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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burnout)에 대하여

about story / 에세이

by 김창수

태어나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어린 시절 보내고, 학교 다니면서 입시 준비하고, 군대에서 훈련을 받고, 회사생활 하면서 고달픈 신입 시절을 거치면서 한 번도 탈진상태나 무력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냥 힘들고. 피곤한 정도였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어쩌면 그 당시에는 그 자체를 잘 모르고 넘어갔는지도 모른다. 대학에서 ‘무기력증’을 주제로 논문을 쓸 때도 그랬다.

그동안 쓴 소설들을 책으로 출판 준비를 하였다. 초여름에 시작한 작업은 30도가 넘어가는 극한 더위에 머리가 아플까 봐 냉방기도 없이 가을을 맞이했다. 책 출간 후, 머리를 식힐 겸 국내 여행을 다녀온 직후에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체력적인 문제라 생각했지만, 생각도 하기 싫은 상태에서 오랫동안 멍한 상태에서 보냈다. 시간이 흐르면서 번아웃과 무기력증이 동시에 온 것을 알았다.


번아웃(Burnout)이나 무기력증(Lethargy)은 동반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차이가 있다. 번아웃은 업무나 학업과 같은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발생하며, 업무 환경에서의 압박과 업무 부담으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갈되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무기력증은 흥미, 감정, 동기부여의 부족으로 인해 나타나는 상태로, 아무런 열정이나 의욕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번아웃은 피로, 허무감, 무력감, 감정의 변화, 집중력 감소 등이 나타나며, 무기력증은 감정의 부족, 흥미의 상실, 의욕 감퇴, 사회적인 관계의 소홀 또는 고립, 일상생활의 의욕 감소 등이 나타난다. 번아웃은 휴식, 신체적 활동, 업무나 공부 등의 적절한 활동량 분배, 심리상담 등을 통해 관리할 수 있으며, 무기력증은 적절한 심리치료, 일상생활의 관심 및 참여, 휴식과 적절한 활동을 통한 정서적 회복이 필요하다.


번아웃과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동안 만들어 놓은 루틴(Routine)을 새로운 환경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이다. 넓은 세상을 여유롭게 보며 여행과 휴식도 하면서, 삶의 활력을 높이고 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꾸준한 운동도 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사회생활에도 더욱 관심을 가지고자 한다.


『번아웃이 온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본인에게 허락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 그레이엄 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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