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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매넣기 May 22. 2022

모두를 위한 작은 실천, 이니스프리X동구밭

<이니스프리 공병공간>

요즘엔 무엇인가를 소비할 때, 그것이 우리들의 삶과 자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히 살피곤 해요. 저의 소비로 인해 상처받는 이들이 생기는 걸 원치 않거든요. 이전보다 비거니즘과 친환경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기여하는 소비를 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소격동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공병공간은 다른 이니스프리 매장들과는 달라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제품보다는 '친환경'이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거든요. 건축 과정에서는 한옥 구조를 그대로 살리고, 분쇄된 이니스프리 공병을 마감재로 활용했죠.

자원 순환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 공간에, 동구밭이 찾아왔어요. 동구밭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플라스틱 프리' 생활용품을 만드는 곳입니다. 고체형 샴푸와 린스, 로션, 설거지바 등을 판매하고 있죠. 물론 모두 비건 성분이에요.


또, 동구밭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지속가능한 일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브랜드이기도 해요. 꾸준히 발달장애 직원을 고용하고 있죠. 2022년 현재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50% 이상이 발달장애 사원이랍니다.

동구밭의 여러가지 제품들을 만나보기 전, 먼저 이니스프리 공병공간을 천천히 둘러보았어요. 매장에 들어서면, 플라스틱을 분쇄하는 커다란 분쇄기가 보여요. 맞은편 벽에는 플라스틱 공병을 잘게 자르고 녹여 만들어진 키링과 책갈피 굿즈들이 걸려 있고요. 다 쓴 이니스프리의 플라스틱 공병을 가져오면, 분쇄기를 이용해 직접 공병을 분쇄해볼 수 있답니다. 업사이클링 굿즈 제작의 일부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거죠.

다 쓴 공병은 이곳에서 분리배출 할 수 있어요. 플라스틱, 펌프, 유리 등 소재에 맞게 분리배출하고,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답니다. 다만 스킨, 바디, 헤어, 클렌징 이외의 메이크업 제품들은 분리가 어려운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매장에서 폐기되는데, 이 점은 매우 아쉬웠습니다.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진 메이크업 제품들이 어서 출시되길 바라요.

이곳은 개발 중에 있거나, 사용기한이 지난 색조 화장품들을 이용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에요. 립 제품과 네일 폴리쉬, 섀도우와 아이브로우 등이 준비돼 있어요. 원하는 도안을 가져온 뒤, 색조 제품들로 멋지게 색칠을 해 주면 된답니다.

슥슥 삭삭, 립 틴트로 색칠공부 중. 선 밖으로 삐져나가지 않도록 색칠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화장품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색조 화장품을 부수는 asmr 영상을 자주 접했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요. 더 이상 피부에 사용할 수 없는 화장품들을 그냥 버리지 않고, 새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의미있게 다가왔어요.

마지막으로, 동구밭의 제품들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을 둘러봤어요. 이곳에는 플라스틱으로 된 제품들이 전혀 없어요. 일상 생활 속에서 비닐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나갈 수 있도록, 로션이나 샴푸도 플라스틱 펌프 용기에 담겨있지 않아요. 대신 고체 바 형태로 제작되어 종이에 포장돼 있답니다. 이런 방식으로 줄여나간 플라스틱 양이 올해 3월 기준 6,480kg라고 해요.


언젠가 마스카라를 만들기 위해 토끼를 학대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그 영상을 보며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죠. 이곳의 제품들은 모두 비건 인증을 받았어요. 다시 말해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고, 제조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이라는 거예요. 특정 식물에 알러지만 없다면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다는 거죠.

한쪽에선 동구밭의 브랜드 스토리를 읽어볼 수 있어요. 지속가능한 지구, 그리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의미있는 행보들이 상세하게 적혀 있답니다.

선반에는 건성, 지성 등 피부 타입에 따른 여러가지 제품이 마련되어 있어요. 구입하기 전 직접 체험해 보고 싶다면, 매장 한켠에 마련된 세면대에서 제품을 사용해 볼 수도 있답니다. 직접 동구밭 비누를 이용해 손을 닦아 봤는데, 세정력은 물론이고 피부가 많이 뻣뻣해지지 않아 사용 후에도 편안했어요. 거품도 풍성했고요. 향은 제품마다 달랐는데, 무향인 제품도 있고 향긋한 재료 본연의 향이 느껴지는 것도 있었어요. 여러 제품들이 준비돼 있으니, 취향과 피부 타입에 맞게 선택하는 것을 추천해요.

깨끗한 지구와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두 브랜드의 만남이 반가웠어요. 올 초 새해를 맞이하며 의미있는 소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면, 이곳에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니스프리X동구밭 팝업 스토어는 이니스프리 공병공간에서 7월 3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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