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즘을 극복할 그동안의 이야기

시험관 7차 이후의 모든 이야기들

by 바이윤

마지막으로 글을 썼던 게 5월달이다.

그런데 벌써 2024년의 마지막을 달리고 있다니

나는 그대로인데 시간만 속절없이 흐르는 것 같다.



지난 5월 이후 나는 어김없이 시험관을 지속했다.

결론적으로 올해의 목표였던 시험관 성공은 이루지 못했다.



이제는 글을 밀리지 않기위해 한 개의 글에

그 간의 일들을 요약해서 풀어보고자 한다



[2024년 5월]

5번째 신선채취로 동결배아 2개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이식은 쉽지 않았다.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는데

배란이 안되는 프로기노바를 복용했음에도

3월, 배란이 되어버려 이식일정을 중단하게 되었다.


프로기노바를 갑자기 중단해버린 탓에

생리일정이 뒤로 밀리면 어쩌나 했는데

눈치있는 나의 몸은 원래 생리일보다 빠르게 시작되었다.


그렇게 동결 3차 이식의 두번째 텀이 시작되었다.

인공주기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병원에 자주가는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자연주기에 맞춰 이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난포가 자라지 않아 배란 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마 지난 달 프로기노바를 복용했던 여파인 것 같다.


그렇게 두번째 텀도 이식이 취소되었다.


어렵게 어렵게 5월달에 동결 3차 이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식 날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오랜만의 이식이기도 하고 앞전에 여러 에피소드가 있어서

지금까지 6번의 이식 중에 가장 긴장한 것 같다.



이식실에 누워 배아 모니터를 보는데

정말 처음으로 보게 된 감자배아 하나.

그냥 착상만 하면 되는 완벽한 모양이었다.


느낌이 좋았다.

이번에는 되겠구나.


남편에게도 배아 상태가 정말 좋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나의 6번째 이식이자

완벽한 상태였던 감자배아는 착상된 흔적도 없이 사라졌나보다.



'이번에도 실패다.'



될 줄 알았기에 아니 당연히 된 거라고 생각했기에

더욱 더 속상했다.

그런 적이 없는데 엄마와 전화하다가 펑펑 울어버렸다.



"나의 동결 3차는 그렇게 끝이 났다."



2024년 6월

하나 남아있는 나의 소중한 5일배아를 위해

이번에는 내막prp까지 시행했다.


진짜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있다.


지난 번에는 너무 내가 긴장하고 신경을 많이써서 그랬을거야

혼자 되뇌이며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했다.


이번 배아는 포배기 배아이다.

동결 2차에서 포배기 배아가 그래도 착상에는 성공했었기에

왠지 느낌이 좋았다.


이번 이식 때에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시험관 카페 등

일절 들여다보지 않았다.


성격이 급한 탓에 이식 2일차부터 늘상 해오던 임테기도

피검사 전날까지 일부러 구매하지도 않았다.


나름 긍정의 기운을 안고 피검사 전날 임테기를 해봤다.

"야 이렇게 단호하게 한 줄이라고?"

너무 매정했다.




왜...안되는걸까?
자궁상태도 괜찮았고 배아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5일배아인데
왜...안될까?




선생님께 이번에도 안 된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선생님은 부부 염색체 검사와 배아 염색체 검사(PGT)를 제안해주셨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미루고 미루던 염색체 검사를 진행했고

(다행히 둘다 정상)

앞으로 수정된 배아들은 PGT를 진행하기로 했다.


5일배아가 안나오는 것도 걱정이었지만

어마무시한 비용 때문에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제일 무서운건

통과 배아가 나오지 않아 주구장창 채취만 하게 되는 것.

그게 제일 무서운 것이었다.




2024년 8월

PGT검사를 위해 6번째 난자채취가 진행되었고

이번에도 10개의 난자가 채취되었지만

5일까지 살아남은 배아는 단 2개.

그 2개가 PGT검사가 보내졌다.



대망의 PGT결과를 듣는 날.

검사지를 보는데 배아 두개에 염색체 이상번호가 이상하리만큼 많다.


내...배아가...맞는건가....?

이 정도 인데 수정은 어떻게 된건지, 5일까지는 어떻게 살아남은건지 의아하다.



그 동안 이래서 착상이 안된건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첫번째 PGT검사에서 두 개의 배아 모두

불통은 아니였으나

염색체 이상 번호의 퍼센테이지가 높고, 위험 번호가 포함되어 있어

아쉽지만 폐기를 진행했다.


결론은 통과 배아가 없으니 다시 채취해야 한다.


무너지는 마음을 안고 수납을 진행하는데

헛웃음만 나온다.

통과배아는 없지만 검사를 했기에 어마무시한 비용이 나온 것이다.

어쩔 수 없지 뭐.....

하.....통장이 텅텅 비어간다....






PGT실패의 아픔을 뒤로하고

나와 남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다.


영양제를 열심히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해보자.


그렇게 나는 이미 영양제를 충분히 먹고 있지만

난소에 좋은 영양제를 추가하고

남편과 함께 러닝을 시작했다.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란 말이지.



나름의 노력을 바탕으로 7번째 난자채취를 하게 되었다.

마치 짜놓은 듯 똑같이 10개의 난자가 채취되었다.


늘 동결 이식만 해왔고,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이번에는 PGT없이 신선이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채취 후 4일 뒤 나는 4일배아 3개를 신선이식했다.

이렇게 많은 배아를 이식한 건 처음이다.

나이가 많아져서 좋은 건 있다.

좋은건가...?



2024년 10월

8번째 신선이식은 내가 마치 성인군자가 된 것처럼

가끔 이식한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편안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물론 임테기에도 손을 대지 않았다.

차수가 거듭될 수록 불안할 때도 많았지만

이번처럼 해탈의 경지에 이를 때도 있나보다.



그렇게 피검사 전날 비범하게 임테기를 손에 들었다.



'보인다...'

그런데 돋보기로 봐야할 정도로

연한 한줄과 진한 한줄이 보인다.


그렇다 나는 결과를 알고있다.

지금 시기에는 이 정도의 진하기는 의미가 없다는 걸.


반쯤 포기한 상태로 피검사를 하러갔고

선생님께 이번에도 잘 안된 것 같다고 하니

이번에는 배아 등급이 좋아서 될 줄 알았다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있다고 하신다.


그리고 아직 결과는 모르니 일단 피검사 결과를 보자고.






피검사를 하고 엄마와 동생을 만나 밥을 먹고 있는데

병원에서 카톡이 온다.


수치 10.20

살짝 착상했다가 흘러갔나보다.


8번의 이식 중 3번째 화학적 유산이다.


이왕 붙은 김에 찰싹 붙어있지

어디로 헤엄쳐서 나간거니....



화유도 서러운데 수치가 잘 떨어지지 않아 3번이나 피검사를 다시 했다.



지금 병원에서의 3번의 채취와 3번의 이식이 종결되었다.

동결배아도 없고 또 다시 난자를 채취해야 한다.






나는 고민이 되었다.


그동안 한 선생님만 끝까지 고집했는데

이제 나에게 기회가 얼마 없다.


처음으로 같은 병원에서 선생님을 바꾸는 손바꿈을 진행했다.


사실 지금 선생님이 정말 좋아서 함께하고 싶었지만

그런 마음이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새로운 시각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게

오히려 나에게 도움이 될것 같았다.


그렇게 병원에서 제일 대기가 긴 선생님으로 손바꿈을 하고

나의 8번째 채취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선생님의 권유로 PGT검사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3년동안 시험관을 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일 답답한 건 바로 나겠지.


언제 성공할 거라고

몇 번만 더하면 될 거라고

누가 알려준다면

힘을 내서 그 때까지 버텨볼텐데


과연 성공은 할 수 있는 건지

그 때가 언제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아 성공을 하는건지 알지 못하니

이렇게 답답할 수가 없다.


차수가 거듭되고 시간이 쌓이다보니

어느순간 아무렇지 않게

병원을 예약하고

배에 스스로 주사를 놓는 모습에

가끔은 기가 찬다.

'뭐 하는 짓인가 싶은거다.'


그럼에도 나는 나와 남편을 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

그리고 함께 하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간 되리라고 믿는다.

시간은 흘러 해가 또 바뀌고

그렇게 고대하던 뱀띠 아가의 꿈이 조금씩 멀어져 가지만

나는 지치지 않을거야.


나는 꼭 성공해서 지금 힘들었던 모든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고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친구들을 위해

내가 했던 모든 시도와 노력들을 얘기해주고 싶다.


2025년에는 꼭 그랬으면 좋겠다.




시험관을 나름 재미있게 해보려고

유튜브도 시작했어요.

https://www.youtube.com/@oileene

시간이 되신다면 한 번 놀러와주시고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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