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양식이 또 바뀐다고?

정권의 변화에 따른 보고서 탬플릿의 변화

by 고니

'표준 보고서 양식이 아래와 같이 변경되었으니 오늘부터 적용해주시기 바랍니다'


['25.6월 표준보고서 양식 변경 내용]

① (슬로건 삭제) 우측 상단에 있는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 삭제

② (표지, 헤드라인 색상 변경) 기존 빨간색의 표지와 헤드라인을 파란색으로 변경

③ (표 색상 변경) 기존 주황색 표 첫번째 줄 색상을 하늘색으로 변경

④ (특수문자 ○ → 한글'ㅇ' 으로 변경) 기존 특수문자로 사용된 기호를 한글 'ㅇ'으로 변경

⑤ (참고 윗단 색상 변경) 기존 파란 색상에서 남색으로 변경




과기정통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일하면서 지금까지 세 번의 정권교체를 겪었다. 정권이 바뀌었다는 걸 가장 먼저 체감하는 건 바로 ‘보고서 양식’의 변화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우측 상단에 ‘I-KOREA 4.0’이라는 슬로건이 들어간 파란색 계열의 보고서 양식을 사용했다. 정돈된 느낌의 휴먼명조, 한글 ‘ㅇ’을 기호로 쓰는 등의 세세한 기준이 명시되어 있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슬로건은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으로 바뀌었고, 보고서 머리말에도 이 슬로건이 새겨졌다. 집권여당의 칼라를 강조한 빨간색 표지와 헤드라인, 폰트는 HY헤드라인M이라는 굵고 강한 인상의 서체로 변경되었고, 기호는 ‘도형 ○’으로 통일하라는 지침도 따랐다.


그리고 최근 공유받은 이재명 정부의 새 양식은, 슬로건은 빠졌지만 색상, 여백 기준, 줄 간격, 폰트 배치 등 디테일이 또다시 달라졌다. 이전 정부의 색깔을 지우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습니다’라고 선언하는 듯한 문서다.




물론 정부가 바뀌었으니 정부 보고서도 그에 맞춰 리디자인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끔은 이런 변화가 과연 얼마나 본질적인가를 되묻게 된다. 보고서의 색이 하늘색에서 빨간색으로, 다시 남색으로 바뀌는 동안, 우리는 정책의 방향도 그만큼 깊이 고민했을까?


슬로건이 사라지고, 기호 하나가 바뀌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 보고서 안에 담긴 내용의 진정성과 실행 의지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보고서의 표지가 아니라, 그 속 문장의 무게를 먼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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