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아니고 실천하지 못했던 디자이너
평소 제가 영감을 얻기 위해 자주 찾아보던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일상의 실천에서 10주년 전시를 열어 관람하고 왔습니다.
웹을 통해 디지털로만 감상하던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니 더욱 압도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각각의 작품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재질의 선택과 질감들, 그리고 색채의 유려함에 감탄했습니다. 또한, 벽면을 따라 전시를 감상하는 동시에 웹을 통해 작품 설명을 동일한 동선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경험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감상할 목적으로 전시를 찾아갔는데 뜻밖에도 제가 UXUI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를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시절, Interactive Design 수업에서 인터렉션 경험이 훌륭하다 생각하는 웹사이트를 찾고 분석해 오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당시 발견했던 사이트를 꼼꼼히 관찰해 보며 정보를 이렇게 즐겁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UXUI 분야에 매료되었었습니다. 현재는 프로덕트를 위한 디자인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저의 출발점에 대해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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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업을 시작하기 전, 디자인을 동경하던 시절부터 디자인 전시를 보는 것을 좋아했었습니다. 제가 아예 닿을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더욱 빛나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자면 그 발상에 감탄하며 창의력이 없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여겨졌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디자이너가 된다면 그 영역을 알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었죠.
일상의 실천 전시를 감상한 후, 다시 한번 그 벽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을 아예 모르던 때보다 더 높은 벽을 마주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디자이너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고찰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디자인이 하고 싶어 디자이너가 되었지만, 디자인이 진정으로 일상이 되지 못했고,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저에게도 '일상의 실천'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