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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양 Feb 12. 2024

백화점 C 양 체험판_33

33화 설연휴의 백화점 풍경

-본문은 이해를 돕기 위한 약간의, 아-주 약간의 픽션이 들어간 faction이며 구독자 분들의 흥미를 얻기 위해 없었던 일을 꾸며내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아마 오늘 오후부터는 내일 출근할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을 수도,

반가웠던 사람들 간의  이별이 서운할 수도, 어쩌면 눈치 보며 빨리 연휴가 끝나길 바랐던 분들도 있을 수 있겠네요.

저는 오늘도 출근입니다.


33화 설연휴의 백화점 풍경


오늘은 드디어 길고 긴 연장 근무의 마지막 날입니다.

조금 일찍 출근해 이른 오픈 준비를 하고 서둘러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아직 멎지 않은 잔기침이 괴로워 얼른 원고수정하고 병원에 다녀와야겠어요.


설 연휴를 끼는 그 주는 연장 근무를 하였는데요, 백화점마다 상이하지만 설 당일을 기점으로 앞이나 뒤 날짜에 정기 휴무가 있었습니다.

매월 한 달 있는 정기 휴무는 설날에도 직원들도 행복한 설을 보낼 수 있도록 2일 진행되는데요,

그동안 보고 싶었던 얼굴을 보고 온 직원들의 얼굴에는 미소와, 설음식 때문에 살이 올랐다는 불평이 터지는 아침이었습니다.


지난주 평일부터 연휴 마지막날까지 쭉 연장 영업이 시행되었는데요, 백화점 연장은 평일 8시 폐점에서 8:30까지 30분 더 진행됩니다.

30분이 직원들에게는 어찌나 3시간 같은지요, 고객이 없는 날에는

“연장 안 해도 될 것 같은데?”라며 볼멘소리를 해댔습니다.


설 연휴 백화점 풍경은 낯익지만 낯설다고나 할까요?

주말이 되면 연인들과 부부 단위 고객이 많은 반면에, 설 연휴가 되자 가족단위가 많아집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손자 손녀까지의 고객님들이 가장 많았고,

간간이 보이는 한복 입은 아기들이 너무 귀여워서 지쳐있다가도 웃음이 배실배실 났습니다.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매대는 여사님들이 분주해 보였고, 시즌 때만 열리는 택배배송코너에 앳된 얼굴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송장을 찍어내고 있습니다.


선물세트의 취향은 매년 조금씩 변하지만, 부동의 순위로는 고기와 과일이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가격표를 붙이고 서있습니다.

과대 포장 단속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포장지나 내용물에 더 신경 쓴 티가 팍팍 나니, 고객도 만족도가 더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 설 연휴 시작

선물을 사시는 고객님이 많았습니다. 년마다 다르긴 한데 이번 연도의 키워드는 주로 <장모님>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설연휴세트를 파는 식품 쪽과는 다르게 명품관이 있는 곳이다 보니 주로 타깃은 여성층인데 이번 년은 <장모님>이 월등히 늘었습니다.

<장모님>의 선물을 구매하시는 남성분들 특성상 “잘 모르니 추천해 주세요.” 고객이 많기에 한정적인 몇 가지 멘트로 판매가 이뤄지지만, 날이 날이니만큼 색다른 응대멘트를 연구해 봅니다.

어머님들의 선택을 많이 받는 제품들 위주로 오더를 많이 넣고, 홍보를 띄운 다음 예쁘게 리본을 두른 선물 세트 진열에 힘썼습니다.

핸드빌을 수시로 했고, 선물용이니 만큼 교환증과 명함을 미리 세팅해 두었습니다.

기존에 나오는 프로모션보다 월등히 좋은 프리미엄라인으로 준비되었고, 여심을 흔들 “본품 추가 증정”으로 매출을 올릴 요량입니다.

사은품은 사은품일 뿐이라는 생각을 깨고 제품과 동일한 사은을 증정하니 역시나 반응이 좋습니다.

또, 과대포장도 금지되어 있기에 제품만 보일 수 있게끔 간략하게 디피합니다.

매장 자체 행사도 있지만, 백화점 자체 행사도 많은 주라서, 잘만 하면 혜택을 더블로 받으실 수 있기에, 기계같은 행사 안내멘트를 뱉으며 선물 시즌임을 확 느낍니다.



- 설 연휴 중간

직접 같이 방문하셔서 선물로 구매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셨습니다.

대부분 이런 고객님들은 응대에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본인 구매 고객에게는 본인만 마음에 들면 되지만, 이렇게 가족 단위로 방문하셔서 사는 사람 따로, 결제하는 사람 따로 있는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그 가족의 니즈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예로 할머니 선물을 사러 왔다면, 1차로 할머니 마음에 드는 제품들 중 아들 딸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결제하는 사람이 마음에 들어 하는 것 다 다르게 응대를 해야 하고, 대부분 5인 이상인 경우가 많아 1대 1 응대가 불가하여 직원 한 명이 여러 명을 응대하기 때문에 “둘러보고 올게요.”하고 매장을 벗어나셨다가 재방문해주셨을 때 아까 그 고객이 어떤 물건을 마음에 들어하셨지 기억이 잘 안나는 경우가 있어 당황스럽습니다.

응대 직원은 한 명인데 질문하는 사람이 5명이다 보니 응대 시에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고, 결제 시에 갑자기 기계가 멈추기라도 한다면 패닉이 오기에 직원이 꼭 여러 명 매장에 상주하고 있었습니다.


- 설 연휴 끝

오전까지만 해도 북적거리던 백화점은 6시쯤 되니 고객이 빠집니다. 평소보다 이르게 고객들이 빠졌는데, 푸드는 매출이 계속 오르는 걸 보니 저녁 드시고 귀가하시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퇴근길>


퇴근길, 지하철에 오르니 많은 분들이 보고 싶었던 가족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듯한 분위기이네요.

모두 양손에 쇼핑백을 가득 들고 있어요. 저 안에는 엄마 손맛이 가득한 반찬과 따스한 온기가 담겼을 테고,

가끔 투닥거리지만 이러나저러나 내 가족이 최고라는 애틋한 마음도 담겼을 테죠.

앞으로 모두가 제자리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며 살아가겠지만 따뜻했던 설날의 온기로 봄을 기다리겠다는 설레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내 마음 한구석 잊고 있던 사랑을 발견하였고
그래서 나누었고,
나 또한 배불리 나눔 받았고,
그렇게 사랑의 온기로 지내다 보면
어느새 따뜻한 봄이 온대요.
사랑은 모든 걸 견디게 해 준대요.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사랑에 빠지는 것!
사랑하자





몇 시간 남지 않은 설, 잘 보내시고 복 많이 받으시고 많이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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