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뜨겁게 달궜던 '탕후루' 열풍이 식고, 그 자리를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두바이 초콜릿'이 순식간에 채웠다.
언젠가부터 대한민국 디저트 시장의 유행 주기는 숨 가쁠 정도로 빨라졌다. 과거 몇 년간 지속되던 유행이 이제는 몇 개월 단위로 흥망성쇠를 거듭한다.
최근 10년간(2015~2025)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주요 푸드 트렌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흥미로운 '생존의 법칙'이 발견된다.
유행은 크게 불꽃처럼 타올랐다 사라지는 '스파크형'과 은은하게 일상에 스며드는 '스테디형'으로 나뉜다.
찰나의 달콤함, 그 후의 공허함: 스파크형 유행
'대만 카스테라(15개월)', '흑당 버블티(15개월)', '탕후루(12개월)', '두바이 초콜릿(7개월)'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강력한 비주얼과 자극적인 단맛으로 SNS를 단숨에 장악했다는 점이다.
인스타그램 인증샷 열풍은 폭발적인 공급(가맹점 확산)을 불렀지만, 이는 곧 독이 되었다.
너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자 희소성이 사라졌고, 자극적인 맛은 쉽게 물렸다. '건강 이슈'나 '미디어 논란' 같은 외부 충격에도 취약했다.
결국, 이들은 '한때의 추억'이나 특정 관광지에서만 찾는 간식으로 회귀했다. 주기는 점점 짧아져 두바이 초콜릿은 불과 7개월 만에 피크아웃을 맞이했다.
일상의 동반자가 되다: 스테디형의 조건
반면 살아남은 것들도 있다. '뚱카롱(30개월 전성기 후 정착)'과 '소금빵(24개월 전성기 후 정착)'이다. 이들이 살아남은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기본식'과의 조화다. 소금빵은 그 자체로 식사 대용이 가능하며, 뚱카롱은 커피와 완벽한 페어링을 이룬다. 단독으로 먹고 끝나는 이벤트성 간식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 식문화(커피 타임, 브런치)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둘째, 질리지 않는 맛이다. 너무 강렬한 단맛보다는 '단짠(소금빵)'이나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가능한 베이스(마카롱 꼬끄)를 가져 쉽게 물리지 않는다.
다음 유행을 기다리며
2026년 데이터는 '두쫀쿠(두바이 초콜릿 쫀득 쿠키)'의 유행을 점치고 있다. 과연 이것은 제2의 탕후루가 될까, 아니면 제2의 마카롱이 될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나 새로운 맛을 좇는 소비자 모두, 지금 눈앞의 화려한 불꽃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 '심지'를 가졌는지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유행은 돌고 돌지만, 우리의 식탁에 남는 것은 결국 매일 먹어도 좋은 '질리지 않는 맛'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