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말]

일기장을 내며

by 김작가

난 좋은 아들이 아니다. 자주 웃고 말하기 좋아하는 모습은 집 밖에만 있다. 이것을 이중인격이라 놀리는 친구도 있다. 그래서 가장 불편한 상황은 친구와 부모님이 함께 있는 상황이다. 어머니 앞에서는 무뚝뚝한 아들, 친구 옆에서는 웃기 좋아하는 친구, 그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 줄타기한다.


왜 그런 고민을 하냐고. 아니,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됐냐고. 스스로 짊어진 책임감 때문이다. 칭찬 듣기를 좋아했고 질투가 많았던 둘째 아들은 형을 이기고 싶어했고, 잘난 사람이고 싶어했고, 남들에게 무시받는 것을 싫어했다. 자존심이 셌다. 하지만 집 밖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이 많았다. 조금씩 타협하게 됐다. 하지만 가족 앞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뭐든지 잘하는 아들이고 싶었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잘하지 않았다.


어머니 아버지에게 사근사근 말하지 못하는 성격을 아버지 탓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 잘못은 없다. 못난 나의 선택이었다. 얼마든지 노력할 수 있지만 힘들다는 이유로 바꾸지 않았던 건 온전한 나의 선택이었으니까.


산문집이 아닌 일기장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내는 이유는 솔직히 다 말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다. 둘째 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고, 어떤 일을 겪어왔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말을 써가며 문장을 꾸미는 것이 나의 능력 밖이기도 하지만 그런 표현은 자제하려고 했다. 단 두 명의 독자를 위한 글이라고 생각하며 썼다. 하지만 이 책은 대부분 29살 언저리의 고민을 담고 있기 때문에 또래의 친구들에게도 위로가 될 거라 믿는다. 취업 준비를 할 시기에 답은 없지만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힘을 주는 그런 친구가 있었다. 이 책이 그런 친구가 됐으면 한다.


내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바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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