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 투 이탈리아>의 스티브와 롭의 여행을 보다가
영화를 볼 때면 '저 장면이 왜 들어갔을까' 싶은 장면들이 간혹있다. 그런 의문이 드는 순간은 두 가지로 구분 할 수가 있는데 첫번째는 '도대체 저 장면이 왜 들어간거야!!'이고, 두번째는 '어..? 저 장면은 왜 들어갔지?'같은 느낌이다. 생각하지 못하면 바로 지나가버릴 장면, 하지만 감독의 의도가 들어가있는 장면. <트립 투 이탈리아>를 보다가 발견한 컷이다. 당신이 꼭 보면 좋을 머스트컷이다.
친구 사이인 스티브와 롭은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둘은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고 서로를 깎아내리는 장난도 서슴없이 치지만 결국 둘이 여행을 갈 수 있는 이유는 고집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사람의 여행을 보다보면 나도 그런 친구와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스티브와 롭은 다른 여행지로 걸어서 이동하던 중 한쪽은 비탈길 한쪽은 계단인 길을 걸어간다. 스티브는 계단으로, 롭은 비탈길로. 스티브가 계단이 좋다고 말하자 롭은 "다리 근육에는 비탈길이 좋지"라고 답한다. 그러자 스티브는 큰 고민없이 비탈길로 간다.
친구 사이에 우정이 금가는 순간이 언제일까. 표면적으로 그것은 돈일 수도, 성격 차이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자존심인 경우가 많다. 자존심을 건드리고, 서로 고집을 부리다가 결국 자존심을 선택하며 친구는 미워하기로, 친구는 나쁜 놈인 걸로 결정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럼 나도" 저 말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