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품이 되어버린 전자책 리더기 이야기
통학이나 통근 시간, 버스나 지하철에 올라 제가 가장 많이 취하는 모션은 눈을 감고 자는 것. 아침형 인간이 아닌지라 무엇인가 생산적인 것을 하기에는 체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늘 배터리 효율이 80% 이하로 떨어진 아이폰 같은 삶을 살고 있거든요.
그렇게 얼레벌레 살아가던 어느날, 지인에게서 책 선물을 받게 됐어요. 이 친구를 언제 읽을까 생각하다가, 늘 꾸벅꾸벅 졸기만 하는 버스 안에서 읽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실천에 옮겼답니다. 아침부터 글자를 읽으니 정신이 확 드는 것이, 하루가 좀 더 맑아지는 느낌이랄까요. 다 좋았어요. 정말로요. 종이책 무게 덕에 뻐근해진 어깨 빼고요.
크레마 사운드업 구입은 다분히 충동적인 결정이었습니다. 아침에 책을 읽어 보니 아침 독서가 참 좋긴 한데, 도저히 종이책의 무게를 감당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당근마켓에 이북리더기를 검색했어요.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크레마 사운드업을 업어 오게 되었답니다.
깔끔 영롱한 저의 크레마 사운드업! 소싯적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던 아이리버 mp3와 매우 비슷하게 생겼어요. 동글동글한 외관이 매우 귀여움! 앞부분과 뒷부분은 맨들맨들한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엄청나게 가벼워요. 스윽 만져보면, 어쩐지… 충격 흡수에 매우 취약할 것 같은 느낌. 소중히 다뤄 줍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실리콘 케이스를 사다 끼워 주세요. 뒤에 스티커도 끼울 수 있고 아주 좋습니다)
크레마 사운드업의 최대 장점은 이북리더기답게 오래 봐도 눈이 아프지 않다는 것! 아이패드나 휴대폰과 다르게 전자잉크로 글자를 표시해 실제 종이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휴대폰은 밝다 보니 오래 보면 눈이 시릴 때가 있잖아요? 크레마는 애초부터 글을 읽기 위해 만들어진 기기이니만큼, 눈시림 등의 통증이 전혀 없어요.
크레마 사운드업으로는 도서관 어플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두꺼운 책도 기기 하나만 챙겨 나오면 ok! 가방 무거울 일 없이 편안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죠. 에디터는 학교 계정을 등록해 전자 독서를 즐기고 있답니다.
사실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여러가지 단점들도 있습니다. 액정이 매우 약하다는 것, 속도가 정말 정말 느리다는 것, 잔상이 생긴다는 점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랍니다. 하지만 액정은 적당한 두께의 액정 필름으로 해결할 수 있고, 속도도 평소 휴대폰 하듯 빠르게 기기를 조작하지 않는다면 견딜 만한 수준이에요. 책 읽는 데 휴대폰처럼 빠른 속도가 필요하지는 않으니까요. 휴대폰처럼 빠르지 않아 책 읽다가 딴짓도 할 수 없어요. 왠지 장점인 것 같은데?
페이지를 넘겼을 때 이전 페이지가 흐릿하게 남는 잔상 문제는 사실 좀 많이 아쉬운 부분인데, 두 세 페이지 넘기다 보면 어느새 없어져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림이 많이 삽입된 책을 보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미술사 책을 읽을 때, 텍스트만 읽고 그림은 휴대폰으로 찾아보는 편! 처음엔 너무 귀찮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또 금방 적응되긴 하더라고요.
단점이 있지만 무겁게 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 전자책이지만 종이책을 읽는 것과 같은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저는 완전히 만족하며 사용중입니다. 그리고… 기기에 돈을 쓰니 확실히 책을 읽기 시작하더라고요. 다만 몇 권이라도요.
벌써 4개월째 사용중인 크레마 사운드업, 앞으로도 함께하고 싶어요. 혹시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면, 과감하게 구매해 보기를 추천해요. 저와 같이 스마트 독서 라이프 즐기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