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수월봉에 우뚝 선 고산기상대

나는 올레길을 걷고 있다 / 연작 에세이

by 김창수

나는 더운 줄도 모르고 몇 시간을 기다리면서, 남방큰돌고래를 본 감격을 잊기 싫어 그들이 사라진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제주가 사시사철 해안가에서 망원경 없이 돌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해역이라지만, 항상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장소도 신도리 해안에서 주로 볼 수가 있었다. 주변에 많은 사람도 아쉬움이 남았는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나는 수월봉을 거쳐, 용수 포구를 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바빴다.

신도포구를 벗어나면서 바당길에서 멀어졌다. 내륙 방향의 도로를 따라 서귀포시와 제주시의 경계를 이루는 앞내창을 건너서 제주시로 진입했다. 수월봉이 손에 잡힐 듯 바다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올레길 피로감을 단숨에 날려버리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걸음을 재촉했다. 마늘밭과 양파밭을 지나면서, 들판에는 초록 풀잎들이 사랑스럽게 자라고 있었다. 너른 들녘 너머로 멀리 수월봉이 내 앞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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