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에 중독된 사람
이전에 성공하는 사람의 특징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그와 비슷한 맥락에서 한 번 더 깊은 고민을 적어보려 한다. 세상에는 정말 수많은 사람이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살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삶은 그대로고, 늘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들이 많다.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자. 초등학교, 중학교 때까지 실컷 놀던 친구가 고등학교 때 갑자기 ‘빠짝’ 공부해서 성공하는 케이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친구들은 대체 뭐가 달라서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꼬박꼬박 학원 다닌 사람보다 좋은 대학에 갔을까? 뿐만 아니라, 대학 졸업 후 혹은 대학을 가지 않고도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는 친구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살아온 친구들은 성공하는 게 참 힘들다. 그건 그만큼 사회화가 잘 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뒤집어 말하면 남의 눈치를 많이 본다는 것이고, 그만큼 절박한 환경에 놓여 있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초중딩 때 놀던 친구가 왜 고등학생 때 갑자기 공부를 시작했을까? 그건 다이어트나 금연 결심 그 이상의, 삶을 뒤바꿀 만큼 절박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학벌을 벗어나 자기 일에서 성공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요즘 인스타를 보면 '흙수저의 성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알고 보면 뒷배에 누가 있다더라,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도 사실은 집안이 좋았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이다. 물론 그런 환경이 사람의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다. 주위에 성공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 차이다. 주위에 아무도 없으면 성공이라는 것 자체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공은 나의 것이 아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다. 전부 소설이고 환상일 뿐이다."
이런 무의식이 발목을 잡는다. 버락 오바마 역시 주위 누군가의 성공에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그는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고 끝까지 달려가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 사람인 것이다. 주위에 성공한 사람이 있다는 건 그 길에 ‘확신’을 불어넣어 주는 촉매제일 뿐이다.
나를 돌아본다. 나는 이것저것 그럭저럭 잘하는 사람이었다. 어릴 적 미술 대회에서 상을 많이 탔고, 운동 분야에서도 상을 꽤 받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최우수 대상'보다는 '우수'가 많은 사람이었다. 특히 중학교 이후부터는 그런 성취조차 가뭄에 콩 나듯 있었다.
그림, 글, 공부, 운동, 춤.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다양했고 전부 60~80% 정도의 결과물은 얻었다. 그렇게 이것저것 많은 시간을 쓰며 열심히 살았는데, 내 나이 서른 살. 정작 딱 이뤄놓은 압도적인 성과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틀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첫째, 사람들이 많이 말하는 것처럼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타인의 삶을 엿보게 하고, 나의 사고력을 확장시키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둘째, 용의 꼬리가 아닌 '뱀의 머리'에 도전해야 한다.
나는 항상 용의 꼬리가 되고 싶었다. 적당히 살고 싶었고, 실제로 남들이 들었을 때 "오? 그거 네가 했다고?" 할만한 일들에 이름은 올리고 살았다. 하지만 거기서 최고 혹은 독보적인 존재가 된 경험은 적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최선'을 다하는 감각을 잊어버렸다. 온전한 몰입 능력이 떨어졌고, "이 정도면 됐지" 하고 만족하는 마음이 앞섰다. 지금 하는 춤 팀에서도 책임감이 부담스럽고 귀찮아서 운영진을 피했다. 센터에서도 직원으로 남았고 팀장 자리는 밀어냈다. 블로그도, 유튜브도 수익 창출이나 파워블로거라는 문턱을 넘기 직전에 멈췄다.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수익을 얻는 단계, 혹은 나를 대체할 수 없는 단계를 넘어서는 과정을 무의식중에 회피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그저 '도전하는 나'라는 이미지에 중독되어 있었을 뿐이다.
이제 나의 사업을 시작한다. 지인들에게 "나 이런 거 하니까 홍보해 줘, 나 좀 불러줘"라고 말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사람들이 먼저 나를 찾게 만들고 싶다.
"이거 너야? 우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나와줄 수 있어?"
이런 제안을 먼저 받는 사람, 사람들에게 진짜 가치를 인정받는 날을 향해 달려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