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대사의 해골물
나는 야채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버거킹에서 양파를 빼달라고 주문하고, 고깃집에서는 고기만 먹던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먹던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영양학을 공부하며 깨달은 것은 원효대사의 해골물 같은 진실이었다.
원효대사가 해골물에 담긴 물을 마시는 줄 모르고 시원하다~를 외쳤지만
다음날 해골물인걸 알고 깜짝 놀란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마라탕 훠궈는 식용유 덩어리로 보이기 시작했다.
<소기름(우지)이나 식물성 기름> 마라탕의 주재료이다.>
간혹 야채만 먹으면 괜찮지 않냐는 회원님들이 계시는데,
내가 야채를 싫어하다가 챙겨 먹으려 하는 것처럼 야채는 좋은 식재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마라탕 속 야채는 국물 속 나트륨과 기름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훠궈의 홍탕(빨간 국물)을 마시지 않고 재료만 건져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로,, 야채만 먹는다는 것은 기름을 마시는 것과 다름이 없다.
정제된 식물성 기름 = 식용유
요약하자면 술과 비슷하게 안 좋은 알데하이드 몸속 염증을 유발한다.
배달음식은 물론이고, 인터넷과 편의점에서 접할 수 있는 닭가슴 탕수육, 닭가슴살 소시지와 같은 가공식품은 건강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사실은 식용유와 첨가물을 들이부은 빛 좋은 개살구일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회원님들께 닭가슴살 밥 야채를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나를 챙기는 시간을 내어 직접 요리하기를 권한다.
주말 단 하루, 한 시간, 나를 위한 밀프랩을 만드는 시간은 단순히 식단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 온전히 투자하고 봐주는 시간이다.
나는 밀프랩을 할 때 주로 닭가슴살과 돼지안심등심을 이용하지만
삼겹살을 하기도 하고, 치즈 부리또를 하기도 한다.
그래도 양조절을 하고 빈도를 조절하면 생각보다 자주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다.
트레이너인 나도 배달음식을 먹는다. 나를 컨트롤하지 못해 폭주하고 화가 나고 절제하지 못할 만큼 맛있는 걸 먹고 싶어 할 때도 있다.
나는 맛집 지도를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먹고 싶은걸 마음대로 먹기 전에 나만의 규칙, 나를 챙기는 시간을 고정적으로 지켜나가려고 한다.
건강식을 많이 먹으면 호르몬이 안정화되고
쉽게 살이 찌지 않으며, 식욕이 줄어든다.
다이어트를 넘어서 나를 다스리기 쉬워진다. 내 삶이 안정적이게 변해간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음악에 변주가 있듯 그날은 변주를 가진 날일 뿐이니까
내 삶의 리듬은 나로 인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