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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병준 Jan 11. 2019

넷플릭스식 기업 문화의 이상과 환상

탁월한 기업 문화를 스타트업 조직에 정착시키기 위해 생각해볼 점

스타트업 기업 문화 롤모델,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1.2억 명이 시청하는 초대형 스트리밍 플랫폼 기업이다. 넷플릭스는 DVD 대여업에서 시작해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으며, 이제는 '하우스 오브 카드', '옥자'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 산업의 혁신 리더이다.


  넷플릭스는 놀라운 사업 성과로도 유명하지만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훌륭한 기업 문화로 유명하다. 넷플릭스 문화를 정리한 Culture Deck은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서라고 칭송받고 있으며, 한국의 수많은 기업들도 이를 벤치마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의 성공에는 그들만의 기업 문화와 스피릿의 영향이 컸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Source : Netflix Culture Deck


  넷플릭스의 최고 인재 책임자가 정리한 넷플릭스 문화를 정리한 책이 'Powerful (파워풀)'이다. 핵심은 기업은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프로 스포츠팀처럼 성과 중심으로 운영되어야지, 가족처럼 운영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프로 스포츠팀처럼 일한다는 것의 의미는 일하는 방식에서 자유와 책임을 크게 강조하는 걸 의미한다.

기존의 HR의 역할과 업무에 대해 과감하게 도전하는 책이다.


Powerful (파워풀)


  'Powerful (파워풀)'은 사업 환경이 놀라운 속도로 변화하고,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 놓인 인터넷 기업이 더 잘 일하기 위해 고민하고 실행하고 있는 기업 문화에 대한 책이다. 기존 HR 관습에 과감히 도전해서 기업 문화를 새롭게 정의하고, 자유와 책임을 기반으로 높은 성과를 만드는 베스트 프렉티스를 담고 있다.


  조직에 자유와 책임의 문화가 정착하고, 구성원들을 높은 성과를 달성하도록 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비결은 간단하게 말하면 구성원들을 어른으로 대접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을 관리하고 제재해야 하는 통제력 없는 사람으로 대하지 말고, 자유가 부과되면 스스로 책임질 줄 아는 사람으로 대하라는 의미이다. 필자는 훌륭한 인재일수록 직장에서 성장하는 것을 원하지, 노력 없는 보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훌륭한 인재는 무제한의 자유를 부여해도 회사에 피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넷플릭스에는 휴가 제한도 없고, 회사 비용 사용 규정도 없다.


  자유와 책임의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키기 위한 실행 방법으로 필자는 네 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회사와 구성원의 끊임없는 소통이다. 회사가 직면한 문제나 우선순위에 대해 과도할 정도로 커뮤니케이션해주면 자연히 동기 부여되고 회사가 목표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둘째는 구성원 사이의 극도의 솔직함이다. 업무 방식이나 성과에 대해 리더와 팔로워뿐 아니라 수평적인 구성원들 사이에서 솔직하고 정확하게 피드백해주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제도의 최소화이다. 오직 일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정책/절차/고과 평가는 모두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신중한 채용과 과감한 해고이다. 최고 수준의 인재들로만 팀을 구성하고, 최고 수준의 가치로 보상하고,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구성원과는 멋지게 이별해야 한다.



넷플릭스식 기업 문화의 전제 조건


  기존에 없던 문제를 풀어야 하고,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숙명이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넷플릭스식 기업 문화의 성공 방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들의 기업 문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고성과 추구는 무척 합리적이고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당수의 스타트업은 밀레니얼 세대를 주축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업 문화 실험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놀라운 성과로 주목받는 핀테크 기업인 Toss(토스)도 이러한 기업 문화와 상당히 유사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토스의 기업 문화)


토스 팀은 탁월한 구성원들이 자율과 책임의 문화 속에서 일합니다.


  그러나 높은 수준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 문화는 어느 팀에서나 쉽게 정착해서 높은 성과로 자연히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토스 팀도 인터뷰를 보면, 기업 문화 정착에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는 넷플릭스식 기업 문화가 동작하기 위해서는 고난도의 전제 조건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식 기업 문화의 첫 번째 전제 조건은 정말로 최고의 인재로'만' 구성된 팀이다. 최고의 인재는 시장에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동료와 어려운 도전 과제 자체에서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자신의 역량 발전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이러한 최고의 인재로 팀을 구성하기 위해 채용의 기준 바는 무척 높아야 하고, 해고도 과감해야 한다. 두 번째는 팀 내 높은 신뢰이다. 구성원 모두가 회사의 핵심 가치에 대한 마음 깊은 동의가 있어야 하고, 일하는 방식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서 상호 간의 긍정적인 긴장과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Peer pressure) 세 번째로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야 한다.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고, 유지하려면 재정적으로 최고의 보상을 해줘야 하며, 회사의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라도 회사는 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을 만들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야 한다. 이러한 전제 조건 없이 넷플릭스식 기업 문화는 실천되기 어렵다.



스타트업이 맞닥뜨리는 현실


  그러나 스타트업이 맞닥뜨리는 현실은 대부분 순탄하지 않다. 우선 스타트업이 빠른 성장은 둘째치고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이 검증된 제품을 만들기도 어렵다. 두 번째는 팀의 가치와 일하는 방식이 리더는 열심히 공유하지만 구성원들에게 체득되어 있지 않다. 마지막으로 시리즈 A 정도의 투자를 받은 초기 스타트업은 실무 인력의 상당수가 주니어로 구성되어 있다. 더해서, 업무 관련 성숙도는 해결하려는 문제가 변화하거나 환경이 변화하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인재 구성과 상관없이 최고 수준의 맨파워를 유지한다는 게 근본적으로 쉽지 않다.


  스타트업에서는 팀의 인재들이 지적 능력은 훌륭할지 모르지만 시장의 문제를 해쳐나갈 노하우나 경험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위임된 자유와 권한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비효율이 발생하거나, 낮은 성과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한 팀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심 없이 Peer pressure를 주기도 어렵다. 기업 문화는 좋은데 고성과로 연결되지 않는 팀이라면 위 전제 조건에 우리 팀이 부합하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 리더의 책무


  그래서 다시 스타트업의 리더십에 대해 논하고 싶다. 우리 팀에 자유와 책임의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는 게 가능할지 판단하고, 만약 부족하다면 긍정적인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 리더는 자유와 책임의 일하기 방식을 기계적으로 따라 하기보다는 우리 팀에 적합한 리더십과 팀 운영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몇 가지 고민해 볼 만한 지점들을 공유하고 싶다.


(1) 권한 위임 : 업무를 모니터링하지 않는 게 옳은가?

  권한을 위임해 주도적인 업무 환경을 제공하고, 스스로 동기 부여하도록 하는 게 반드시 옳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리더는 일의 달성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문제를 해결할만한 성숙도를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 업무를 위임하고 모니터링하지 않는 것은 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성원의 역량 수준에 따라 모니터링하는 수준을 제어하여 전사적으로 일을 효율적으로 해내는 것이 권한 위임의 진정한 의미이다.


(2) 성과 평가 : 평가를 안 하는 게 좋은가?

  단순히 평가가 비효율적인 과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리더의 정확한 피드백은 구성원의 생산성을 올리는 가장 큰 레버리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넷플릭스 인재 책임자 패티 맥코드도 평가가 지나치게 보상과 연계되어 있는 비효율을 지적했지 피드백의 유용성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스타트업에서 평가나 피드백이 오버헤드가 크다는 판단 하에 중요한 경영 활동으로 여기지 않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3) 교육 훈련 : 스스로 역량을 키우도록 기다려야 하는가?

  경험과 역량이 부족한 구성원도 주도적으로 업무함을 통해 문제 해결력이 증진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 있다. 업무 성숙도가 떨어지는 구성원이 있다면 리더는 적극적인 교육과 코칭에 시간을 써야 한다. 경험과 역량을 갖춘 구성원만 채용하는 것도 어렵지만, 설사 경험과 역량을 갖춘 구성원을 채용했더라도 새로운 환경에서는 역량 발휘를 못할 수도 있다. 구성원 역량을 관리하는 것도 리더의 책무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구성원의 시행착오에 대한 비용이 고객에게 전가되면 안 된다는 점이다.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에 대한 교육과 동기 부여로 경험과 노하우가 팀에 확실히 전파되도록 하는 것이다. 각 조직의 목표와 구성원의 역량에 맞는 '자유와 책임이 있는 문화'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나의 주장의 골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문화를 고민해야 하는 것은


  팀이 함께 몰입해서 일하고,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은 매일 출근하는 게 즐거운 것. 그것만큼 개인에게는 기쁨이고, 조직에게는 성공의 초석인 것이 있을까? (누군가에게는 물론 대수롭지 않은 일 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성취 지향적인 사람의 경우에는 그렇다.) 이러한 긍정적인 기업 문화를 만드는 일은 하나의 방법론으로 정의되기 어렵고, 오랜 고민과 노력이 수반되는 것 같다.


  다만 사업의 빠른 성장 없이 '자유와 책임'의 기업 문화가 쉽게 정착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리더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물론 혹자는 빠른 사업의 성장의 선결 조건이 탁월한 기업 문화라고도 말할 수도 있다. 그러한 지적도 공감한다. 그렇지만 시행착오의 대가가 고객에게 전가되고, 구성원들이 정체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답은 물론 없다. 넷플릭스의 베스트 프렉티스를 찾아보고, 이를 어떻게 적절하게 적용하고 발전시킬지 고민해보는 것은 HR 담당자에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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