글들을 다시 불러내보기로 했다.
마음을 모아 쥐고 손에 힘을 모았던 그림들이 잠시 묵혀있던 페이지를 탈출했다.
한 사람이 부족하나마 애쓴 흔적들이다.
시원한 그림은 아니더라도 이 더운 여름에 그림이 독자들에게 위로가 되고,
시각적 즐거움이 된다면 좋겠다.
인생은 이렇듯 글과 그림에서도 그 사람의 체취를 남긴다.
독자들은 어떤 그림에 마음을 퐁당 빠뜨릴지 그것도 궁금하다.
6개의 그림 중에서 왜 그 그림이 마음을 흔드는지,
어떤 그림이 매력적인지 심중을 털어내 보시라.
그 심중은 이 사람의 마음으로 다시 고여 들어 좋은 글과 그림이
되는 양분으로 자리할 것이다.
<아줌마 탐구하기 4화>`붕어빵의 계절`23년 12월 6일. A4 용지에 유화로 그린 그림.
<인생 그게 뭐라니? 1화> 이래저래 환장할 봄. 24년 4월 21일. 스케치북 파스텔화.
<브런치 1주년에 부쳐> 24년 6월 19일. 스케치북 파스텔화.
<이 여자가 사는 법> 일상의 가치. 23년 10월 4일. 해바라기 유화그림.
이 그림은 2019년 아들 결혼 선물로 현관에 걸어 준 그림.(떠난 그림들은 퀄리티가 좋고 집에 남은 그림들은
찌질이)
<상식은 맛있어 1화> 너 참 굉장하다. 24년 10월 16일. 노트에 볼펜으로 그린 그림.
캐리커쳐 차승원. 스케치북 파스텔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