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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몬트리올 청년의 제주도 사랑

나는 올레길을 걷고 있다 / 연재 수필

by 김창수

가마리 해녀의 숨비소리가 어디선가 계속 들려오는 것 같아 바닷가 쪽으로 고개를 돌려 두리번거렸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마리 해안을 보았다. 바다에 기암괴석이 펼쳐져 있어 산 아래 호수처럼 평평해 보였다. 하나의 큰 산맥처럼 작은 산들이 수도 없이 솟아 있어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웠다. 해녀들이 바닷가로 오르내리던 해녀길이 바다 산책길을 아름답게 열어주고 있었다.

가마리부터는 한동안 바다 절벽 위로 뚫린 숲길을 걸었다. 예전에 마을 사람들이 다녔던 이 길이 숲으로 무성해지며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 길을 해병대 장병들이 복원하여 '해병대길'이라고 불렀다. 해안 길을 한동안 걸으며 숲길에서의 행복감은 내리쬐는 햇볕으로 무력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몸이 지쳐갈 때쯤, 제주 갈치 전문점이 보였다. ‘올레길도 식후경’의 심정으로 음식점으로 들어가 배낭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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