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푸코도 결국 죽었다

2020년 1월 19일 일기

by 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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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보고 수업 중 들었던 철학자, 미셸 푸코. 유튜브에서 듣고 ost로 많이도 나오는 에띠드 삐아프 그리고 피카소. 그들이 남긴 학문적 성과나 작품에 대해 말하지만, 그들은 모두 죽었다. 카메라를 뚫어지듯 응시하는 눈빛의 사내 역시 마찬가지.

<매그넘 포토 인 파리>에서 시대를 풍미했던 유명인들을 보며 그런 생각만 들었다. '저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친 유산을 남겼지만, 모두 죽었다. 그럼 뭐가 남지?' 짧게 살지만 위대한 삶 혹은 길지만 평범한 삶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게 아니다. 나는 언제 올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 지금의 나를 혹사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친구? 지인?과 함께 전시를 보러 갔다. 물음표를 붙인 이유는 지인이라는 말은 너무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이고 친구라는 말을 쓰기엔 상대의 동의를 받지 않고 마음대로 규정짓는 느낌이라서. 명칭이 뭐가 중요하겠냐만은 아무튼 친한 사이인 건 맞다. 예술의전당에 가서 각자 다른 전시를 봤다. p는 <모네에서 세잔까지>, 나는 <매그넘 포토 인 파리>를 봤다. 거의 2시에 만나서 6시가 넘어 헤어졌으니 많은 대화를 한 셈인데 전시 본 얘기를 별로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많은 대화를 했는데 하나의 주제로 엮을 수 있을 것 같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 끊어지는 관계, 맺어지는 관계, 어떻게 맺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 그게 나의 평생 고민이기 때문일 거다. 다른 사람도 비슷하겠지만. 집으로 가는 길에 대화를 곱씹으며 다시 생각했다.

강호동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정확히는 강호동의 진행스타일일 거다. 강압적이거나 고압적이거나 힘으로 누르는 스타일. 나도 그건 싫다. 하지만 최근에 본 <라끼남>에서 강호동은 다르다. 의무감을 많이 버린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종종 연예인 동료들에 의해 회자되는 "방송인은 아플 자격도 없어!"라는 말을 정말 싫어한다. 방송인도 사람인데 왜 아플 자격이 없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플 수 있고, 아프면 쉬면 되는 것인데. 방송'인'도 연예'인'도 사람이니까. 건강을 해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게 어디있나. <라끼남>에서 "올해 하나 다짐을 했다. 무엇과도 행복과 맞바꾸지 말자" 대충 이런 말이었다. 그런 말을 하며 라면을 먹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여서 좋았다. 나의 올해 목표는 2020년을 위해 사는 것이다. 2021년이 아니라 2022년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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