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vs 에어비앤비
네트워크 효과 전문가이자 VC인 사미르 싱의 <Marketplace & Scalability (원문)>, <Defensibility x Scalability(원문)>를 번역해서 종합했습니다. (원 저자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스타트업에게 네트워크 효과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은 기업가에겐 피할 수 없는 고민인데요. 특히 테크 스타트업의 경우 쫀쫀한 비즈니스 모델은 네트워크 효과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네트워크 효과 전문가가 '네트워크 효과'라는 관점으로 테크 기업을 분석하는 글이 있어서 번역해 공유합니다. 스케일 업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데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되었으면 하네요.
✍️ 마켓플레이스 사업이란?
수요와 공급의 플레이어를 모아 서로가 연결/거래할 수 있게 하는 사업 모델 (ex. 쿠팡, 배달의민족)
Uber와 Airbnb는 지난 10년간 스타트업 업계의 아이콘이었습니다. 두 회사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조했으며, "공유 경제"라는 트렌드를 만든 스타 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 회사의 성장의 길은 달라졌습니다. 두 회사 모두 놀랍도록 성장한 회사이지만, Uber와 Airbnb에 대한 자본 시장의 평가가 극명히 달라졌습니다.
Uber는 투자된 금액의 2~3배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반면에 Airbnb는 투자된 금액의 9~10배의 가치로 평가받습니다. 다시 말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Airbnb가 Uber보다 3~5배 더 가치 있는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 수익률의 관점에서 이 차이는 매우 큽니다.
두 회사 모두 "공유 경제"로 불리지만, 사실 Uber와 Airbnb는 매우 다른 모델입니다. 둘 다 지금까지 거래되지 않던 자원을 소비자에게 연결해서 교차 네트워크 효과를 형성한 것은 동일합니다. (잠깐! 교차 네트워크 효과라는 것은 공급자가 늘어날수록 모든 소비자에게 더 가치 있는 제품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 외에는 모두 달랐습니다.
Uber의 사업 모델은 "국지적인 네트워크 효과(Hyperlocal network effects)"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즉, 공급(운전자)이 늘어날 때 동일한 지역 반경 안에 있는 수요(탑승자)에게만 가치가 생깁니다. 그래서 Uber가 운전자를 모집했을 때, 이 노력들은 오직 해당 도시 안에서의 성장하는 데에만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Uber가 다른 도시로 확장할 때는, 기존에 다른 지역 반경에서 확보한 탑승자의 수요를 레버리지 할 수 없었고, 해당 지역의 운전자 모집에 처음부터 다시 투자를 해야 했습니다. ("콜드 스타트"의 문제)
이는 Uber의 성공이 다른 지역에 있는 로컬 경쟁자들의 등장을 촉발시키게 되고, Uber가 진출하기 전에 지역별로 자체적인 로컬 운전자 네트워크가 형성되게 되어 Uber 입장에서는 더 골치가 아파졌습니다. (중국의 Didi, 인도의 Ola, 동남아의 Grab 등, 한국의 카카오택시 등) 지역 경쟁자들은 이미 네트워크 효과를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Uber가 이 시장에 진입하는데 훨씬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역학 관계는 사업 확장을 위해 필요한 자본의 양을 증가시킵니다. 이러한 국지적 네트워크 효과를 가진 회사는 Uber의 사례처럼 확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금 대비 기업 가치의 배수가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많은 지역 시장이 로컬 사업자에 의해 세분화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Doordash, 호주의 Deliveroo, 한국의 배달의민족으로 지역적으로 분화되는 음식 배달 서비스가 이러한 경향을 가집니다.
반면에 Airbnb의 모델은 국경을 초월한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즉 공급(호스트)을 추가하면 지리적인 경계를 넘어 모든 수요자 (투숙객)에게 제품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뉴욕의 새로운 호스트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이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Airbnb가 다른 나라로 확장했을 때 기존에 확보한 투숙객의 해당 지역에 대한 수요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에서 이런 수요를 기대하는 호스트를 효율적으로 유치할 수 있습니다. 즉, Airbnb는 새로운 국가로 확장할 때 "콜드 스타트"의 문제를 겪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Airbnb가 수요 및 공급의 이해관계자를 전 세계적으로 모객 하기 시작했을 때 다른 지역의 로컬 업체와의 경쟁이 상대적으로 더 쉬웠습니다.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의 양상은 Airbnb의 사업을 엄청나게 빠르게 확장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금 대비 기업 가치를 높게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Airbnb는 지금도 건전하게 성장하고 있고, Uber는 여전히 수익성에서 투자자들에게는 물음표입니다.
Uber와 Airbnb를 비교함으로써 국경을 초월한 네트워크 효과가 국지적 네트워크 효과가 있는 시장보다 투자자에게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스포츠 용어로 이것은 게임의 "공격적인" 측면에 대한 관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장이 경쟁과 모방자로부터 자신을 얼마나 잘 방어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어적인" 측면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Uber의 공급은 상호 교환 가능합니다. 어느 정도 표준화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즉, 고객은 단지 승차를 원할 뿐이지 운전자의 신원이나 차량 브랜드에 특별히 민감하지 않습니다. 운전자의 등급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기본 수준의 안전 또는 청결을 충족하지 못하는 운전자를 필터링하기 위한 목적일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Uber의 수요자(탑승자)가 Uber의 가치를 판단하는 거의 유일한 기준은 차량을 타는데 걸리는 '대기 시간' 뿐입니다. 초기에는 더 많은 운전자를 공급 풀에 추가하여 대기 시간을 10분 이상에서 4~5분 정도로 의미 있게 줄였기 때문에 탑승자 입장에서 가치가 증진되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기 시간이 5분 내로 줄어들면서 운전자가 추가 획득되더라도 탑승자의 경험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즉, 탑승자는 특정 임계값 미만의 대기 시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경쟁사가 수요자(탑승자)를 뺏어오기 위해 Uber의 공급 밀도 수준으로 공급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경쟁사는 단순히 "충분히 좋은" 정도의 대기 시간만 확보하면 되었습니다. 탑승자는 운전자가 5분 이내에 나타나면 Uber를 타는 것과 Lyft, Bolt를 타는 것에서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수요 확보 관점에서 후발주자가 진입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운전자의 입장에서도 어느 플랫폼을 통해서든 운임 요금만 받으면 되었기 때문에 모든 활성 승차 공유 서비스에 가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를 "멀티 테넌트(multi-tenanting)"이라고 하며, 공급을 상품화한 시장 전반에 걸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 측에서 모두 발생하는 멀티 테넌트는 Uber의 핵심 시장에서도 매우 경쟁적인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Lyft는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Uber로부터 가져오며 미국 내 차량 공유 경쟁이 격화되었습니다. Uber는 경쟁자 대비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브랜드는 네트워크 효과에 비해 구조적으로 방어력이 훨씬 약한 원천입니다.
반면 Airbnb는 차별화된 공급, 즉 공급 단위는 유형, 품질, 요금, 위치 등 여러 속성에 걸쳐 어느 정도 고유한 성격을 가집니다. 초기에 이러한 더 많은 선택은 마켓플레이스 입장에서 공급을 선별하는 책임을 증가시킵니다. 더 나은 매칭을 가능하게 하고 사기를 걸러내야 합니다. 초기에 이는 꽤 도전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Airbnb는 다양한 틈새시장에서 일정 수 이상의 공급을 확보해야 했습니다. 다시 말해 Airbnb는 운영하는 모든 지역에 시골 별장, 작은 마을의 주택, 주요 도시에 위치한 아파트, 해변가 빌라 등 다양한 호스트를 확보해야 했습니다.
초기의 이러한 어려움은 점차 Airbnb가 훨씬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함에 따라 경쟁업체가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해자(경쟁 우위)가 되었습니다. Airbnb가 확장함에 따라 경쟁 업체는 Airbnb에 필적하는 가치 제안을 주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고 Uber와 같은 치열한 공급자 확보 경쟁에 직면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이제 마켓플레이스의 공격적 측면과 방어적 측면을 모두 다루었으므로 마켓플레이스를 평가하는 사분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2x2 사분면은 마켓플레이스 스타트업을 분류하고 평가하는 프레임워크가 됩니다.
오른쪽 상단 사분면에 있는 Tier-1 시장은 확장성이 뛰어난 국가를 뛰어넘는 네트워크 효과를 가지고 있는 기업임과 동시에 차별화된 공급 때문에 후발주자 방어에 매우 용이한 기업입니다. 이 사분면의 시장은 자금 조달 시,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Airbnb는 투자금 대비 기업 가치 배수가 9~10배이고, Poshmark의 경우 8배입니다.
(*Poshmark는 미국의 패션 C2C 마켓플레이스입니다. SNS처럼 판매자와 구매자가 소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서 판매자(공급)가 균질적이지 않고 차별화됩니다. = 인스타그램에서 옷을 판매하는 것과 유사한 플랫폼임)
Tier-2 마켓플레이스는 확장성 또는 방어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다른 쪽은 높은 점수를 받는 기업들입니다. 결과적으로 Tier-1보다는 가치 창출 잠재력이 낮습니다. 위 그림 상의 기업들은 모두 투자금 대비 기업 가치가 3~5배 정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Tier-3 마켓플레이스는 (일반적으로 Uber for X - 청소연구소는 Uber for home cleaning in Korea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확장성과 방어성에서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 범주에는 주로 Uber, Deliveroo와 같은 국지적인 지역 서비스 기업들이 해당됩니다. 이러한 분류의 기업들은 투자금 대비 가치를 창출하는 배수가 다른 마켓플레이스 BM보다는 작습니다. 여기에 언급된 세 개의 기업들은 투자금 대비 기업 가치의 배수가 2~3배 정도입니다.
또한 이 종류의 마켓플레이스의 경우 가장 높은 실패율을 보이기도 합니다. 집 청소 기업인 Homejoy, 온디멘드 세탁 서비스 Washio 등이 실패한 사례입니다. 이 분류의 마켓플레이스는 방어성이 낮기 때문에 자본 집약적인 특성을 보이고, 사용 빈도가 매우 높은 소수의 제품 서비스가 결국 시장을 독식하게 됩니다.
위 차트는 세 가지 분류의 기업의 투자금 대비 기업가치 배수를 보여줍니다. 패턴은 분명합니다. Tier-1의 마켓플레이스가 다른 마켓플레이스에 비해 분명한 구조적인 이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분석 프레임워크는 다른 많은 요소가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불완전합니다. 이 프레임워크 밖에 있는 한계 비용, 시장 세분화, 서비스 사용 빈도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기업 가치에 분명 영향을 줄 것입니다.
(+ 직무 전문성을 키우고 싶고, 스타트업 비즈니스에 관심있는 실무자를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함께 교류하고 성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