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레길을 걷고 있다 / 연재 수필
몬트리올에서 온 친구는 주말마다 올레길을 돌며, 제주도의 전통과 문화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아내가 회사에 휴직하고 제주로 오면 같이 전국 여행을 다닐 계획이며, 아내를 위해서 한국말과 한국 음식 만드는 법을 열심히 익히고 있다고 했다. 한국 음식 없으면 못 살 것 같다는 능청스러운 그를 보며, 한국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처가가 있는 표선포구 방향으로 가면서 정답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토산에서 마을을 지나 농로로 접어들었다. 해안을 따라 걷다가 한적한 중산길을 걸으니 바닷바람이 산바람으로 변한 느낌이 들었다. 신흥리 바닷가로 내려와서 다시 해안을 따라 아스팔트길로 이어졌다. 오름이 없고, 전망은 바다를 끼고 있어 편하기는 했지만, 지루함은 어쩔 수 없었다. 뒤돌아보면 일출봉, 매봉, 토산봉, 가세오름이 보였고, 저 멀리 한라산과 주변의 오름들이 올레길의 지루함을 덜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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