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나는 아주 큰 나무 두 그루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딸이다.
우리 아빠는 늘 말했다.
"딸이 갖고 싶었어.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그렇게 두 아들 뒤에, 간절히 원하던 딸인 내가 태어났다.
때는 IMF. 나라가 휘청이던 시절.
나는 그런 혼돈 속에 왔다.
세상은 우리 가족에게 등을 돌린 듯했지만,
내게는 가장 든든한 두 사람이 있었다.
부모님은 가난의 비와 인생의 바람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그들은 단 한 방울도 내게 떨어지지 않게 나를 품었다.
나는 알았다.
사랑이란, 말이 아니라 몸으로 지켜내는 것이라는 걸.
아빠는 유쾌하고 다정했다.
엄마는 긍정의 힘으로 삶을 견뎠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도, 우리는 늘 웃었다.
비록 허기질 때도 있었겠지만,
우리 3남매에게는 단 한 순간도 허기를 느끼게 하지 않으셨다.
언제나 우릴 먼저 채워주셨고,
자식들의 배만은 늘 부르게 해주셨다.
엄마 아빠는 세상 풍파에 맞서
천천히 시들어갔지만,
그들이 흘려준 영양분으로
우리 삼남매는 푸르게 자라났다.
그 삶의 흐름은, 참으로 기적 같았다.
나는 그 따뜻함을 기록하려 한다.
세상이 각박할수록,
이 글이 누군가의 가슴을 데우는 모닥불이 되길 바라며.
나의 첫사랑,
나의 우주,
나를 지켜준 부모님께 이 글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