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1 일기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운 날씨
영화<행복한 사전>의 한 장면이다. 사전출판부에 들어온 신입은 모든 게 낯설다. 주임이라는 분은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하고 사전출판부 출신이라는 선배는 지나치게 쾌활한 이상한 사람으로만 보인다. 그래서 였을까, 신입은 출근을 하고 첫 회식 때 선배가 권하는 맥주를 받지 않았다. "제가 맥주랑 친하지 않아서요." "그럼 사케를 마실 텐가?" "사케랑도 친하지 않아서요."
시간이 흘러 다시 회식자리. 이번에는 맥주를 한번에 들이킨다. 선배가 묻는다. "그러고 보니 이제 맥주도 마시는군요" "네, 이젠 다 마실 수 있어요." 신입이 친하지 않았던 건 맥주만이 아니었을거라 생각한다. 영화 속 신입처럼 내게도 가장 맛있는 술은 친한 사람과 함께 하는 술이었다. 그런 술을 마신 지 오래된 것 같다. 오늘따라 그때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