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그냥 일기
"글을 잘 쓰고 싶어요." 나는 어떤 종류의 글을 잘 쓰고 싶냐고 물었다. 묻고 나서 같은 질문을 내게 다시 물었다. "나는 어떤 글을 잘 쓰고 싶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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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이었을까. 글을 왜 쓰는 거냐고 질문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고, 같은 공간을 지나가는 학생이었고, 나는 그 공간의 직원이었다. .
"글쎄요. 뭐가 되려고 쓰는 거 같지는 않고, 나를 알고 싶어서요. 제가 쓴다는 글들이 소설이었다가 에세이였다가 시였다가 하는데, 쓰는 목적은 비슷한 것 같아요. 내 글을 보고 사람들이 즐거워했으면 좋겠다가 목적은 아니거든요. 내가 할말이 있어서 쓰는 것뿐이에요. 근데 지금 그런 거지, 나중에는 또 어떤 마음일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계속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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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1년이 지나는 동안 나는 정말 계속 글을 썼다. 그 공간의 직원일 때는 에세이를 썼고, 밤에는 산책을 하며 글감을 떠올렸다. 더 이상 그 공간의 직원이 아닐 때는 소설을 썼다. 그러나 지금은 나에 대한 글은 쓰지 않는다. 그것이 지금 가진 유일한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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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무슨 의미인지, 내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나도 모른다. 내게 글쓰기는 도구일 뿐인데. 두 번째 오는 슬픔은 하고 싶은 말만 쓰는 그런 글쓰기가 돈벌이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민한 감정은 다수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문장은 비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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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는 부디 잘하는 것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이 팔리는 시대에 태어나면 좋겠다. 뭔가 아련하게 끝났는데, 그냥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