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나누는 월요일

[에디터의 일기] 2018 11 11

by 김작가

내게 지난 주말에 뭐했냐고 물으면 난 고마울 거야.


각자가 보낸 주말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나는 이렇다. 평일에 쌓인 피로는 불금 대신 완벽한 혼자만의 시간으로 급속충전을 한다. 토요일 아침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꽉 채워 보낸다. 그 3일이 더이상 보탤 말이 없이 즐겁다.


"토요일 아침 8시 30분에 홍대역에 도착하고 <군산> 보기 전에 GS25에 들려서 스누피 커피우유를 사고, 그러다 새로운 메로나우유가 나온 걸 봤어. 1+1인 걸 보고 잠시 고민하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자 생각하며 결국 스누피 커피우유를 샀지. 아침 8시에 홍대는 전날의 잔상만 남아있어. 길거리의 사람들은 취해있거나 취해있거든. 2시간쯤 영화를 보고 나오면 다른 곳이야. 이미 홍대에는 성실히 주말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아 그리고 요즘 사람들은 코트를 많이 입기 시작하더라. 롱패딩도 슬슬 보이는 것 같고. 경의선숲길에는 '술길 싫어요 숲길 좋아요'라는 배너가 붙어있더라. 하긴 술 마시는 사람들 때문에 그 옆에 있던 코오롱 하늘채에 사는 사람들은 힘들었겠지, 소음도 그렇고, 위생도 그렇고, 치운다고 해봤자 냄새와 분위기를 똑같이 만들 수는 없을 테니까. 한때 연남동이 정말 좋아서 코오롱 하늘채에 살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가격이 5억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나. 근데 지금은 연남동에 살고 싶은 욕심은 별로 없고, 아, 그리고 연남동에 가면…"


누군가에게는 감상을 나누는 일이 사치스럽거나 불필요할 수 있겠지만. 내겐 밥 먹은 뒤에 먹는 디저트처럼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