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얼마나 많이 그 문을 열고 닫았을까
현관문 비밀번호도 내 생일로 바꿔서 하루에 세네 번씩 내가 태어난 날의 숫자를 누르고 열었던 문을. 너의 집 문은 쉽게 열었는데 내가 그 문을 열수록 너의 마음은 닫히고 있었을까
나를 마주할수록, 날이 갈수록 네 눈의 초점이 흐려지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슬며시 옆으로 비켜가던 시선을 알고 있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드나들던 그 문을 마지막으로 열고 나오면서 거기 앉아있는 너를 다시 한번 돌아보지 않은 이유는,
그곳에 혼자 남아 계속해서 살아갈 너의 옆에 네가 마지막으로 본 내 눈이 남아 너를 오래 괴롭힐까 봐, 속상함만 가득 담긴 내 시선으로 너를 찌르지 않기 위해서였다.
너는 나를 찢어놓았지만 나는 무엇으로도 너를 찌르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