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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잘러 장피엠 Jun 04. 2019

헤드헌팅 그로스 해킹하기

블라인드(blind) 기반 헤드헌팅 서비스 성장시키기

블라인드에서 좋은 사람 채용할 수 있나요?


    블라인드를 기반으로 한 채용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 지 약 3개월이 지났습니다. 직장과 일에 대한 자유로운 익명 소통이라는 블라인드의 고유한 가치를 지키면서, 블라인드 안에 있는 좋은 인재들을 좋은 기업과 연결하는 것이 우리 팀의 가장 중요한 고민 지점이었습니다.


    우리 팀은 첫 사업 모델로 (1) 블라인드 안에서 좋은 인재를 찾아서, (2) 블라인드 밖으로 그 좋은 인재를 전환시키고, (3) 해당 인재를 기업에 추천해주는 헤드헌팅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주요 기업 채용 담당자의 대부분은 많은 지원자 중 적합한 지원자를 선별하는 데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더해서 그들이 우리 팀이 제안하는 블라인드 인재 풀의 퀄리티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팀은 헤드헌팅 방식으로 직접 블라인드에서 적합한 인재를 찾아내고 필터링한 후 추천드려서, 채용 담당자의 오버헤드를 최소화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블라인드 인재 풀 안에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기로 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 팀이 채용이라는 업에 대해서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요.


   그래서 우리 팀은 3개월 간 11명의 블라인드 사용자를 좋은 기업에 연결해드렸습니다. 그래서 블라인드에서 좋은 사람 채용할 수 있냐고요? 좋은 사람 채용할 수 있습니다!



헤드헌팅 그로스 해킹하기


    출발 선에 섰을 때 우리 팀은 다른 헤드헌터와는 다른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게 자연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팀 구성원들은 전문 헤드헌터 출신이 없었을 뿐 아니라, 다른 채용 플랫폼과 달리 누가 적합한 인재인지 블라인드 안에서는 단번에 판단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익명 플랫폼이기 때문) 어쩔 수 없이 헤드헌팅 워크플로를 우리 사정에 맞게 새로운 인재 소싱 워크플로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주요 고민


1. 헤드헌팅 업의 본질을 고민해보았습니다. (Project Managing vs Searching)


    제 생각에 헤드헌팅 업의 본질은 "좋은 인재를 찾는 것"입니다. 그러나 링크드인의 등장으로 어차피 모든 헤드헌터가 같은 인재 풀 안에서 인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직무 적합성이 높고, 이직 의사가 있는 후보자를 찾는 것보다는 후보자를 설득하고, 기업과 후보자 사이의 조건의 갭을 메우는 Project Managing이 헤드헌팅에서 훨씬 중요한 일로 바뀌었습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헤드헌팅에서 인재를 검색하는 Searcher보다 기업 및 후보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Project Manager가 더 높은 수익을 받고 있습니다.


    헤드헌팅에서 PM의 역할과 가치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후보자를 어떻게든 설득해서 채용 포지션에 추천드리는 것보다는 직무적으로도 적합하고, 해당 포지션으로 이직하고 싶은 후보자를 잘 찾는 게 저는 더 본질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블라인드라는 새롭고, 커다란 인재 풀을 가진 우리 팀이 근본적으로 헤드헌팅도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저는 믿었습니다.



2. 기존의 관습이 꼭 필요한지 반문해보기 : 왜 헤드헌팅 공고는 회사명을 가릴까?


    후발 주자로서 더 잘하기 위해 항상 기존 경쟁자들로부터 온고지신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헤드헌터가 채용하는 워크플로를 같이 돌아보고 기존의 업무 방식에서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가장 의아했던 게 헤드헌팅 채용 공고는 회사를 오픈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포지션으로 이직하고자 하는 후보자에게 도움되는 방식이 아닐 뿐 아니라, 헤드헌터 입장에서도 좋은 사람 찾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헤드헌터들이 후보자들을 오프라인에서 찾아뵙고, 사전 인터뷰를 하는데 이과정이 모든 후보자에게 꼭 필요한 과정 일까도 생각해봤습니다. 이 과정도 줄이거나 효율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3. 우리의 미션을 팀원들과 내재화하기 : 후보자의 커리어 발전을 돕는다.


    우리 팀은 후보자들이 후보자이기에 앞서 블라인드 사용자이기 때문에 진정으로 후보자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후보자를 상품으로 취급했다가는 우리의 메인 서비스에서 좋지 않은 고객 경험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가장 경계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원 들과 후보자의 커리어 발전을 돕는다는 우리의 미션에 따라 일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우리가 먼저 회사에 대해서 이해하고, 의사가 없는 분께 마구 찔러보기 식으로 제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시도와 배운 점들


1. 유효한 인재 풀 = 잠재 지원자 = 직무 적합성이 높고 & 지원 의사가 있는 사람


    헤드헌팅을 해보니 지원자를 찾는 것은 두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을 찾는 과정입니다. (1) 직무 적합성이 높은 사람, (2) 지원 의사가 있는 사람. 결국 인재 풀 비즈니스의 관건은 이 두 가지 질문의 답을 얼마나 빠르게, 많이 줄 수 있느냐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최대한 빠르게, 최대한 많이 모으기 위해 블라인드는 설문(Survey)이라는 UX를 사용합니다. 가장 간단하게 두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잠재 지원자를 찾기 위해 (1) 직무에 관련된 질문 (기술 스택, 연차 등)과 (2) 포지션에 대한 관심을 묻는 질문으로 구성해 사용자들에게 노출합니다. 그 결과 블라인드라는 서비스 특성에 맞게 유효한 익명 인재 풀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1주일에 약 200명) 이러한 설문 UX는 사용자 풀이 굉장히 크고, 사용자가 자주 접속하는 앱이지만, 익명이라는 저희 서비스에 적합한 인재 소싱 방식이었습니다.

포지션 설문에 응답 남겨주시면 저희가 쪽지로 연락드립니다. (수신 동의 시)



2. Passive Candidate를 끌어내기


    설문으로 후보자들의 이직 의사를 물어보다 보니, 대부분의 후보자의 이직 의사는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나 포지션에 따라 생기기도 하고, 안 생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전체 직장인의 45% 정도가 이직 활동을 당장 하고 있지는 않지만 좋은 기회가 있으면 이직할 수 있다고 응답했을 정도니까요.


    이러한 Passive 한 Candidate를 지원자로 끌어내는 것이 경력 인재 소싱에서 정말 큰 가능성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직장인이 이런 Passive Candidate일 뿐 아니라, 이런 분들이 높은 확률로 직무 능력이나 조직 적응력도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끌어내기 위해서 포지션 별로 사용자에게 관심 여부를 묻고, 사용자가 관심 있다고 응답한 포지션에 한해서 1:1 포지션 제안을 드리는 방식으로 소싱하고 있습니다. 기존 채용 사이트에서는 도달하지 못했던 새롭고 큰 가능성입니다.


    또한 이런 Passive Candidate를 끌어내는 작업을 하다 보니 채용 브랜딩의 중요성을 또 깨닫습니다. 잠재 후보자들에게 기업의 브랜드나 비전이 잘 전달된 포지션의 경우 훨씬 많은 관심 후보자가 모이고, 또 많은 사람들이 지원자로 전환됩니다. 우리 팀이 하는 일은 후보자의 등을 톡 밀어드리는 것뿐이고, 관심 있게 지켜보게 만드는 것은 각 채용 담당자의 몫이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헤드헌팅 워크플로를 새롭게 바라보기


    우리 팀은 지난 3개월 동안 우리만의 방식으로 좋은 인재를 추천해드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우리 블라인드가 Passive Candidate에게 도달할 수 있는 채널이며, 특히 국내 대기업 인재들에게 가장 많이 도달할 수 있는 채널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비로소 우리 솔루션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다른 대안들과는 다른 가치를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우리 팀이 고군분투하면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시장의 영역이 어딘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책임이 매우 크고, 판별에 큰 비용이 드는 임원급 채용도, 직무가 너무 보편적이거나 영향력이 너무 적은 신입 채용도 아닌 그 중간 지대에서 우리의 방식이 효율성을 낼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기존 경쟁사의 관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하면서 업에 대해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헤드헌팅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메기가 되고자 했으며, 그 결과 다른 채용 사이트나 선배 헤드헌터들의 보완적인 대안으로서 조금은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있는 시장, 잠재력 있는 서비스, 그리고 최고의 동료들


    현대차가 신입 공채를 폐지하고, 직무 중심의 수시 채용을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기업의 변화가 경력 채용 중심의 채용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는 하나의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팀은 기회가 있는 시장에서 큰 잠재력이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할 것입니다. 헤드헌팅에도 아직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고, 헤드헌팅 외 채용 관련한 사업 계획도 있습니다. 관심 있는 리크루터(헤드헌터 또는 인하우스 리크루터) 또는 HR 관련 사업개발 담당과는 언제든 티타임 하고 싶습니다. 함께 성장합시다. 편하게 연락 주세요! - b.jang@teambl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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