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한 박스가 남긴하루

by 똥굴이


매장 맞은편에 공사 현장이 하나 있다.


요즘 자주 오시는 손님이 한 분 계신데

현장을 오가면서 중간중간 매장에 들러

몇 시간씩 머물다 가는 분이었다.


처음 오셨을 때부터

조금 인상 깊었던 말이 있었다.


“오래 있어야 해서 미안하니까 자리세 낸다고 생각하고 결제할게요.”


그 말을 듣고

굳이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다고 했다.


그냥 음료 한 잔 드시고

편하게 앉아 계시면 된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 그 손님은

며칠 동안 마실 음료를 미리 결제해두고

하루에 몇 잔씩 나눠서 가져가셨다.


그리고 오늘도 오셨다.


“오늘도 한 세 시간 정도 있을게요.”


짐을 두고 다시 공사 현장으로 가셨고

정말 세 시간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매장으로 들어오셨는데

손에 딸기 한 박스를 들고 계셨다.


“이거 드세요.”


순간 조금 당황했다.


딱 봐도 크고 좋은 딸기였고

그냥 받기에는 괜히 더 부담이 되는 느낌이었다.


몇 번을 괜찮다고 했지만

끝내 손에 들려주셨다.



그냥 혼자 먹을 수도 있었지만

그날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딸기를 잘라

매장에 계시던 다른 손님들께도 나눠드렸다.


늘 오시는 단골 손님께도 드리고

그 공간에 있던 분들끼리 같이 나눠 먹게 됐다.



그 순간이 참 좋았다.


누군가의 감사한 마음이

나에게 한 번 오고,


그걸 다시 나누면서

다른 사람에게 또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큰 걸 해드린 건 아니었다.


그저

“편하게 계셔도 됩니다”


이 말 한마디였고

조금 더 편하게 머무를 수 있게 해드린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 마음은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됐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게

이렇게 다시 돌아왔다.


서비스라는 건

기술보다 마음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지로 하는 친절과

진심으로 건네는 마음은

결국 느껴진다는 것도.



오늘은 유난히

매장 안 공기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누군가의 작은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이어지고,

그게 다시 퍼지는 순간이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그런 하루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게 아니어도 좋다.


오늘 하루,

스쳐 지나가는 한 사람에게라도


작은 친절을 한 번 건네보는 건 어떨까.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언젠가, 다른 방식으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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