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팔고 있던 아마존 제품이 매진에 가까워지자, 문득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말이 머릿속에 번뜩였다. 한창 잘 나가고 있을 때 멈출 수는 없어 빨리 제품을 재주문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이젠 상표 등록도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 브랜드 이름을 보호하는 건 필수였다. 온라인 강좌에서도 늘 강조하던 부분이었고, 아무리 좋은 제품을 팔아도 상표가 등록되지 않으면 다른 악덕 판매자들이 그 성공을 가로챌 수 있다는 경고가 자꾸 귀에 맴돌았다. 아마존 안에서 모방 상품을 팔아 우리의 노력으로 일구어낸 제품을 이용해 이익을 빼앗으려는 누군가가 나타날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속이 쓰려왔다. 그러니, 상표 등록은 이제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였다.
마요르카에서의 위기가 있었지만 행복한 휴가를 뒤로하고, 우리는 아쉬움을 가득 안고 베를린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몸은 비행기에 있어도, 머릿속은 여전히 현실 속의 문제들이 가득했다. '상표 등록은 잘할 수 있을까?', '재주문은 순조로울까?' 하는 생각들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아, 진짜 사업은 어느 하나 쉬운 게 없구나, 싶었다.
그런데 비행기가 착륙할 무렵, 갑자기 내 휴대폰에서 기분 좋은 알람이 울렸다. 순간 뭐지 싶어 화면을 보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남편과 나는 동시에 눈을 크게 뜨고 서로를 쳐다봤다. "헐, 이게 뭐야?!?" 우리가 마요르카의 따뜻한 태양 아래서 타파스를 먹고 즐기고 있을 동안, 남은 제품들이 싹 다 매진된 거였다! 전부! 완전히! 거짓말처럼 다 팔린 것이었다! 내 기분은 말 그대로 하늘 위에서 날아다니는 것 같았고 착륙보다는 이륙하는 느낌이었다.
고작 한 달 만에 투자금의 4배, 무려 20,000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거기에 마진율이 50%라니! 내가 한 달에 한화로 약 1,300만 원을 벌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동안 내가 받았던 월급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남편과 나는 비행기 안에서 하이파이브를 몇 번이나 쳤는지 모른다. 승무원들이 우리를 쳐다볼 정도였지만, 그게 대수랴? 그 순간만큼은 '와, 진짜 해냈구나!' 하는 생각에 모든 게 다 대단해 보였다. 첫 시도에 이렇게 성공할 줄은 몰랐기에, 우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현실인가 싶었고, 마치 꿈을 꾸는 듯했다. ‘진짜로, 이게 가능하다고?’ 라며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남편과 서로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비행기 안에서의 그 순간은, 마치 우리가 세상을 정복한 듯한 기분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수량을 더 주문할걸! 그 순간 머릿속에 '아, 내가 왜 더 안 시켰었지?'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사람이 참 간사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한 개도 안 팔리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 MOQ 수량도 너무 많아 보이고 밤잠을 설쳤는데, 이제는 매진되어 팔 제품이 없어 아쉬워 '왜 더 안 시켰냐고!' 하며 스스로를 탓하고 있다니. 웃기지 않은가? 당시엔 눈앞에 보이는 제품들이 산더미처럼 느껴져서 '이걸 다 팔 수 있을까?' 하며 걱정이 앞섰는데, 지금은 재고가 없어서 난리가 났다. 참,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바뀔 줄이야! 이제는 '다음번엔 몇 개를 주문해야 하지?' 하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성공의 달콤함은 짜릿하지만, 그만큼 다음 도전에 대한 기대와 불안도 함께 따라오니 이거 참, 재미있으면서도 신경이 곤두서는 묘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마음을 더 차지하는 성공에 대한 짜릿함을 느끼며 우리는 다시 한번 속으로 다짐했다. 이 기세를 몰아 더 큰 성과를 향해 나아가기로! 그래서 나는 매진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재빨리 상표등록에 대해 알아보았고 상표 등록도 빨리 완료해서, 아무도 우리 'NAMU' 브랜드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할 차례였다. 독일에서 상표를 등록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독일 특허청(DPMA) 웹사이트를 처음 열었을 때, 마치 외계어를 읽고 있는 기분이었다. 다양한 용어와 복잡한 절차가 나를 압도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때 떠오른 생각은 '하나씩 차근차근'이었다. 먼저, 상표 검색을 통해 다른 유사한 상표가 이미 등록되어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했다. 다행히 내 브랜드 이름은 독특했고, 경쟁자는 없었다. 그래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상표 등록 신청서를 작성할 때는 꼭 마치 연애편지를 쓰는 기분이었다. 내 브랜드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담아 최대한 매력적으로 적어야 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기에 이 모든 과정을 겪으면서 ‘과연 우리 브랜드가 독일 시장에서 진짜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슬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마치 어두운 터널 끝에 불빛이 보이는 듯하면서도, 그 불빛이 환상인지 현실인지 모를 때의 그 기분이랄까. 남편과 나는 커피를 마시며 걱정이 가득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혹시 이거 등록 안되면?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상황 속에서도, 여기서 멈추면 후회할 것 같았다. 무언가 커다란 기회를 눈앞에 두고서 놓치는 느낌이랄까?
드디어 신청서를 제출하고 나서, 마치 시험 결과를 기다리듯이 초조함이 우리를 휘감았다. 심장은 쿵쿵거리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메일을 확인하며 ‘혹시 답이 왔나?’하고 확인하는 내 모습이 우스웠지만, 그만큼 절박했다. ‘만약 상표등록을 성공적으로 하면 제품을 늘려볼까?’라는 부푼 희망으로 스스로를 달래기도 하고, ‘근데 혹시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불안도 뒤따라왔다. 나는 결국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앞만 보고 달렸다. '뭐, 잘되면 다행이고 안되면 또 다른 기회를 찾으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나 자신을 어르고 달래면서... 우리 브랜드가 독일 시장에서 계속 살아남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답을 찾기 위한 첫 발은 이미 내디뎠다.
나는 동시에 자금계획을 세우고 재주문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더 큰 목표가 생겼다. 바로 세계 최대의 시장, 아마존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미국 시장은 기회의 땅이지만, 만만치 않은 준비가 필요했다. 사용 설명서와 포장박스에 적힌 모든 내용을 영어로 번역해야 했고, 이를 맞춤형으로 다시 디자인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도전 정신이 불타올랐다. 그동안 다른 제품들을 유심히 관찰하던 중 경쟁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우리만의 차별화를 두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고객 리뷰 중 흡입력이 약하다는 피드백이 눈에 띄었다. ‘좋아, 그러면 배터리를 더 강력한 걸로 업그레이드하자!’ 나는 바로 배터리를 더 센 것으로 교체했고, 여기에 추가로 피지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피지 축출 바늘까지 소싱하고 로고를 입혀 세트로 구성했다. 이제 제품이 더욱 완벽해졌다!
이번엔 재고 부족 사태를 절대 막겠다는 의지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독일과 미국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 위해 무려 각각 1,008개씩, 총 2,016개의 대규모(내 입장에서는) 주문을 넣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이 결정을 할 때는 설레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해서 심장이 쿵쾅쿵쾅 대고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대량 주문 덕분에 가격 협상도 잘 풀려서 이전보다 훨씬 낮은 단가로 생산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지만, 마음 한편엔 ‘이거 다 팔릴까?’라는 불안감이 살짝 또 고개를 들었다. 남편과 나는 서로를 보며 ‘이거 다 팔리겠지?’ 하고 웃었지만, 속으로는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재주문에 필요한 자금은 다행히 지난번 대성공 덕분에 벌어들인 수익으로 거의 충당할 수 있었지만, ‘혹시 이번엔 안 팔리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무리 성공적이었던 지난 판매라지만, 이번엔 규모가 너무 커졌다. 2,000개가 넘는 재고가 만약 창고에 쌓이게 된다면? 하하... 상상만으로도 눈물이 날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왜냐면, '해봐야 아니까.. 그렇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따금씩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진짜 괜찮을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내가 최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제품이 나오는 시기였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어서, 그전에 제품을 출고하지 않으면 내 야심 찬 계획이 물거품이 될 위기였다. ‘혹시라도 배송이 춘절 대목에 끼이면 공장도 멈추고, 물류도 꼬이겠지?’라는 걱정에 마음이 바빴다. 그래서 나는 평소보다 한층 더 서둘러 작업을 진행했다. 남편과 나는 주문을 넣은 후, 매일 출고 날짜를 확인하며 ‘제발, 제발, 늦지 말자!’ 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봤다.
이번엔 물류비 절감을 위해 비행기 대신 배로 제품을 운송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배는 속도가 느리지만, 마진율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출고 후, 제품들이 인도양과 태평양을 가로질러 천천히 독일과 미국으로 향하는 걸 상상하니, 마음이 한편으론 신기하고 다른 한편으론 약간 조바심이 났다. 마치 느릿느릿 움직이는 컨테이너들에게 “얘들아, 빨리 좀 가라!” 하고 응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랄까? 하지만 나는 스스로에게 계속 최면을 걸었다. "괜찮아, 이건 장기적인 전략이야. 독일뿐 아니라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거대한 항해를 시작한 거라고!" 물론 내 속은 그리 평온하지 않았다. 긴장감이 마음속에서 부글부글 끓었지만, 그 속에서도 기대감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새로운 모험이자 새로운 도전, 이보다 더 짜릿한 일이 또 있을까! 배로 느리게 가는 시간이 우리의 새로운 시장에서의 성공을 기다리는 시간이기를.. 긴 여정이지만, 그만큼 더 큰 그림을 그리며 기다림의 재미를 즐기기로 했다.
그런 와중에 드디어 상표 등록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어, 이제 본격적으로 아마존 내에 우리 브랜드 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설렘 반 긴장 반으로 준비에 돌입했다. 나는 아마존 브랜드 페이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대충 넘길 수 없었다. 그래서 프리랜서 포토그래퍼와 모델을 섭외하기로 마음먹었다. 포토그래퍼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비용과 리뷰를 일일이 다 확인한 후, 뷰티 쪽에서 일을 많이 해 본, 가장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사람에게 연락했다. 그녀는 네덜란드에 거주하고 있어 나는 그녀와 화상통화를 하며 우리가 만드는 'NAMU' 브랜드가 주는 자연스럽고 깨끗한 이미지를 설명하며 포토그래퍼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눈빛이 반짝이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던 그녀와 대화가 술술 잘 풀렸다. 모델 섭외는 생각보다 쉬웠다. 이왕이면 독일 현지인들에게도 잘 어필될 수 있도록 현지 모델을 찾았는데, 운이 좋게도 섭외한 포토그래퍼가 제안한 모델이 우리 이미지에 딱 맞는 것 같았다. 그렇게 촬영은 시작되었고 촬영이 끝난 후 포토그래퍼는 나에게 결과물을 보내주었다. 나는 흥분된 마음으로 사진을 확인했는데, 그 퀄리티가 기대 이상이었다! 연출된 상황과 깨끗한 이미지의 모델 모두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남편에게도 이 결과물을 보여줬더니 "와우! 진짜 전문가의 솜씨 같아!"라고 피드백을 해주어 내 마음이 놓였다. 이제, 정성스럽게 촬영한 사진들로 브랜드 페이지를 꾸미며, ‘이제 또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에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이 모든 과정이 마치 꿈을 꾸는 듯했고, 우리 브랜드가 한층 더 성장한 것 같아 뿌듯했다. 두 번째 도전은 어떻게 결과가 나올지.. 심장이 둑흔둑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