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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9. 04 일기

가을이 오려다가 말았다

by 김작가

TV 속 사람들은 어떻게든 '잘'하는 것에 대해 말한다. 잘 살아가는 사람들, 잘 살아남은 사람들, 잘 난 사람들. 난 잘 사는 법에 대해 모른다. 잘한다는 게 어떤 건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 마음이 성숙해지면 그리운 게 많아진다. 대학교 OT에서 처음 소주를 박스 채 마시며 친하지도 않은 친구의 얼굴을 보며 웃기, 좋아하는 누나에게 고백을 하는 것, 다른 학교 아이와 소개팅을 하는 것. 서툴어서 그리운 것들. 잘하고 싶어하면서도 서툴었던 때가 가장 아름다웠던 걸까.


잘 살게 된다는 게 어떤걸까, 그것이 나를 속이고 친구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라면, 나는 자신이 없다. 혼자 모든 상처를 떠안는 편이 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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