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루의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서 시작을 잘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요새 화재인 '모닝루틴'을 하는 사람들처럼. 그런데 혹자들은 이야기한다. 그게 가능한 사람이 있고, 불가능한 사람이 있다고. 왜냐하면 개개인마다 생활리듬이 다르기 때문이다. 소년이야 말로 불가능한 사람이다. 완전 '모닝루틴'과는 거리가 먼 '올빼미'의 생활이 하기에.
소년은 왜 자신이 '올빼미'가 되길 자처했는지 알지 못하지만, 느낌적인 부분은 밤늦게 무언가가 잘 떠오르게 더 집중이 잘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참 웃기게도, 가끔씩 누구보다 빠르게 하루를 시작할 때의 소년의 모습은 앞의 이야기들이 모두 어불성설이 된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보다 빠르게 시작한 하루의 끝에 다가가면 늘 마음속으로 외치던 말.
와~ 하루 참 길다.
할 수 있는 게 많네~
'올빼미'에 빙의해 온 소년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듯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여태 경험하지 못했던 신비의 세계를 말이다.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그는 '일찍 일어나기를 목표로 잡아볼까?'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계획을 세워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 결과는 뻔했다. 소년은 '아가리 파이터'가 된다.
소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해본다. '모닝루틴'을 실천하기를. 일주일에 세 번이라도 '작심삼일'이라도 좋으니 그렇게 해보자고 말이다. 당연히 무엇이든지 '꾸준함'이 중요하지만 혹자의 '작심삼일도 대단한 거야 세 번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잘 생각해 봐라. 일주일에 세 번 그럼 한 달에 12번 그럼 1년이면 얼마나 되는 거야. 144번이야. 대단한 거야' 이 이야기에 힘과 위안을 받아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스스로에게 이야기한다.
야, 힘과 위안을 얻었지만
그것으로 부족한 거 알지.
대단하다고 진짜 대단한 게 아니야.
그것을 하는 것만으로 쉬운 게 아닌데
그것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단함을 이야기하는 거야.
그러니까. 안주해도 되는 게 아니야.
그렇다. 늘 소년은 '알고 있는데...'를 입버릇처럼 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쉬운 방법으로 할 수 있는지 알고는 있지만, 자신의 소신이 있기에 그것을 굽힐 수 없었다. 근데 이 또한 알고 있다. 가끔은 굽힐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그런데 지금의 소년은 자신의 존재 이유가 그 소신이라고 확신하고 있어서 '알고 있는데...'를 한숨 쉬듯 내뱉고 있는 것이다.
주위에 정말 좋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하고 자문도 구해보고 조언, 충고도 들으며 변화를 바라지만 여전히 '알고 있는데...' 챗바퀴를 돌리고 있다. 그래서 소년은 확신했다. 이 문제는 그 누구도 풀어줄 수 없는 난제라는 것을. 오로지 혼자 풀어야 하는 문제이고, 소년만이 찾을 수 있는 답이 존재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너무 잘 아는데 행동을 어떻게 취해야 할지 알다가도 모르겠는 표정을 마주한다.
그래서 소년은 노래를 듣는다. 'MINO의 겁'
"아버지,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구간 반복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