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쯤 되니까 오만했지만, 크게 나를 요동치게 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연애도 적당히 각자를 지키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뭐 하나 원하는 대로 됐다고 또 잘 안 됐다고 그게 전부도, 끝도 아니라며 의연해질 준비도 조금은 했다고 믿었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만든 내 모습으로 만족하며 욕심 조금 내려놓고 살다가 또 좋은 일 있으면 감사하고 감사하다 보면 좋은 일 생기고 나빠 보여도 크게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적당히 안도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우스웠는지 보란 듯이 휘몰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