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10년차 문과생의 조언
온라인 강의 사이트를 운영하는 대표님과의 우연히 나눴던 이야기인데요. 수강생 문의 대응, 수강생 커뮤니티 운영하는 주니어 팀원이 있는데, 이 친구의 향후 커리어가 걱정이라는 겁니다.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서 시키고 있고, 이 팀원 역시 매우 성실하게 해주고 있는데 이 일이 어렵거나 진입 장벽이 있는 일이 아니라서, 이 일을 장기적으로 시키는 게 이 팀원에게 바람직할지를 걱정하셨습니다. (매우 좋은 리더시네요.)
반복적인 운영 업무를 하는 분은 어느 회사에나 있습니다. 저도 신입 사원 때는 선배들 일정 취합하거나 엑셀 데이터 취합하는 게 일이었습니다. 단순하게 고객들에게 메일/전화 돌리는 일도 빼놓을 수 없겠군요. 이러한 반복적인 일에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고 나면, 퇴근길에는 현타가 살짝 옵니다. 전문성이 쌓이지 않는 거 같아 미래도 걱정되고요. 게다가 이런 운영/스텝 업무에 취업하고자 하는 신입급 인재 분들의 경우에는 본인을 차별화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설사 취업이 되더라도 이 걱정 대열에 동참하게 될 것이고요.
회사에는 중요하진 않지만 급한 일이 사실 제일 많습니다. 그리고 이 일은 누군가 해야 할 일이죠. 단기간에 AI 비서가 딱 나타나서 이런 일들을 뚝딱 해결해줄 것 같지도 않습니다. 2030년이나 되면 그렇게 될까요? 2030년에 AI가 해결해줘도 문제군요. 내 일자리가 AI한테 쉽게 대체된다는 것이니까요.
단기간에 반복적인 업무가 없어지긴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에 반복적인 일을 처리해주는 AI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AI에게 일을 시키고, 학습시키는 일은 누군가는 해야 될 것이고요. 그렇다면 이런 중요하진 않지만 급해서 매일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주로 하게 되는 문과 출신 직장인들은 이 고민을 좀 진지하게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복적인 업무는 (1) 우선 일이 처리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고정된 절차를 구조화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게 업무 매뉴얼이겠죠. 그리고 절차 안에서 (2) 매번 바뀌어서 처리되어야 하는 변수를 템플릿화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깊게 생각 없이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고, 대체자가 와도 일관되게 처리될 수 있죠. 마지막으로 (3) 일이 자동으로 처리되도록 자동화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반복적인 업무도 단계에 따라 효율적인 일처리 수준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체 과정을 고민하고 일에 적용하는 게 프로세스화 일 것입니다.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거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게 아니면 직장에서의 일은 거의 이런 단계를 통해 프로세스화 하는 게 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세일즈, 운영, 광고 집행과 같은 비즈니스 오퍼레이션 직무나 총무, 인사, 회계 같은 스텝 직무는 적극적으로 프로세스화를 실천해보는 게 좋습니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서 회사 일에 많은 부분이 디지털 전환됨에 따라 자동화까지 시도해보는 게 용이해졌습니다. 업무 자동화를 고민해서 일에 적용해보기 좋은 시점입니다.
향후 커리어 전망에 따르면 디지털 기반의 업무 협업을 위한 도구들이 많아짐에 따라 업무를 프로세스화하고 자동화하는 업무가 가치가 올라가고 수요가 늘어날 거라 전망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최고 워크플로우 책임자 (Chief Workflow Officer) 같은 직함이 생길 거란 예측도 있습니다.
비즈니스 관련 데이터나 회사 운영 관련 데이터를 일원화해서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저장하고, 이해하기 쉽게 공유하는 툴로는 Airtable을 배워보길 추천합니다. 엑셀이 더 익숙하시겠지만 Airtable이 클라우드 기반인 데다가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조라 프로세스화나 자동화에 더 적합합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여러 앱을 많이 활용하신다면 Zapier라는 툴을 이용해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도 손쉽게 가능합니다. 코딩 없이도 정해진 프로세스대로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봇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더 고급 자동화 기술로는 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이나 프로그래밍 언어 Python 코딩을 통한 자동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RPA는 가격이 비싸서 개인이 쓰기 어려우며, 코딩을 자유자재로 내 업무에 적용하기엔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Airtable과 Zapier를 가지고 업무를 자동화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도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면서 신사업 프로세스를 셋팅할 때 Airtable과 Zapier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스타트업의 업무 자동화를 컨설팅하면서 Airtable과 Zapier를 활용해서 프로세스를 셋팅했고요.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노코드 툴이지만, 사용했을 때 만족도는 매우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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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 취직을 위해 문과 후배들이 컴퓨터 공학을 복수 전공하거나, 최소한 코딩을 따로 배우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물론 매우 바람직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개발자로 전직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코딩이라는 수단에 집착하기보다는 업무 프로세스화나 자동화 같은 거시적인 관점으로 내 일에 대해서 성찰해보는 게 더 본질적인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주어진 일을 잘 배워서 하겠다라는 태도는 적체된 사람들을 내보내고, 자동화/비대면을 해서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요즘 기업의 입장에서 환영받는 신입의 모습은 아닐 겁니다. 내가 할 업무를 프로세스화 해보는 훈련과 업무 자동화에 대해서 알아두는 게 운영 업무를 할 분께 더 추천할만한 전략입니다. 나중에 운영 업무를 실제로 하더라도, 워크플로 자동화 관점에서 내 일을 바라보고 그 경험을 쌓는 게 문과생으로서 커리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경로라고 생각하고요.
이런 업무 자동화를 통해서 내 일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을 제거하고 나면 남은 시간을 창조적으로 쓸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고민하면 진짜 ‘일잘러'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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