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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림 Mar 30. 2022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별 공식 확정 (제작사 발표)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별이 공식적으로 확정되었다.


드라마 제작사에서 16화에서 두 사람이 이별한다고 공식적으로 이야기 했다.


스텝의 스포 때문에 이미 예상했던 상황이긴하지만, 깊게 빡이 치는 건 왜일까?


일단 작가의 입장에서 권도은 작가의 뚝심에는 박수를 보낸다.


분명히 제작 과정에서 주인공 커플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사랑의 아련함’이란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오직 작품만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


그건 정말 보통의 정신력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 뚝심만큼은 작가로서 진심으로 존경한다.


하지만 시청자로서는 정말 매우 매우 화가 나고, 내가 둘이 헤어지는 걸 보려고 2개월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14시간을 봤구나하는 생각에 뒷목을 잡게 된다.


배신감, 짜증남, 성질이 나고 이로인해 일상생활에 활기가 아닌 지장을 주고 있어 매우 못마땅하다.


필자는 즐거우려고 컨텐츠를 소비한다. 특히 드라마는 압도적으로 새드엔딩의 확률이 낮아서 그래도 편안한 마음으로 소비하는 편이다.


그 시절 사랑했던 소녀, 라라랜드 유명한 작품이지만 필자는 보지 않았다. 이유는 남녀 주인공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결말을 알고 있어서 아예 그 작품을 안 봤다. 


2시간 짜리 영화도 로맨스에서 남녀 주인공이 이루어지지 않는 걸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꼴을 드라마에서 보게 될줄이야....!!!!!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본 것을 후회하고 있다. 정말 정말 후회한다.


기획의도에서 쎄한 느낌이 들었을 때 보지 않았어야 했다. 딸 이름이 김민채일 때 멈췄어야 했다.


과거의 스스로에게 화를 내고 싶다.


사실 현실에서는 정말 끈끈한 사이더라도 소원해지는 경우가 많다. 너무 너무 사랑했어도 이런저런 이유들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시청자는 그래서 작품을 보는 게 아니다.


드라마를 안 보는 사람들은 가상의 이야기에 사람들이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의아할 것이다.


왜냐면 작가가 암묵적인 룰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맨스 드라마의 암묵적인 룰은 남자, 여자 주인공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걸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그렇지 않는다면 굳이 그 이야기를 16시간 볼 이유가 시청자 입장에서는 없는 거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김이진 설까지 이야기 하면서 행복회로를 돌렸다.


그런데 그 암묵적인 룰을 파괴하니까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다.


권도은 작가는 억울할 수 있다. 처음에 딸이 김민채라는 것부터가 두 사람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선언이었다고, 그 이후에도 계속 두 사람이 안되었다는 걸 암시를 줬다고.


다음부터 남녀 주인공이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쓰려는 작가들이라면, 진짜 단 한가지 지켜줬으면 하는 게 있다. 


첫장면에 아예 남자주인공 아닌 남자와 여자주인공의 웨딩마치로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럼 정말 분명히 “아 둘이 안 됐구나.”하고 안 볼 수 있으니까.


정말 이번 작품은 필자에게 ‘응답하라 1988’,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악몽을 되새기는 것을 넘어서는 그런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왜 헤어지는 궁금해서 그것만 클립으로 확인하고 15, 16부는 보지 않을 예정이다.


그리고 앞으로 권도은 작가가 쓰는 작품은 거르고, ‘첫사랑의 아련함’을 되새기는 작품도 되도록 안 볼 작정이다.


두번 아련했다가는 분통 터질 거 같다.


사실 결말은 작가의 영역이고 자유다. 거기에 대해서는 존중하다. 


그런데 하나 잊지 말아야하는 것은 그 결말에 시청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감내하는 것도 작가의 ‘의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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